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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우 박사의 건강 비타민] 뇌심부자극술 … 치매로 잃어버린 기억, 미세 전류로 되살려

치매 환자는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17%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치매 가족도 함께 늘어났다. 드라마나 영화에도 치매 환자가 많이 등장한다. 이들은 이름·나이뿐 아니라 남편을 알아보지 못한다. 이런 모습을 보고 치매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 치매 증상은 여러 가지다. 일반적으로 기억력 감퇴가 가장 흔하다. 치매가 ‘암보다 무섭다’고 하는 이유도 치매 환자가 아내·남편·자녀 등 가까운 가족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여러 분야에서 치매 치료법을 개발하려고 시도한다. 대표적인 것이 약물치료다. 건망증이 심해지거나 주소·이름 등이 잘 기억나지 않는 초기 치매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를 하면 정상 수준까지 회복된다. 반면 기억력 검사 등을 통해 중증 치매로 진단받은 경우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을 수 있는 치료법이 없을까. 전 세계 뇌 과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뇌심부자극술(DBS)’이다. 뇌 속에 미세 전극을 심고 전기선을 연결해 미세 전류를 보낸다. 지속적으로 뇌를 자극해 문제가 생긴 뇌의 신경회로를 복원한다. 세계 곳곳에서 파킨슨병·수전증·강박장애·우울증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 환자들에게 이 기법이 시행되고 있다.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50대 중반의 외국계 회사 임원은 지난해 11월 세브란스병원에서 뇌심부자극술을 받고선 상태가 크게 호전됐다. 몸이 흔들리고 꼬이는 증세가 심했으나 뇌심부자극술을 받고 많이 줄었다.

 2008년 캐나다 토론토대학병원 신경외과팀이 50대 남성을 대상으로 뇌심부자극술을 했더니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이 남성이 20대에 친구들과 공원을 거닐던 모습 등 수많은 장면을 세세하게 다 기억해낸 것이다. 상실된 인간의 기억은 극히 제한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되살릴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이 임상 연구 결과는 이를 뒤집었다. 세계 뇌 과학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이후 수많은 관련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팀은 약물로 기억력을 퇴화시킨 ‘치매 쥐’를 뇌심부자극술로 치료해 잃어버린 기억을 되살렸고, 실험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사람의 기억은 개미굴로 설명할 수 있다. 개미가 굴 안 각각의 방에 식량을 보관하듯 사람도 뇌 어딘가의 방에 학습한 것을 기억해 둔다. 방으로 가는 길이 무너지면 기억에 탈이 난다. 뇌심부자극술로 이 길을 복원하면 된다. 뇌심부자극술이 치매 환자 기억력 회복에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안정성 등 검증할 게 많다. 미국에서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기 위한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입증된 치매의 정답은 조기 진단과 치료, 예방이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량을 늘리고 평소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 보자. 머리를 많이 쓰면 뇌 신경세포들이 나무뿌리처럼 얽혀 연결되는 부위가 증가하면서 뇌 기능이 활성화된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의존도를 줄이는 것도 기억력을 유지하는 데 좋다. 걷기 등의 운동은 뇌를 자극하고 혈액 공급을 원활히 해 기억력 향상과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장진우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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