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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신개념 스마트폰 무한 혈투 예고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구도에 적지 않은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지난 한해 레노보·화웨이·샤오미 등 중국산 스마트폰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시장을 이끌어왔다면, 올해에는 기존 스마트폰들과는 다른 형태의 ‘신(新) 개념 스마트폰’이 혁신자(innovator)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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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6개월 넘게 출시 시기를 저울질 해온 ‘타이젠 폰’이 이달 인도에서 첫 선을 보인다. 구글이 지난 3년 간 야심차게 진행해온 조립식 스마트폰 프로젝트 ‘아라(Ara)’도 조만간 베일을 벗는다.

 갤럭시 S5의 예상밖 부진으로 2014년 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삼성은 이달 중순 타이젠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첫 스마트폰 ‘Z1’을 인도에서부터 공개한다. 타이젠폰은 당초 지난해 초에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일본·러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출시가 계속 미뤄져 왔다. 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는 인도 시장의 특징을 감안해 보급형 사양을 갖춰 10만원 대 가격에 출시될 예정이다.

 타이젠폰은 이제껏 수 차례 출시가 연기됐다. 시제품은 지난해 6월 만들어졌지만 삼성은 전략적 차원에서 출시 시기를 조율해왔다. TV와 웨어러블(착용가능한) 기기 ‘기어 시리즈’에는 OS로 타이젠을 탑재했지만, 구글의 반발을 의식해 스마트폰에서는 안드로이드 OS만을 택해왔다.

 지난달 10일엔 인도에서 출시 행사까지 예고했다가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삼성이 타이젠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였다. 삼성 관계자는 “타이젠은 단순히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플랫폼”이라면서 “스마트폰·웨어러블·가전기기 등을 서로 연결하는 시대에는 플랫폼 확보가 생존의 필수 요소”라고 설명했다.

 타이젠 폰의 가격(10만원 대)은 삼성이 지금까지 내놓은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저가폰 경쟁사인 샤오미와 인도 마이크로맥스가 내놓는 스마트폰 가격도 10만원 대여서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더구나 인도는 삼성이 저가폰 점유율을 단숨에 늘리기에 최적지다. 인구는 약 12억명이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은 아직 20%대다. 또 샤오미·화웨이 등이 중국시장에서 기세등등한 것과는 달리 인도에선 현지 업체들의 입김이 세지 않다.

 타이젠 폰이 삼성 모바일 전략의 한 축을 차지하면서 올 한해 삼성전자의 모바일 마케팅 전략도 윤곽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프리미엄급(80~100만원) 시장에서 갤럭시 S와 노트 시리즈로 애플과 경쟁하고, 보급형(50만원 내외)에서는 갤럭시 A 시리즈로 화웨이에 대응하며, 초저가(30만원 이하) 시장에서는 샤오미에 맞서 10만원 대 타이젠 폰으로 맞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격을 일정 정도 낮추더라도 생산량을 늘리면 ‘박리다매(薄利多賣, 상품가격을 낮게 한 다음 대량 판매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 원칙에 따라 마진 감소폭은 줄어든다”면서 “타이젠 생태계를 시범적으로 구축하는 효과와 함께 저가 폰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의 조립형 스마트폰 ‘아라 프로젝트’는 올 한해 스마트폰 시장을 뒤흔들 ‘태풍의 핵’이다. 아라폰은 최소 사양만으로 판매돼 사용자가 원하는 부품을 꽂기만 하면 작동시킬 수 있는 ‘조립형(모듈) 스마트폰’이다. 마치 서울 용산 전자상가에서 PC를 구매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맞춤형 스마트폰’을 가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기본 모듈 가격은 50달러(약 5만5000원)로 저렴하지만 설치 부품에 따라 갤럭시 S6, 아이폰 6 같은 최고급 스마트폰 성능도 넘어설 수 있다고 구글 측은 설명한다. 예를 들어 게임을 주로 하는 이용자라면 최상급의 그래픽 프로세서(GPU)를 쓰되 카메라는 아예 달지 않거나 저가형을 쓰는 식이다. 아라를 주목하는 이유는 구글의 영향력이 하드웨어까지 확장돼 모바일 시장이 ‘구글 천하’가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제조사들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예속돼 있듯이 아라의 하드웨어 플랫폼에 부속품을 공급하는 단순 부품 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이동통신업체 임원은 “2000년대 초부터 완제품 메이커를 사는 대신 용산·테크노마트에서 PC를 맞추거나 스스로 부품을 사서 조립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면서 기존 PC업체들은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쳤다”면서 “구글의 시장 장악력을 비춰볼 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PC시장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충분히 재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아라폰 붐을 조성하기 위해 이달 14일과 21일 두 차례 개발자 회의도 연다. 구글 아라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따르면 구글은 이 자리에서 제품 뼈대가 될 ‘아라 모듈 개발자키트(MDK)’ 0.20 버전과 아라폰 시제품을 공개한다. 이달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리는 회의에서는 ‘써드파티 개발자(구글이나 애플, 삼성 등 대형업체 소속이 아닌 독립 개발자)’들이 구글 개발진을 대상으로 각자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고 상호 의견을 교환한다. 21일에는 싱가포르에서 같은 내용으로 회의가 진행되며 도쿄·타이베이·상하이 구글 사무실을 통해 질문이 가능하다.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기본 단말기 모듈은 중국 레노보에 합병된 모토로라가 제작한다. 구글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조립형 스마트폰에 관심을 보이고 나섰다. 중국 ZTE는 ‘에코 모비어스’라고 이름 붙인 조립형 스마트폰 모형을 지난해 공개했다. 최근엔 핀란드 중소업체인 서큘러디바이스가 비슷한 개념인 ‘퍼즐폰’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의 요타폰도 올 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눈여겨 볼 대상이다. 지난달 3일 러시아 휴대폰 업체 요타폰 그룹이 출시한 ‘요타폰2’는 세계 최초로 화면이 두개 달린 스마트폰이다. 제품 전면 스크린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제작한 5인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패널을, 뒷면에는 흑백 잉크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제품 뒷면 ‘e-리더(전자책)’ 기능을 통해 책·잡지·e메일·텍스트 등을 읽어볼 수 있다. 스마트폰과 전자책을 하나로 합친 형태다.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2013년 출시한 요타폰1과 달리 디자인도 둥근 모양의 곡선 형태로 만들었다. 더군다나 요타폰은 러시아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러시아 재벌들로부터 대규모 투자금을 끌어모았으며 올해에는 전 세계 20개국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요타폰 그룹은 보다 빨리 전 세계 시장에서 진출하기 위해 현재 세계 곳곳에서 1억달러(1115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 중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 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진핑 국가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에게 요타폰2를 선물하기도 했다.

 다만 요타폰은 아직 한계점도 뚜렷하다. 우선 배터리 용량이 다른 휴대폰에 비해 적은 편이다. 요타폰에 탑재한 2550밀리암페어아워(mAh) 배터리는 갤럭시 S5(2800mAh), 갤럭시 노트4(3220mAh) 뿐만 아니라 배터리 용량에 인색한 애플의 아이폰6 플러스(2915mAh)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요타폰 측에서는 한번 충전에 이틀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양면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배터리 소모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도 그다지 착하지 않다. 영국 출시가격은 550파운드(95만6000원)로 거의 100만원에 육박한다. 갤럭시 S5나 LG G3, 애플 아이폰 등 다른 제조사의 최고급 전략 기종보다도 더 비싼 편이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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