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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으로 즐기는 1월 문화생활 가이드

The Beatles, Abbey Road, London [사진 린다 매카트니(대림 미술관)]




[매거진 M-송원섭의 문화가이드] KBS 교향악단 제690회 정기연주회 (B석 3만원) + 연극 ‘해롤드 & 모드’ (R석 5만원) +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 특별전 ‘파리, 일상의 유혹’ (1만3000원) +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5000원) = 9만8000원

송년 모임으로 퀭한 눈을 하고 이 글을 쓰다 보니 벌써 이 칼럼을 연재하면서 세 번째 새해를 맞이한다는 사실이 머리를 때리네. 세월이 어찌나 빠른지. 사실 새해라는 건 그냥 달력 위로 지나가는 표시일 뿐이야. 1월 한 달 어떻게 한다고 인생이 달라지는 건 아니야. 그냥 살던 대로 살라는 지침은 지난해와 똑같아. 쉽게 흥분하거나, 불안해하거나, 안달복달하지 말고 살아. 남들이 뭘 하고 얼마나 앞서 가건, 조금만 길게 보면 언젠가 다 비슷한 모습으로 만나게 되어 있어. 그냥 주변에 있는 것들을 즐기면서 천천히 가.



새해의 첫 공연으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건 1월 18일에 ‘관객의 선택! 정명훈과 서울시향 10년’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기념 공연이었어. 서울시향을 두고 시민의 혈세로 1%의 상류층을 위한 서비스를 한다는 둥 별별 어이없는 주장이 난무하는 시절인데, 그럼 세금으로 뭘 해야 낭비가 아닌지 궁금해. 도로 포장? 하수도 보수? 정말 그거면 충분해? 또 다른 일각에선 정명훈이 오기 전후로 서울시향의 연주에 무슨 차이가 있냐는 뻔뻔한 주장도 있어. 일각에선 무식한 게 죄냐고 방어벽을 쳐 주기도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지위에 올라간 사람은 무식한 게 죄야. 잘 모르는 문제에 대해 함부로 떠드는 건 더 큰 죄고. 아무튼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의 생각보다는 이런 공연에 돈을 쓰고 싶어 하는 상류층이 꽤 많은 덕분인지(이 공연의 티켓 가격은 무려 1만원부터 시작해), 거의 매진 직전이야. 이 칼럼이 실린 잡지가 발간될 즈음에는 완전 매진일 수도 있는 상황인 걸 뻔히 알면서 추천하기는 곤란하네…. 연주 곡목은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협연자가 심지어 김선욱이야) 그리고 브람스 교향곡 4번. 혹시 취소 표가 나오는지 각자 확인해 보기를.



이 공연을 포기하면 아쉽긴 하지만, 1월 1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KBS 교향악단의 제690회 정기연주회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요엘 레비 지휘로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을 들을 수 있어. B석 3만원, C석 2만원.



오랜만에 연극 한 편 추천할게. 서울 남산 국립극장에선 1월 18일부터 ‘해롤드 & 모드’라는 연극이 공연돼. 늘 자살 충동을 느끼는 19세 소년이 삶에 무한히 긍정적인 80세 할머니를 만나면서 훈훈한 러브스토리가 펼쳐진다는 줄거리. ‘잠깐, 그런데 이거 내가 아는 연극 같은데’라고 말하는 분? 그거 맞아. 지난해까지 ‘19 그리고 80’이라는 제목으로 무대에 올려졌던 작품 맞아. 다만 원작자 측에서 원제 ‘해롤드 & 모드’를 그냥 써 달라고 요청했다고 해. 벌써 한국에선 여섯 번째 공연인 셈이지. 할머니 모드 역은 계속해서 박정자가 나서고, 19세 소년 해롤드 역은 최근 TV 드라마 ‘미생’(tvN)에서 장백기 역으로 주목을 끈 강하늘이 맡게 됐어.



사실 이런 추운 날씨엔 집에 콕 박혀 볼 책을 소개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지만, 건강을 위해선 추워도 바깥 출입을 좀 하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1월은 아시다시피 전시의 성수기잖아. 방학이기도 해서 괜찮은 전시가 몰리는 시점이지.



우선 지난 12월 13일부터 서울 서초동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 특별전 ‘파리, 일상의 유혹’에 눈길이 가.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Les Arts Decoratifs)에 소장된 장식 예술품과 가구, 식기, 기타 생활 용품 등을 통해 18세기 파리 귀족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전시야. 그동안 흔히 있었던 예술품이나 사진 전시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전시가 될 것 같네. 1만3000원. 3월 29일까지.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의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의 기록’도 관심을 가져 볼 만한 전시야. ‘매카트니’라는 이름에서 바로 느낌이 오겠지. 비틀즈의 리더 폴 매카트니의 전 부인이자, 세계적인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의 어머니지. 린다 매카트니는 그룹 윙즈의 보컬 겸 키보디스트로 잘 알려져 있지만 본래 출발점이 사진작가야.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여류 작가’라고 말하기도 해. 물론 이런 칭찬은 좀 과장일지 모르지만, 동세대의 뛰어난 아티스트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그들의 사진을 작품으로 남길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주목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야. 5000원. 지난 11월 6일 시작해 2015년 4월 26일까지 계속돼.



글=송원섭, 사진=린다 매키트니(대림 미술관)

송원섭 블로그 ‘송원섭의 스핑크스 2호점’ 운영자. 모든 종류의 구경과 참견이 삶의 보람. ‘오지라퍼’라는 말을 만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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