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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주도로 "공중도덕" … 60년대~90년대엔 수동적 시민

‘자랑스런 나의 권리 올바르게 행사하자.’



[이젠 시민이다]
대한뉴스 표어 698개 분석해보니
정부가 어젠다 제시 능동성 잃어
"이젠 나부터" 자세로 참여해야

 1960년 7월 11일 대한뉴스에서 처음으로 표어가 방송됐다. 이후 94년까지 35년 동안 표어들이 비정기적으로 이어졌다. 이른바 ‘어떤 시민이 되어야 하는가’를 그 시대상에 맞게 제시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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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가 대한뉴스 표어 698개를 분석한 결과 지향점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쟁 후 복구가 시급했던 60년대를 관통한 화두는 ‘나눔’이었다. 118개 중 28개(23.7%)가 ‘양곡을 절약해서 이웃을 도웁시다’ ‘파월장병에게 위문품을 보냅시다’ 등 나눔을 강조했다. 70년대의 우선순위는 단연 경제성장과 근대화였다. ‘새마을 정신으로 허례 낭비 버리자’ ‘한집 한등 절전하여 산업증강 이룩하자’에서 보듯 국력 증강에 이바지하는 것이 시민의 가장 큰 임무였다.



 72년 처음으로 ‘공중도덕’이란 단어가 표어에 들어간 뒤 생활의식 개선 캠페인이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80년대 들어서는 사회 안정과 질서가 부각됐다. 90년대에는 ‘쓰레기’ ‘재활용’ 등 환경 관련 용어가 급격히 증가했다. 문화시민운동협의회 최창식 팀장은 “시민의식이 40년 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며 “나부터, 지금부터 시작한다는 자세로 실천에 옮겨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창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시민의식이 제자리걸음을 한 원인을 참여와 책임의식 부족에서 찾았다. 정 교수는 “시민의식이 성숙하지 못한 건 정부가 정한 목표에 따라야 하는 수동적 방식이었기 때문”이라 고 말했다. 박길성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단시간 내에 압축 근대화를 하다 보니 정부가 제시한 어젠다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며 “정부와 시장, 시민사회 등 다양한 주체의 ‘연대적 공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변화의 조짐이 없었던 건 아니다. 60년 4·19와 87년 6월 항쟁에서 독재를 무너뜨리고 민주화를 이뤄냈던 시민사회의 저력은 97년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개인 단위를 넘어 공동체 차원의 노력이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주최한 혁신적 사고방식 연구대회 ‘프로젝트 이노베이션’에서 2위로 뽑힌 서울 방학동의 생태놀이터 ‘숲속애(愛)’가 대표적 사례다.



 숲속애 창립 멤버인 장영복(61)씨는 “2011년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뛰어놀 공간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며 “쓰레기 무단투기와 청소년 우범지대로 단골 민원지역이었던 폐가를 리모델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민 30명이 1000만원을 모아 폐가를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모여 대화하는 사랑방으로 탈바꿈시켰다.



 시민들의 참여로 에너지 자급자족을 꿈꾸는 공동체도 생겨났다. 지난 8월 설립된 ‘도봉햇빛 발전 사회적 협동조합’은 지난달 도봉문화정보도서관 옥상에 20㎾ 용량의 태양광 발전소 1호기를 설치했다. 주민 1100명이 1만원씩 보탰다. 협동조합 이사장인 두호균(48)씨는 “아파트 공원을 돌보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동네에서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고 그 수익금을 장학금 등으로 환원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과거의 공익이 동일한 목표를 지향했다면 앞으로의 공익은 생활 중심으로 다분화될 것”이라며 “생활 공동체로서의 시민 역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민경원·윤정민 기자



◆연대적 공존(coexistence of solidarity)=공동체 안에서 서로가 배려하고 책임 의식을 갖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조건. 연대적 공존을 위해선 정부·시장·시민사회 등 주체의 강점을 모으는 협업이 필요하다. ‘법치’가 공정 사회의 기본 전제라면 ‘기회 균등’은 토대에 해당한다. 연대적 공존은 공정한 사회를 형성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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