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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 1682억 깎은 제주도의회

지난 29일 제주도의회는 1682억원을 삭감한 내년도 예산 수정안을 만들어 통과시켰다. 도의회는 구체적인 삭감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원희룡 지사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삭감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뉴시스]
제주도의회와 행정부가 다시 충돌했다. 이번엔 행정부가 만든 내년도 예산을 도의회가 대폭 삭감했다. 도의회는 명확한 항목별 삭감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의회 "계획 미흡한 공약 사업 감액"
항목별 삭감 이유는 밝히지 않아
원 지사 "정상적 업무 추진에 지장 … 민생 예산은 희생 없도록 할 것"

 제주도의회는 지난 29일 행정부 예산안 3조8194억원에서 1682억원을 삭감한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전체의 4.4%를 줄였다. 다른 광역시·도의회가 평균 0.4%를 삭감한 데 비하면 11배를 떼어낸 것이다.



 예산이 줄어든 항목 상당수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공약관련 사업이다. 에너지 소비를 줄여 제주도를 청정 섬으로 만들기 위한 ‘스마트 그리드’ 관련 예산이 50억원에서 5억원으로 깎였다.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사업 예산 또한 69억5000만원에서 55억원으로 줄었다. 탐라도서관 증축 예산 14억2000만원은 전액 삭감됐다. 도지사 공관을 어린이 전문도서관으로 바꾸는 사업 예산 역시 14억원에서 2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깎은 예산 대부분은 일단 사용처를 명시하지 않고 내년도 추가경정예산에서 용도를 정할 수 있는 ‘내부 유보금’으로 잡았다.



 행정부가 편성한 예산보다 더 많은 돈을 깎은 부분도 있다. 도민 및 언론과의 접촉을 담당하는 소통정책관실 예산은 행정부가 22억7400만원을 잡아 올렸는데 도의회는 27억2300만원을 깎겠다고 했다. 제주도 박영부 기획조정실장은 “삭감안에 잘못된 부분은 도의회와 논의해 바로잡겠다”고 했다.



 제주도의회 구성지 의장은 이 같은 예산 수정안을 통과시킨 뒤 바로 폐회를 선언했다. 이 때문에 원 지사는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 원 지사는 “정상적인 업무 추진에 지장이 생길 것이지만 최대한 경비를 절감해가며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쓰겠다”고 말했다.



 예산 삭감안을 만든 도의회 이선화(새누리당) 의원은 “계획이 미흡한 도지사 공약 사업과 선심성 예산 등을 감액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각 항목별로 무엇이 문제여서 예산을 깎았는지 구체적으로 지적하지는 않았다.



 외부에서는 “도의회가 행정부와 힘겨루기를 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간 도의회와 원 지사 측이 대립해왔기 때문이다. 시작은 지난 15일 도의회에서의 예산안 1차 처리였다. 당시 행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도의회가 수정한 데 대해 원 지사는 “수정 예산에 사업명과 금액만 막연히 나와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겠다는 것인지와 예산 산출 내역이 없다”며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구 의장은 마이크를 꺼 원 지사의 발언을 막고 도의원들이 퇴장했다.



 이어 “도의원들이 1인당 20억원씩 재량껏 쓸 수 있는 예산을 요구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원 지사가 지난 19일 KBS라디오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고, 이어 23일 도의회에서 제주도 박정하 정무부지사는 “구성지 의장이 1인당 20억원 재량예산을 요구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구 의장은 “그런 적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예산 삭감과 관련, 제주도 17개 시민단체가 모인 제주시민단체연대회의는 “도의회는 예산안 심사를 하면서 선심성 예산을 늘리는 구태를 되풀이하고 있고, 원 지사 측은 도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있다”며 “시민사회와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예산제도 혁신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행정부와 의회간의 갈등 때문에 제주도민의 생활과 지역경제가 피해를 봐서는 안된다”며 “민생과 직결된 예산, 지역경제 활성화의 밑바탕이 되는 예산은 어떻게든 희생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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