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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한신 보내며 45세이브 기대"

프로야구 오승환(오른쪽)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 대표는 스포츠 에이전트의 필수 요건으로 경험과 열정을 꼽는다. [신인섭 기자]

1996년 개봉한 ‘제리 맥과이어’는 스포츠 에이전트의 세계를 그린 영화다.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았던 이 영화는 스포츠 에이전트의 삶과 애환을 세세하게 묘사해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도 제리 맥과이어를 꿈꾸는 이들이 적지 않다. 김동욱(39) 스포츠인텔리전스 대표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삼성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32)의 일본 진출을 성사시킨 인물이다. 2년 동안 총액 9억엔(약 90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한신 타이거스로 이적한 오승환은 올시즌 39세이브를 올리며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을 차지했다. 지난 23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김 대표를 만나 스포츠 에이전트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대학에서 통계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2000년에 친한 선배들과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거기서 한일 월드컵 노래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해외 가수도 섭외했습니다. 하지만 경험 미숙으로 실패하고 말았지요.”

 이듬해 김 대표는 스포츠 용품회사(푸마 코리아)에 입사했다. 맡은 분야는 브랜드 마케팅. 축구 용품을 지원하는 한편 간접광고(PPL)를 하거나 선수들과 후원 계약을 하는 업무를 맡았다.

 “축구가 기본이었지만 모터스포츠나 비보이 팀도 지원했죠.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때는 우사인 볼트를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었다. 바로 야구 관련 일이었다. 그리고 운명처럼 기회가 왔다. 해외 진출을 원하던 오승환으로부터 에이전트가 되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이었다.

 김 대표와 오승환의 인연을 맺게 해 준 사람은 축구선수 이관우(36·홈 유나이티드)였다. 수원 삼성 소속이었던 이관우는 2009년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재활 중이던 오승환을 알게 됐다. 김 대표는 “언젠가는 내가 야구 쪽 일을 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고, 승환이도 나를 돕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게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오랫동안 만나면서 믿음이 생겼다”고 김 대표를 에이전트로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2012년 스포츠인텔리전스를 세운 김 대표는 오승환의 해외 진출을 위해 해외 프로야구 관계자들을 만났다. 오승환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관심은 뜨거웠다. 하지만 김 대표와 오승환은 여러가지 조건을 고려해 일본행을 선택했다. 김 대표는 “일본 5개 구단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미국 구단은 10여명의 관계자를 만났지만 포스팅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협상이 불가능했다. 결국 뛸 수 있는 조건과 환경 등을 고려해 선수에게 선택안을 제시했다. 결정은 선수가 내리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오승환은 마무리 투수로 뛸 수 있는 팀인 한신을 택했다. 김 대표는 “남들은 30세이브만 해도 성공이라고 했는데 난 승환이가 45세이브 정도 올릴 줄 알았다”며 웃었다.

 일반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는 계약금액의 5% 정도를 에이전트가 수수료로 받는다. 김 대표 역시 비슷한 수준을 받는다. 김 대표는 “한신과 큰 계약을 마친 당일에도 우리 두사람은 담담했다. 밤 10시쯤 계약을 마무리했는데 서로 ‘수고했다’는 말만 하고 헤어졌다”고 했다.

 김 대표는 임창용(38·삼성) 등 다른 야구선수들과도 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상태다. 그런데 다른 고객들도 각각 좋은 성적으로 거두고 있는 중이다. 미국에서 돌아온 임창용은 삼성의 마무리로 통합 4연패를 이끌었다. FA 자격을 얻은 윤성환(33)과 안지만(31·이상 삼성)도 각각 80억과 6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여전히 아쉽기만 하다. 국내 프로야구에선 스포츠 에이전트가 계약에 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국내 구단들은 선수 몸값이 뛸 거라는 우려 때문에 에이전트 제도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라며 “하지만 구단이 선수와 직접 대화하는 것보다는 에이전트를 통해 소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수는 운동에 집중하고, 에이전트가 계약을 맺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고 반문했다.

 그는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고 싶다는 메일을 하루에도 수 십통씩 받는다고 털어놨다. 그런 이들에게 김 대표가 강조하는 건 두 가지다. ‘경험’과 ‘열정’이다.

 김 대표는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려면 스포츠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스포츠 박사가 될 필요는 없지만 스폰서십이나 선수 관리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다. 법률지식도 필요하지만 열정이 더 중요하다 ”고 말했다.

글=김효경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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