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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피드는 언제쯤 똑똑해질까

미국에선 매 달 2000만 명 가량이 데이팅 웹사이트를 방문한다.


요즘 새 데이팅 웹사이트는 거의 킴 커대시언의 엉덩이만큼이나 자주 등장한다. 어느 날 틴더와 OK큐피드가 나타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클로버, 더 리그, 프로젝트 픽스업, 주스크 등이 생겼다. 마치 스웨덴의 10대 청소년 랩 그룹 구성원들 이름 같다.

아직 온라인 데이팅 업계엔 구글이나 넷플릭스처럼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업체가 없다. 기술 측면에서 보자면 수많은 업체들이 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놓고 피터지는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항상 하나다. 아무도 그 사업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변화가 다가온다. 구글과 스탠퍼드대는 컴퓨터시각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기술을 발표했다. 이 기술은 결과적으로 틴더 같은 데이팅 앱들이 이용자의 외모 취향을 알도록 해준다. 오늘날 데이팅 웹사이트에서 벌어지는 실험들을 최신 기계학습 시스템과 접목시키는 것이 아주 터무니없는 발상은 아니다. 제대로 접목한다면 이웃집 수다쟁이보다 나은 짝을 찾아 줄 수 있다. 이를 처음으로 해내는 업체가 시장을 지배하리라.

온라인 데이팅 업계가 일을 제대로 못한다는 주장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매달 2000만 명 가량이 데이팅 웹사이트를 방문한다. 데이팅 웹사이트 매치닷컴의 가입자 수는 290만 명이다. 틴더는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결혼한 지 20년 이상 된 사람이라면 마치 파티에서 소외당한 듯한 기분이 들 법도 하다.

게다가 데이팅 사이트는 지나치게 뛰어나지 않은 편이 오히려 이득이기도 하다. 고객이 너무 빨리 짝을 찾으면 업체는 일거리가 없어진다. 환자에게 불소 치료를 권하는 치과의사가 겪는 딜레마와 같다.

오늘날 데이팅 사이트는 그저 시장일 뿐이다. 지난 수 년 동안 수많은 업체가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객에게 더 좋은 짝을 찾아준다고 주장해왔지만 그 기능을 크게 향상시킨 업체는 없다. 구글 검색결과를 한층 정확하게 만들고 아마존의 수익성을 높인 그 알고리즘이 복잡한 짝잇기에 적용된다면 숨이 막힐 것이다. 데이팅 데이터의 전문가인 크리스천 루더 OK큐피드 공동설립자조차 알고리즘 어트랙션에 회의적이다. “완벽한 짝을 한 번에 찾아낼 정도로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람은 없다.” 루더는 뉴스위크에 말했다. “서류 상으로는 훌륭한 사람이 듣기 싫은 웃음소리를 가졌을 수도있다.” 그러므로 다른 역동적인 시장과 마찬가지로 “데이팅 사이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최대한 많은 회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알고리즘을 데이팅에 적용하기 위해 업체들은 회원들에게 질문지에 답하게 하거나 신상정보를 계속 갱신하도록 요구하기도 하지만, 많은 고객이 이를 번거롭게 여긴다. 틴더는 사실상 반기술적 업체다. 정보화된 매칭 서비스를 거부하고 파충류 마냥 즉각적인 시각 반응을 활용해 짝을 찾아준다. 심지어 엘르의 섹스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이 공동설립한 토키파이는 인간 중매쟁이를 활용하는 옛 풍습으로 되돌아갔다.

기술이 어떻게 이 사업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똑똑하게 데이트하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온 새 데이팅 앱 더 리그를 살펴보자. 더 리그는 오직 “엘리트”들만 회원으로 받는 듯하다. 그 앱은 이용자가 얼마나 엘리트인지를 판단하고 이용자의 링크드인 프로필을 활용해서 짝을 찾는다. 링크드인이라는 아주 좁은 렌즈 하나로 이용자에 대해 약간만 학습하는 셈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나아가서 다른 온라인 활동까지 활용한다면 이용자에 대해 더 많은 것을 학습하고 이용자가 누구를 더 좋아할지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 영화 평점은 어떨까? 내 경우 ‘쓰리 아미고’에 별점 1점을 준 여성과는 결코 짝이 되지 못할 것이다. 스포티파이 재생목록은 이용자의 음악 취향을 보여준다. 음악 취향은 알맞는 짝을 찾는 데 대체로 유용한 정보다. 포스퀘어의 체크인 기능은 이용자가 어떤 장소를 좋아하는지 알려준다. 좀 더 들어가보고 싶다고? 데이팅 업체에 아마존 구매 목록을 제공해보라. 구글 검색 목록도 좋다. 그러면 마치 온라인 속의 거울 앞에 발가벗은 채로 서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용자의 사진을 중심으로 짝을 찾아주는 서비스 틴더는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중이다.


오늘날 컴퓨터와 알고리즘은 개인을 이해하기 위해 온갖 데이터들을 힘겹게 분석한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는 차세대 컴퓨터를 개발하는 중이다. 데이터를 알고리즘으로 처리하는 대신 과거의 데이터를 보고 패턴을 찾아낸다. 누멘타가 내놓은 첫 제품은 아마존 웹서비스상의 활동을 관찰하고 해커의 공격을 조기에 알려주는 패턴을 찾아낸다. 인간은 도저히 발견할 수 없는 패턴이다. “우리 시스템은 갓 태어난 뇌와 같다”고 제프 호킨스 누멘타 설립자는 말했다. “데이터로부터 학습한다. 명령할 필요가 전혀 없다.”

이 학습하는 기계 시스템은 이용자의 컴퓨터 모델 비슷한 것을 만들 수도 있다. 온라인 프로필과는 차원이 다르다. 프로필은 이용자가 적은 몸무게나 연봉이 참인지 거짓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이용자가 30세 럭비 선수지만 남 몰래 테일러 스위프트 노래를 즐겨 듣는다는 사실을 알지도 못한다. 반면 뇌 기반 컴퓨터는 슈퍼컴퓨터가 날씨를 분석하듯이 이용자를 모델링하고 미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

또 다른 길은 틴더 같은 서비스에 기계시각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다. 현재 틴더 이용자들은 틴더가 띄워주는 잠재적인 짝의 사진을 보고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민다. 왼쪽이면 거절, 오른쪽이면 수락이다. 대다수 틴더 이용자들은 일주일에 수백 장씩 사진을 밀어넘기지만 틴더는 그 행동으로부터 아무 것도 학습하지 않는다. 이용자가 어떤 외형적 특징을 좋아하는지, 어떤 외모를 즉각 거부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기계시각기술이 발전한다면 그게 가능해진다.

그런 시스템은 이용자의 모델을 가지고 있으며 이용자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도 안다. 물론 잠재적인 짝의 모델도 가지고 있어 서로 잘 맞을 법한 상대를 찾아낼 수 있다. 그런 서비스는 최소한 나를 가장 잘 아는 친구가 주선하는 소개팅만큼 훌륭할 것이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 기계학습 기반 데이팅 시스템은 오히려 사람들이 데이트를 꺼리게 만들지 모른다. 어색한 첫 저녁식사 데이트로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자신들이 사랑에 빠진 뒤 아이를 둘 낳고 랜드로버를 구입한 다음 이혼한다는 사실을 데이터 분석으로 알게 된다면 말이다.

글 = KEVIN MANEY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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