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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경찰관 살해, 비극의 악순환 될지도





대낮에 뉴욕 번화가에서 경찰관들이 20대 흑인 전과자가 쏜 총에 맞아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오후 3시쯤 뉴욕 브루클린의 베드포드-스타이베선트 지역. 흑인 남성 이스마엘 브린슬리(28)는 순찰차에 앉아 근무 중이던 2명의 경찰관에게 다가가 총을 쐈다. 경찰관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사망했다. 1명은 아시아인, 1명은 히스패닉이었다. 브린슬리는 총격 직후 인근 지하철 역으로 도주했다가 경찰이 쫓아오자 머리에 총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뉴욕시는 충격에 휩싸였다. 경찰관들이 총격을 당해 사망하는 일이 종종 있지만, 이번처럼 경찰관이 순찰차에 앉은 채로 마치 처형 당하듯 살해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빌 브래튼 뉴욕 시경국장은 “경찰 제복 때문에 목표가 돼 저격된 명백한 표적 살인”이라고 말했다.



브래튼 국장에 따르면 브린슬리는 범행 직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최근 백인 경찰에 체포되는 도중 사망한 에릭 가너와 마이클 브라운의 이름을 거론하며 경찰에 대한 보복 살인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경찰을 ‘돼지’로 언급하며 “그들이 우리 중 1명을 데려가면, 우리는 그들 둘을 데려가자“라고 적었다. 테러와의 연관성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범행의 파장은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브린슬리의 범행 동기가 잇따른 흑인 사망에 대한 보복 살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범행이 누그러지던 경찰의 과잉진압이 재연되는 불씨로 작용할 소지가 충분하다. 미국 경찰은 동료 피살에 강경하게 대처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몇 주째 미 전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항의 시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위는 퍼거슨을 제외하곤 대체로 평화로웠지만, 최근 들어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었다. 흑인시민 운동가들은 즉각 범행을 비난했다. 흑인 차별 반대 시위를 이끌어온 전국행동네트워크(NAN)의 알 샤프턴 목사는 “가너와 브라운의 이름을 빌려 경찰을 폭행하거나 살해하는 행위는 비난 받아 마땅한 일인 동시에 정의에 어긋난다”고 규탄했다. 시민운동가인 에릭 아담스는 “경찰의 야만성에 반대하는 시민운동이 약화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범행이 뉴욕 공권력의 내부 갈등을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는 점도 주목거리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과 경찰 조직간의 불화는 악화일로다. 경찰 노조 지도부는 근무 중 숨진 경찰 장례식에 드블라지오 시장이 참석하지 말 것을 요청하자는 편지를 회람시키고 있다. 에릭 가너 사건에 대한 뉴욕 대비심의 불기소 결정 직후 드블라지오 시장이 경찰에 대한 충분한 지지를 보이지 않았고, 외려 시위자들을 부추겼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드블라지오가 “흑인 아내와의 사이에 태어난 혼혈 아들에게 ‘경찰과 마주치면 특별히 조심해라’고 말한다”고 언급해 경찰을 두려움의 존재로 매도했다는 불만도 있다.



뉴욕경찰 노조인 경찰구호협회장 에드워드 멀린스는 “두 경찰관들이 흘린 피는 명백히 드블라지오 시장 손에 묻어있다”고 비난했다. 일부 경찰관들은 드블라지오가 기자회견장에 들어설 때 등을 돌렸다. 드블라지오와 뉴욕 경찰의 갈등은 뿌리가 깊다. 드블라지오는 불심검문 폐지 등 경찰 개혁을 내걸고 당선됐다. 그러나 일선 경찰관들은 시장의 개혁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시장과 경찰의 충돌 속에 시민과 경찰의 반목이 다시 깊어지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 뉴욕의 고민이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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