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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서 삼성 위협하는 중국의 스티브 잡스

지난 8월 5일 이후 한국 경제계 최대 화제는 단연 중국업체 ‘샤오미(小米)’였다. 바로 그날 샤오미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모두 넘어섰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는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점유율 14%를 차지해 12%의 삼성전자를 누르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고 이날 발표했다. 3위는 중국의 레노보가 차지했다. 애플은 힘이 빠져 아예 5위권 밖으로 밀렸다. 기술력과 혁신의 상징인 스마트폰마저 중국 업체에 밀렸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뉴스였다. 한국 기업들이 ‘짝퉁 애플’이라 얕잡아 보던 샤오미의 초고속 비행에 입을 다물지 못하는 형국이다.


글로벌 영웅 시리즈 <38> 레이쥔 샤오미 회장




삼성·애플 스마트폰 누른 중국의 샤오미



샤오미 돌풍의 주인공은 창업자인 레이쥔(雷軍·44) 회장이다. 레이쥔은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샤오미 테크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다. 중국 내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의 하나인 킹소프트(金山軟件有限公司) 이사회 의장이기도 하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지난 8월 레이쥔의 재산이 41억 달러에 이르러 중국 19위, 세계 375위라고 보도했다. 비상장사인 샤오미는 지난해 기업가치를 100억 달러(약 10조4180억원)로 평가 받았다. 지난 9월 24일 중국의 후룬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부자 순위에 따르면 레이쥔의 재산은 390억 위안(약 6조7000억원, 약 63억2500억 달러)으로 중국 5위다. 그가 중국 부자 10위권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물론 샤오미 폰의 돌풍 덕분이다. 올해 샤오미의 판매목표는 6000만 대이고 내년에는 1억 대다. 이제는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IT업계 10대 풍운 인물



레이쥔 회장은 중국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유명한 벤처 기업인이었다. 1999·2000·2002년에 걸쳐 중국청년보 등 여러 미디어가 뽑은 ‘중국 IT업계 10대 풍운 인물’에 올랐다. 2003년에는 중국 베이징의 실리콘밸리 격인 중관촌(中關村)의 우수 경영자로 뽑히기도 했다. 지난해 3월에는 미국 포춘지가 뽑은 ‘비즈니스 룰을 바꾸는 11인의 개척자’에 중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레이쥔은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샨타오(仙桃)시에서 태어나 우한(武漢)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어디에 취직할까 고민하던 공대생의 인생을 바꿔놓은 것은 한 권의 책이었다. 그는 대학 재학 중 실리콘 밸리의 창업자 이야기를 모아놓은 『파이어 인 더 밸리(Fire In the Valley)』라는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IT 벤처 기업을 창업해 세상을 바꾸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4학년이던 1990년 친구들과 처음으로 창업을 했다. 밤을 새가며 PC에서 중국어를 구현해 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러나 저렴한 복제품이 쏟아지면서 회사는 6개월 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



레이쥔(가운데)과 초기 멤버들. 사진출처=샤오미 홈페이지
대학을 졸업한 뒤 베이징으로 간 그는 신생기업 킹소프트(Kingsoft, 金山件)의 여섯 번째 직원이 됐다. 회사는 성장을 거듭했고 그도 고속 승진을 거듭 해 29세 때 사장이 됐다. 마침 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에 입성하자 킹소프트는 대항마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특히 워드프로세서(WPS)와 오피스 프로그램 개발에 진력했다. 레이쥔은 여러 차례 좌절 끝에 2007년에 간신히 회사를 상장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돌연 은퇴를 선언한다. 발 빠른 이들은 일찌감치 인터넷 세상을 향해 달려갔는데, 워드프로세서에 매달리느라 흐름을 놓치고 회사와 직원들에게 큰 손해를 끼쳤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



은퇴를 선언하고 휴식에 들어간 3년이라는 시간은 세상을 좀 더 넓고 깊게 파악하는 계기가 됐다. 레이쥔은 모바일 쇼핑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새 분야 신생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했다. 긴 모색과 성찰 끝에 레이쥔은 다시 한 번 창업에 도전한다. 2010년 4월 6일 샤오미의 문을 연 것이다. 구글차이나, 모토롤라 베이징연구센터, 베이징 과기대 공업설계학부의 교수, 킹 소프트의 전 대표 등 6명을 창업 멤버로 끌어들였다. 6개월 동안 중국 전역을 돌며 인재를 모은 것이다. 그는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라는 말로 지금이 샤오미를 창업할 기회임을 역설했다. 모바일 산업이라는 유망한 시장에 가세해야 한다는 것이다. 샤오미의 로고도 ‘모바일 인터넷’의 머릿글자인 M과 I를 조합해 만들었다. 잘 나가는 소프트웨어업체 대표이사 출신인 그가 41세의 나이에 창업에 나선 것은 그 자체로 커다란 화제가 됐다. 중국에서도 IT벤처 창업은 주로 20대 초반에 하는 일이다.



샤오미는 중국어로 ‘좁쌀’을 뜻한다. 창업 멤버들과 좁쌀죽을 먹으며 의지를 다졌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드디어 2011년 8월 첫 제품이 나왔다. 스마트폰 단말기가 아닌 운영체제(OS)를 먼저 선보였다. 안드로이드 OS를 개조한 MIUI였다. 디자인과 성능을 사용자 입맛에 맞게 뜯어고칠 수 있는 사용자 친화형 OS다. 이후 내놓은 샤오미의 스마트폰은 미1·미2·미3·미4·홍미·홍미노트·미패드 등 ‘미(Mi)’시리즈로 이름을 붙였다. 샤오미 스마트폰은 이제 우리나라 알뜰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한바탕 샤오미 돌풍이 불 수 있을까.



정지원 자유기고가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 vs 레이쥔



중국에서 샤오미는 ‘중국의 애플’로, 레이쥔 회장은 ‘중국의 스티브 잡스’로 불린다. 레이쥔은 스티브 잡스의 경영 스타일을 철저하게 연구한 전문가로 알려졌다. 특히 신제품 소개 행사 때마다 직접 등장해 잡스가 하는 방식 그대로 따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검은색 터틀넥 티셔츠와 청바지에 운동화라는 복장은 물론 프레젠테이션 하는 방식도 흡사하다. 말을 하는 방식, 질문을 받는 방법, 심지어 걸음걸이까지 그대로 따라 한다. 잡스를 철저히 모방함으로써 그를 따라잡겠다는 것이다.



사실 2011년 첫 스마트폰인 Mi1을 출시할 때만 해도 샤오미는 ‘짝퉁 애플’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애플의 아이폰을 꼭 닮은 디자인에, 운영체제(OS)까지 애플의 iOS를 베껴왔다는 지적이었다. 비판이 쏟아졌지만 레이쥔은 눈도 꿈쩍하지 않았다. 그는 “샤오미는 애플의 ‘창조적 모방’”이라고 강변했다. 레이쥔은 중국중앙방송(CCTV)과의 인터뷰에서 ‘샤오미가 아이폰을 베낀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에 “샤오미는 전복(顚覆)형 이노베이션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타인의 생각과 관점을 긍정적으로 전복했다. 남이 뭐라 생각하건 내 일을 잘하면 그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런 샤오미에게 최근 골칫거리가 생겼다. 샤오미의 야심작인 미4의 짝퉁 제품이 중국에서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국에서 샤오미의 브랜드가 널리 알려지고 위상이 높아졌다는 증거다. 군소업체가 카피한 짝퉁 제품은 화면 해상도를 빼고는 디자인은 물론 성능까지 비슷해 정품 여부를 쉽게 알기가 힘든 상황이다. 샤오미는 제품이 정품인지를 확인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했다. 전복형 이노베이션으로 성장한 샤오미가 자신의 전략을 그대로 쓰면서 짝퉁을 만드는 군소업자들의 공격을 당하는 상황이다.



중국의 실리콘밸리 ‘중관촌’



규모가 중국 전체 벤처 투자의 3분의 2가 넘는 6조원 이상인 중국 최대의 벤처 클러스터다.
레이쥔은 샤오미를 창업하면서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베이징 정보기술(IT) 클러스터(산업집적지. 비슷한 업종에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기업·기관들이 가까이 모여있는 지역) 중관촌(中關村)에 둥지를 틀었다. 베이징 북서부 하이디옌(海淀)구에 자리한 중관촌은 입주기업 2만여 개. 연간 총 매출 4200억 달러(430조5000억원), 해외에서 유턴한 창업자만 2만여 명,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3000개, 벤처 투자규모가 중국 전체 벤처 투자의 3분의 2가 넘는 6조원 이상인 중국 최대의 벤처 클러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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