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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충격 막을 골든타임 3개월뿐

금리의 시곗바늘은 돌아가기 시작했다. 초침이 향하는 1차 목적지는 내년 4월이다. 옐런이 그 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미국 금리 인상 충격에 대비할 시간이 짧게는 3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늦추고 시장에 팽배한 ‘D(디플레이션)의 공포’를 사전에 차단해야 하는 숙제가 정부와 한국은행의 발등에 떨어졌다.

 시장 금리 상승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가계 빚이다. 출구를 찾긴 쉽지 않다. 올해 9월 말 가계 빚은 106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8월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는 더 빨라졌다. 은행 등을 통한 대출은 올 10월 한 달 새 7조8000억원 늘어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 폭으로 급증했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설 정도다. 제2금융권은 비상이다. 주택금융 규제 완화로 담보대출자들이 은행권으로 옮겨가면서 신용대출이 늘었다. 부채 상환능력도 떨어지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람은 2012년 9만 명에서 지난해 9만7000명으로 늘었다.

 한은은 또 한국 금융시장이 호재에는 미지근하게, 악재에는 과민하게 반응하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전 세계 주식시장 흐름을 비교해 봤는데 한국처럼 주가가 내려가기만 하는 나라는 러시아·베네수엘라·브라질 정도였다”며 “산업 성장동력에 있어선 중국에 밀리고 일본으로부터의 엔저(엔화 약세) 공세도 심해지면서 한국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졌다. 구조적 문제로 풀이된다”고 했다. 경제지표로도 드러나는 현상이다. 1%대의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개월째 이어지고 있고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처방도 쉽지 않다. 일단 전문가들은 한은이 내년 연 2%인 기준금리를 1%대로 낮춰 경기 부양과 위기 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진단한다. KDB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2004년 6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렸을 때도 한은은 그해 8월과 11월 두 번 금리를 내렸다. 미국 긴축정책의 충격을 막기 위해 오히려 돈을 푸는 선택을 했다”며 “당시 일시적인 금리정책 불일치가 있긴 했지만 이후 한은은 시장이 안정됐다고 판단한 뒤 미국을 따라가는 정책을 택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유승민 이사 역시 “내년 1분기(1~3월) 한은이 시장 흐름에 따라 금리 인하를 선택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일단 옐런이 내년 1분기 중엔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한 만큼 시간 여유가 있는 데다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 인하 카드를 쓸 여지가 줄어들기 때문에 한 번 더 금리를 낮춘다면 내년 1분기가 마지막 기회라는 얘기다.

조현숙·박유미·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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