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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엔저 일본도 고통 … '적정 환율' 국가 간 협의 필요

이와타 가즈마사 이사장은 “엔저에 대해 국제적 룰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이와타 가즈마사(岩田一政·68) 일본경제연구센터 이사장은 일본을 대표하는 이코노미스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시절 일본은행 부총재를 지냈고 아베 정권 초기 총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인 성장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꿔 말하면 아직 뭔가 아베노믹스에 부족함을 느끼는 듯했다. 지난 5일 박진 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현 한국외대 석좌교수)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와타 이사장은 “과도한 엔저에 대해선 국제적인 룰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가감 없이 펼쳤다. 14일 총선 후 추가적으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일본 핵심 싱크탱크를 가다 <2> 이와타 가즈마사 이사장



 - 자민당이 ‘아베노믹스’를 내세워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이를 비판한 야당은 결과적으로 패하고 말았다. 향후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이번 선거 결과로 아베 정권은 아베노믹스를 계속 전진시키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야당은 그에 대항할 힘이 없어 보인다.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세 개의 화살’을 통해 이뤄지는데 현재 3번째 화살, 즉 성장전략 부분이 약한 만큼 그걸 크게 전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 아베노믹스도 당분간 잘 굴러 갈 것으로 봐도 되나.



 “지난해는 경제성장률도 2.1%로 일본으로선 상당히 높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올 4월에는 목표치(2.0%)에 근접한 1.5%까지 갔다. 다만 아베노믹스의 문제점은 첫 번째, 두 번째 화살인 금융, 재정에 이어 세 번째 화살인 성장전략에 아직 힘이 없다는 것이다. 농업개혁은 현재진행형이고 여성 경제활동의 기회 확대는 이번 선거로 인한 국회 해산으로 폐기된 안이 됐지만 다시 추진될 것으로 본다. 내가 성장전략 중 중요하다고 보는 건 인구 전략이다. 이대로 방치하면 인구가 절반으로 줄거나 혹은 800년 뒤에는 일본 민족은 사라질지 모른다. 일본 사회를 지속 가능한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



 - 엔저가 가파르다. 엔저는 일본의 중소, 내수기업 나아가 일반 국민에게도 부담이 될 텐데.



 “2011년, 2012년은 과도한 엔고로 도요타가 일본 국내에서 조업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당시 달러당 90~100엔 정도가 적정환율이라고 주장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현재 환율은 달러당 120엔 정도(16일은 117엔대 중반)가 돼 버렸다. 현 수준은 과도한 엔저가 맞다. 일본의 경우 25조 엔의 에너지 수입이 있는데 엔저에 의해 수입물가가 오르게 된다. 반면 수출물가는 오르지 않아 무역적자가 심화되고 실질소득이 해외로 도망가 버린다. 쉬운 말로 산유국이 일본이 수입하는 원유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난 이를 엔저에 의한 ‘자국 궁핍화 효과’ 리스크라고 부른다.”



 - 일본만의 일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달 엔저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그동안 엔저를 용인해 왔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1933년 12월 말 케인즈가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뉴욕타임스를 통해 공개서한을 보내며 3가지 제안을 했다. 첫째, 대규모 공개시장 조작으로 국채를 사라. 이는 현재 일본은행의 첫 번째 화살, 금융완화다. 둘째는 일시적 재정확대다. 아베노믹스의 두 번째 화살, 즉 재정확대다. 그리고 셋째 제안은 ‘미국과 영국이 환율 협의를 하라’는 것이었다. 양국의 국내 물가수준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환율의 불균형을 방치하면 물가가 안정되기 힘들다. 적정 환율에서 괴리될 경우 그 상한과 하한을 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은) 한국과는 물론 전세계 국가들과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일종의 룰이 필요하다.”



이와타 가즈마사 일본경제연구센터 이사장(오른쪽)과 인터뷰하는 박진 전 국회외교통상통일위원장.
 - 그렇다면 일본 금융당국의 외환시장 개입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인가.



 “환율의 과도한, 급격한 움직임이 있으면 (개입)할 수 있다는 게 국제통화기금(IMF)의 국제적 합의다.”



 - 아베 정권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도 적극적인데 선거를 계기로 조만간 타결될 공산이 있나.



 “자유화 비율에 있어 미국은 98%를 주장하나 일본은 94%를 주장하고 있다. 4%포인트의 간극이 있다. 아베 총리는 2년 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5대 농산물(쌀, 쇠고기·돼지고기, 보리·밀, 유제품, 설탕)을 성역이라 표현하며 ‘성역 없는 TPP 반대’라고 했다. 반대로 미국은 5~10년 가량 (완전자유화를) 유예한다는 의미에서 성역이라 할 뿐이지 영원한 성역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보다 엄격한 요구를 할 것이며 일본이 이를 수용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아베 정권이 압승해 국내를 설득하기 쉬워질 것이다. 양국 정상이 원하고 있으니 우여곡절은 있지만 최종적으로 타결될 것이다.”



 - 한·중·일 3국을 하나의 자유무역지대로 묶을 수 있다고 보나. 또 중국이 제안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일본은 어떤 입장인가.



 “정치적으로 정상회담도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서 자유무역 문제만 논의하는 것은 좀 힘들 것이다. AIIB에 대해선 일본으로선 투명성이나 환경 배려 등의 요인 외에도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은행(IBRD) 등과의 정합성을 지켜봐야 한다. 간단하게 동승할 수 없다.”



만난 사람 = 박진 전 국회 외통위원장

정리=김현기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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