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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장난감 사주지 말고, 만드는 법을 아이에게 가르쳐야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세계적인 헤지펀드사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명예회장 제임스 사이먼스. 이들의 성공비법의 교집합은 바로 수학의 융합이다. 잡스는 수학에 기초한 컴퓨터그래픽으로 만화영화 ‘토이스토리’를 만들어 재기 발판을 마련했다. 브린은 수학을 활용한 정교한 검색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인터뷰] 이충국 CMS에듀케이션 대표

구글이란 이름도 10의 100제곱을 뜻하는 구골(googol)에서 나왔다. 사이먼스는 금융시장에 수학을 접목해 수익률을 키웠다. 융합사고력·영재교육 전문기업 CMS에듀케이션 이충국 대표는 “이처럼 현 입시용 교육을 교과지식의 쓰임새를 아는 공부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 CMS 압구정 본원에서 만난 그는 그 해법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융합교육 프로그램(ICT ConFUS)을 제시했다. ConFUS는 융합을 바탕으로 한 창의(Creativity on Fusion)의 합성어다.





-쓰임새를 아는 공부란 무슨 뜻인가.



“학교 수학에서 행렬을 배운다. 하지만 문제만 풀었지 실생활에서 써먹는 법을 모른다. 성인이 돼서 회계 업무나 기계 제작 때문에 행렬을 다시 배운다. 건축 설계에 필요해 미분·적분을 다시 펼쳐본다. 이런 모순을 깨야 한다. 그러려면 교육의 틀을 바꿔야 한다. 학교가 만들어준 그릇에 주어진 지식을 허겁지겁 채워 넣다 보니 새로운 문제에 부닥치면 넘질 못했다. 학생 스스로 그릇을 만들게 해야 한다. 주워담은 지식을 활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 틀을 만들자는 뜻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ICT 융합교육인가.



“지금의 아이들이 활약할 미래는 디지털 시대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정보통신기술 지식과 창의적인 생각 없인 원하는 것을 구현하기 어려워진다. 이를 다루는 능력을 어릴 때부터 갖추는 것이 미래 경쟁력이다. 정보와 통신이 합쳐진 시대를 주도하는 능력은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해법을 만드는 역량이다. 이는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교육에서 터득할 수 있다.”



-10년 전부터 ICT 교육이 도입됐는데 무엇이 다른가.



“과거 ICT 교육은 완성된 예시를 따라 하는 식이었다. 이는 지금도 여전하다. 하지만 ICT ConFUS는 스스로 발견하는 교육이다. 해법(코딩능력) 창안, 사고의 확산, 상상력을 자극하는 도구인 셈이다. 기술이 작동하는 원리·개념 이해부터 상황에 따라 다양한 해법을 구사하기까지 단계적·총체적 지식을 습득하는 교육이다.”



-ICT ConFUS의 한 수업을 예를 든다면.



“주변 현상은 복잡한 과정으로 이뤄진다. 이를 세분화해 생각하고 관찰하는 절차적 사고능력을 길러 원하는 바를 구현하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 수업엔 ‘LED 도시 설계’라는 과제가 있다. 학생들은 LED를 제어하는 개념·원리를 익혀 가로등·교통신호체계 등을 직접 설계한다. 이를 통해 전자신호의 작동논리를 배우고 이것이 모여 하나의 도시를 완성하게 된다. 이 과정을 CP3라는 하나의 수업모형으로 만든 것이 ICT ConFUS다. CP3는 현실화·결합·협력·작업·모형·결과물의 영어 약자다.”



-시간이 많이 걸릴듯한 그런 절차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게 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면 축음기는 전축·카세트플레이어·CD플레이어를 거쳐 전자파일 MP3로 진화했다. 여기엔 발명·개발·혁신·창조라는 순서가 있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지금은 발명가가 창조자가 되는 시대다. 게임·앱·오락 등 기능 소비자가 아니라 콘텐트·소프트웨어 창조자가 돼야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즉 아이언맨을 사는 아이가 아니라 만드는 아이로 키우자는 것이다.”



-하지만 현 교육은 학생이 생각할 시간이나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게 문제의 핵심이다. 우리나라 현 교육은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따라 하기’ 교육이다 보니 제한된 시간 내 처리속도만 강조한다. 사용 설명서가 아니라 스스로 발견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사고의 확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생각하는 힘 말이다. 시간이 걸려도 학생 스스로 영역을 넘나들며 아이디어를 짜내고 시행착오를 거쳐 손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이것이 미래 인재의 경쟁력이다.”



-이를 어릴 때 배워야 하는 이유는 뭔가. 입시에 매몰된 현 교육상황에서 가능할까.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깨달음이다. 외국어 공부를 보자. 학습시간이 흘러도 성인은 한국어에서 외국어로 전환하는 중간절차를 잘 버리지 못하는 반면 아이들은 점차 중간과정을 생략하고 외국어를 통째로 인식하고 반응한다. 초등 저학년일수록 교육의 양을 줄이고 생각하는 시간을 늘려야 하는 이유다. 처음엔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느라 시간을 지체한다. 하지만 통달하면 통상 밟아야 할 단계와 절차를 압축해 뛰어넘는 실력을 갖게 된다.”



-인재를 만드는 교육은 지식습득이 아니라 깨달음이란 얘긴가.



“그렇다. 헝가리 천재 수학자 폴리야(1887~1985)도 수학에 빗대 같은 말을 했다. 그는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수학적 능력을 기르려면 4단계(문제이해-풀이계획-풀이실행-반성) 전략이 필요한데 이 가운데 반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답의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풀이계획과 실행이 옳았는지 스스로 점검하는 것이다. 이러면 다음에 비슷한 문제를 만나면 가장 쉽고 빠르게 답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이충국 대표는…



1997년 교구·퍼즐·게임으로 수학의 개념·원리를 배우는 사고력 수학과 500여 개 주제로 구성된 토론식 수업으로 영재학교와 경시대회에 많은 합격자를 배출해 명성을 얻었다. 초등학생 때는 토끼 공부법(속도 위주의 문제풀이)보다 거북이 공부법(개념과 원리를 깊이 생각하는 힘)을 익혀야 학년이 올라가도 수학과 멀어지지 않는다는 게 그의 교육철학이다. 세계수학올림피아드대회(WMO)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자 교육전문잡지 앤써맘(Answer mom) 사외 편집위원, 융합교육도서 ‘사이언싱 톡톡시리즈’ 기획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박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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