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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규제 완화 약발 한계 … 약 복용보다 체력 키워야

주택시장 회복의 희망을 보았으나 제대로 쏘지는 못했다-. 2014년 한 해를 보내면서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올 한 해 주택 매매거래가 많이 늘었고 가격 변동도 ‘플러스(+)’로 마무리되고 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방과 달리 침체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던 서울·수도권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전국 아파트 거래량이 11월까지 64만여 가구다. 연말까지 70만 가구가량 될 것 같다. 최근 3년 내 가장 많고 2006~2013년 연평균(60여만 가구)보다 10만 가구 정도 늘었다. 거래 증가로 주택시장에 26조원의 돈이 더 돌았다. 서울·수도권은 11월까지 29만9000여 가구로 2006년(43만여 가구) 이후 8년 만에 30만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1월까지 전국 아파트 값이 2.21%, 서울·수도권은 1.68% 상승했다(국민은행). 서울·수도권 상승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 격차 줄어
부동산114는 올해 아파트 분양물량을 28만 가구로 예상하고 있다. 연 30만 가구가량이던 금융위기 수준과 비슷한 실적이다.

이 정도면 올해 주택시장 성적을 평균 이상으로 매기기에 충분하다.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난 듯하다. 그런데 체감 점수는 떨어진다. 최근에 점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다. 11월 거래량이 뚝 떨어지고 가격 상승세가 확 꺾여서다. 서울 아파트 11월 거래량이 8630가구로 2006~2013년 11월 평균(7641가구)보다 많지만 10월(1만1161가구)보다는 20% 넘게 줄었다. 국민은행의 주간 아파트가격 변동률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근 4개월 만인 이달 초 상승세를 멈췄다.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주택시장의 동력이 떨어진 게 분명하다. 금융위기 이후 반짝 기운을 차리다 고꾸라진 경험 때문인지 주택시장에선 깊은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일본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한국감정원이 불안한 심리를 다독거리기 위해 일본과 주택시장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자료를 내기도 했지만 시장의 그늘이 쉽게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 필요 없다. 최근 동향에는 계절적 비수기와 규제 완화 관련 법안 처리 지연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내년 주택시장 환경에 주택 수요를 자극할 요인이 적지 않다. ‘부동산 3법’ 통과 등으로 규제 완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주택시장은 움직이기가 한결 가벼워진다.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줄어들어 공급-수요 관계에서 공급이 불리해진다. 내년 강남권을 중심으로 대거 재건축 이주가 예상돼 지역에 따라서는 공급 부족이 심각할 수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서울에 5만3000가구가 재건축으로 철거돼 없어지는 데 비해 새로 들어서는 집은 4만1000가구로 예상했다.

공급 부족은 전세난을 부채질한다. 서울·수도권의 아파트 전셋값이 11월 말 기준으로 매매가격의 67%까지 올라갔는데 매매값과 전셋값 차이가 더욱 좁혀진다.

새 아파트 공급 감소와 전셋값 상승은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을 재촉한다.

이 때문에 주택산업연구원 등 주택시장 연구기관들은 한결같이 “내년엔 주택시장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최근 나왔다. 연구기관들이 근래 주택시장의 떨어진 맥박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힘이 남아 있다는 말이고,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내년 주택시장 분기점에 설 듯
그렇지만 내년 주택시장을 낙관만 하기에는 위험하다. 규제 완화 법안 처리는 우여곡절 끝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차치해 두자. 내년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체력이다. 지금까지는 규제 완화 약발로 체온이 올라갔고 힘이 들어갔다. 거래 급증과 그럼에도 급등세를 보이지 않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상승률은 시장 초기 회복기의 특징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늘어난 거래는 주택 구입을 생각하고 있던 대기 수요 덕이었다. 이들 수요는 미뤄왔던 주택 구입을 대부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곶감 꼬치의 곶감이 거의 다 없어졌다.

이젠 약(정책)에 면역이 생겨 약으로 주택시장을 일으켜 세우는 데 한계가 있다. 자기 힘으로 일어서야 한다. 주택시장 체력은 수요자들의 구매력이다. 한마디로 경제다. 경제가 좋아지면 주머니가 두둑해지고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도 높아진다. 경제성장과 무관하게 집값만 올라갈 수 없다. 그런데 내년 경제 전망이 밝지 않다. 전셋값이 아무리 비싸고 월세가 부담스럽더라도 빚을 안고 집을 사는 것보다 주거비 부담이 적다면 집을 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체력 회복이 더딘 주택시장은 아직 희망을 쏘지 못했다. 내년 주택시장은 또 다른 분기점에 서게 된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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