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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눈물 많아지는 건 남성호르몬 부족 탓

우리 몸엔 대략 3000가지의 호르몬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80가지 남짓.

‘호르몬 전도사’ 강남세브란스 안철우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48·사진) 교수에게 호르몬은 러시아 목각인형 마트료시카(Matryoshka)와 같은 존재다. 그 신비를 밝히기 위해 한 꺼풀을 벗기면 다시 한 꺼풀이 나와서다. 그는 사람이 서로 제대로 소통하려면 호르몬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인의 행동과 말이 과거와 달라졌다면 십중팔구는 호르몬의 변화에 따른 결과란 것이다. 그는 최근 『아! 이게 다 호르몬 때문이었어?』란 책을 냈다. 호르몬을 주로 다루는 내분비내과 의사로서 “사람들이 호르몬을 어렵게 생각해 좀 더 친숙한 존재로 바꿔주기 위해서” 집필을 했단다. 그와 호르몬을 ‘밥상’에 올려놓고 대화를 나눴다. 그는 “호르몬을 바로 알면 몸이 건강해지고 건강해지려면 호르몬의 소리에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르몬도 ‘황제’가 있나.
“호르몬을 조절하는 최상위 호르몬이 있다. 호감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 행복을 전달하는 세로토닌, 쾌감을 주는 엔도르핀, 숙면을 취하게 하는 멜라토닌 등이 여기 속한다. 이들은 다른 호르몬들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신경전달물질로도 작용한다. 이들 최상위 호르몬은 그 밑에 있는 여러 호르몬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

-남녀 차이는 호르몬 때문인가.
“미국의 소설가 존 그레이가 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란 책은 남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이 큰 줄거리다. 남녀의 행동이나 사고의 차이는 유전자(DNA)나 염색체가 아니라 호르몬이 결정한다. 여자가 되고 싶은 트랜스젠더에게 여성호르몬을 투여하는 것은 그래서다.”

-남성이 나이 들면 여성스러워지는데.
“남성의 남성호르몬은 40대부터 감소한다. 여성의 여성호르몬은 폐경을 맞는 50대부터 급감한다. 그래서 남성은 10년 빨리 여성화된다. 남성이 나이 들면 눈물이 많아지는 것도 바로 남성호르몬이 줄어든 탓이다. 여성은 50대 이후 골다공증·심혈관질환·대사증후군 등이 급증한다. 이는 여성호르몬이란 ‘보호막’이 걷히기 때문이다. 남성호르몬 중 가장 강력한 것이 테스토스테론이라면 안드로겐은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여성호르몬의 주는 에스트로겐, 보조는 프로게스테론이다. 폐경을 맞은 여성 중 일부에게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하는 이른바 호르몬 대체요법을 실시하는 것은 그래서다.”

-여성과 남성호르몬 보충 음식은.
“여성호르몬 보충 음식으론 콩을 추천한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통하는 이소플라본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남성호르몬 보충에 이로운 식품은 리코펜이 풍부한 토마토다.”

-여성들의 ‘대세’ 호르몬이 있다던데.
“갑상선 이상으로 고통을 받는 여성이 크게 늘어나서 그런 말이 생겼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있으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불안을 느끼게 되는데 이런 여성에게 호르몬 치료를 하면 가정이 다시 화목해질 수 있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있으면 우울감을 자주 호소하고 무기력해진다.”

-회춘(回春)호르몬도 있나.
“성장호르몬이 청춘호르몬·회춘호르몬으로 통한다. 이 호르몬은 모든 세포를 성장시키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성장호르몬을 보충하면 키가 커지고 근육이 생기는 등 일시적으로 삶의 활력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암세포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호르몬 치료는 의사의 철저한 관리 하에 이뤄져야 한다.”

-숙면에도 호르몬이 작용하나.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이 수면 호르몬이다. 멜라토닌은 낮에 햇볕을 쫴야 밤에 잘 분비된다. 따라서 낮에 30분 이상 햇볕을 쫴야 밤에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먹어도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면.
“식욕을 증가시키는 호르몬인 그렐린의 영향일 수 있다. 식사를 하면 그렐린이 감소하고 렙틴이 증가해야 하는데 어떤 음식들은 식후에도 렙틴 분비가 잘 안 되고 바로 그렐린이 증가하는 경우가 있다.”

-사랑의 감정에도 호르몬이 관여하나.
“사람은 도파민·페닐에틸아민·옥시토신·엔도르핀이란 호르몬이 적절히 조화됐을 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도파민은 이성을 마비시킨다. 감성적인 호르몬이어서 사랑에 빠지면 도파민 분비가 급증한다. 페닐에틸아민은 사랑이 깊어졌을 때 나온다. 옥시토신은 사랑에 대한 감정을 조절해준다. 연인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 들거나 포옹·키스 등 신체 접촉을 하면 옥시토신이 많이 분비된다. 옥시토신은 엄마가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는 순간에도 분비돼 엄마와 아기의 친밀감을 높여준다. 엔도르핀은 쾌락·오르가슴을 안겨주는 ‘콩깍지’ 호르몬이다. 도파민은 바나나와 콩, 페닐에틸아민은 초콜릿, 옥시토신은 고추에 많이 들어 있다.”

-사랑이 식는 것도 호르몬 탓인가.
“사랑 호르몬의 분비엔 유효기간이 있다. 사랑이 시작된 지 18∼30개월이 지나면 호르몬의 영향력이 거의 사라진다. 하지만 지고지순한 사랑은 호르몬의 유효기간을 뛰어넘는 고차원적인 감정의 발로여서 더 길게 가는 것 같다.”

-호르몬은 오지랖이 넓은 것 같다.
“끼지 않는 데가 없다. 몸은 물론 마음까지도 관장한다. 호르몬의 과잉이나 부족이 당뇨병·만성피로증후군·불면증·갑상선 질환·갱년기증후군·우울증·불안·고혈압·비만까지도 유발한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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