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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장 공사 당장 멈춰도 예산 절반인 610억 사라져

4년 뒤 평창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의 전체 종목 수는 15개(세부종목 98개)다. 이 가운데 봅슬레이(남2인승·남4인승·여2인승), 루지(남·여·더블·팀릴레이), 스켈레톤(남·여) 등으로 이뤄진 썰매 종목엔 9개의 메달이 걸려 있다.

겨울올림픽 분산 개최, 손익 따져보니

 전 세계적으로 슬라이딩 경기장은 캐나다 밴쿠버 등 12곳에 있다. 이탈리아 토리노는 1억 달러를 넘게 들였지만 결국 폐기처분됐고, 일본 나가노의 슬라이딩 센터도 1998년 대회 이후 거의 활용되지 않는 상태다.

다른 나라도 슬라이딩 센터 놀려
종종 세계적인 썰매 선수들이 훈련차 경기장을 활용하기는 한다. 국제루지연맹와 국제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에 등록된 썰매 종목 선수는 5000여 명(루지 1348명, 봅슬레이 2902명, 스켈레톤 1176명)으로 다른 종목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 협회에 등록된 한국 선수는 모두 135명이다.

 슬라이딩 경기장은 알펜시아 리조트 내에 신설된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밝힌 현재 공정률은 12.5%다. 지난 3월 첫 삽을 떴다. 전체 면적은 17만7000㎡로 2016년 10월에 완공 예정이다.

 2012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낸 평창 겨울올림픽 대회시설(경기장, 진입도로)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당초 슬라이딩 경기장 신설에 드는 사업비는 2012년 초 809억원으로 책정됐다. 이후 6개월 만인 2012년 9월, 동계올림픽추진본부는 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해 처음 금액의 150%에 달하는 1156억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시 사업 적정성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 측은 이보다도 더 많은 금액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캐나다에서의 단위 공사비가 추진본부에서 적용한 금액보다 더 많았던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사비는 최고 1425억원으로 나타났다. 2014년 현재 책정된 금액은 1228억원이다. 국고에서 921억원, 강원도가 307억원을 부담한다.

 겨울올림픽을 추진하는 데 드는 전체 사업비도 당초 8조8000억원에서 현재 13조원 규모로 늘어났다. 슬라이딩 센터는 전체 비용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IOC가 썰매 종목 분산을 제안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슬라이딩 센터가 사후 활용도가 가장 낮고 유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조직위원회는 당장 공사를 중단해도 복구비용 등으로 61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사비 전체의 절반에 달한 만큼 비용 절감 효과가 미미하다는 얘기다.

 썰매 종목만 따로 떼어 해외에서 개최할 경우 수익 구조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은 아직 나와 있지 않다. 박건만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홍보전문위원은 “IOC 측에서도 큰 틀에서 전 세계 썰매 경기장 리스트를 주며 분산할 것인지 말지를 내년 3월까지 알려달라고 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익을 나누고 대회를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은 아무것도 나온 게 없었다”고 말했다.

분산 개최 시 수익 배분 방안 아직 없어
분산 개최를 한다고 해도 올림픽 개최명이 바뀔 일은 결코 없다고도 했다. 예를 들어 일본 나가노의 슬라이딩 센터를 쓴다고 해도 ‘평창나가노 동계올림픽’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일본 마스조에 도쿄도지사는 “(만일 평창 올림픽을 함께 개최하면) 선수촌 정비 등으로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나가노에서 봅슬레이 경기를 한다고 하면 누가 자금을 투자하겠느냐”며 공동 올림픽 개최를 반대했다. 그만큼 분산 개최는 상대 도시에도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분산 개최를 할 경우 상대 개최국에서 방송 중계권 및 TOP(The Olympic Partner) 스폰서 등으로부터 얻어지는 수익 일부를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현재 방송 중계권은 IOC 산하 OBS에서 가지고 있으며, IOC는 각 나라에 중계권을 판매하고 얻은 수익의 일부를 개최국에 배분한다. 스폰서 비용도 마찬가지로 개최국에 경기 진행비 등으로 제공된다. 2012년 런던대회 당시 올림픽 마케팅 수익은 8조원이 넘었고, 2014 소치 대회 때는 이 액수가 10조원을 넘었을 거라는 말도 나왔다. 수익 가운데 90%는 IOC 산하 기관과 개최국에 주어지는데, 썰매 종목이 전 종목의 10%임을 고려하면 지원금을 덜 벌 수도 있다.

 다만 슬라이딩 센터를 유지할 경우 매년 31억원(인건비 7억1000만원, 시설유지 보수비 24억6200만원)이 들 것으로 전망됐다. KDI가 밴쿠버 휘슬러 슬라이딩 센터의 사례를 적용한 결과다. 일본 나가노 측도 경기장 유지비용으로 매년 20억원을 쓰고 있다. 하지만 슬라이딩 경기장은 일반인에게 개방해도 운영 수익이 극히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가노도 연 1억원을 벌어들이는 수준이다. 일반 눈썰매장이나 스키장처럼 레저용으로 접근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강원도 “외국 선수 훈련장소로 활용”
이런 가운데 강원도와 조직위원회는 슬라이딩 센터를 레저시설 겸 해외 선수들의 전지훈련 장소로 활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더불어 “분산 개최를 원하는 나라의 분산 개최지 역할을 하면 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슬라이딩 센터의 기본 활용방안은 태릉과 진천 같은 국가대표 훈련소 용도다. 다만 이와 관련해선 정부와 지자체가 말을 아끼고 있다. 국가대표 훈련소가 되면 정부 소유가 되기 때문에 시설 유지보수 비용을 대한체육회와 소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부담하게 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6월 강원도는 “(슬라이딩 센터로 인해) 연간 5억원밖에 손실이 발생하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슬라이딩 센터를 관리할 경우 지자체 입장에서 부담은 훨씬 덜어진다. 하지만 양측은 슬라이딩 센터 사후 활용 방안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썰매 종목은 2014년 소치 대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부각됐다. 스켈레톤 종목에서 윤성빈(20·한국체대)이 한국 썰매종목 역대 최고 순위인 16위를 기록했고, 봅슬레이 2인승에서는 원윤종(29)과 서영우(24·이상 경기연맹)가 18위로 경기를 마쳤다.

 당시 강광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부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009년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봅슬레이편’을 보고 썰매에 도전한 사람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썰매뿐 아니라 모굴스키·스노보드 등 이렇다 할 국내 훈련장이 없던 설상 종목 선수들은 평창 올림픽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 또한 평창 올림픽 경기시설에 대해 나 몰라라 할 수만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재연 기자 queen@joongang.co.kr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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