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앙스트 블뤼테의 기적

   
 
동남 아시아에서 온 외국인근로자들이 인력공단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인천공항에 입국하는 모습은 자주 목격되는 현상이다. 오늘따라 제모와 제복을 차려입은 모습은 상당히 앳돼보인다. “ 참 멀리서 왔습니다”라고 아침 인사를 했더니 매우 반가워하는 표정이다. 많게는 4년, 적게는 2년을 기다려 한국행 티켓을 얻은 모양이다. 한국에 오기 위하여 한국어시험에 응시해 일정한 점수이상이 돼야 만이 입국이 가능하단다. 문득 70년대 초 광부와 간호사를 지망하기 위해 먼 이국 땅으로 파독됐던 어려웠던 시절이 오버랩된다. 독일정부에 차관을 신청했으나 은행에서의 신용보증서가 없어 부득이 파독됐던 광부와 간호사들의 임금을 담보로 하여 겨우 융자를 받기에 이른다. 이를 기화로 융잣돈이 돼 산업개발의 동력으로 한국위상이 발돋움하게 된다. 비단 이것 뿐인가. 열사(熱砂)의 나라 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됐던 한국근로자들의 성실과 인내가 또 다른 한편의 드라마를 창출했다. 한국이미지의 제고, 외환고 증가가 성장동력이 됐다.

앙스트블뤼테(Angstblute). ‘불안’을 뜻하는 ‘앙스트(Angst)’와 ‘개화(開花)’를 뜻하는 ‘블뤼테(Blute)’의 합성어다. 마치 우리 민족이 반만년동안 겪은 930번의 전쟁역사는 전나무의 생애와 유사하다. 기적의 역사라는 말 밖에 없다. 세계 최고급 명품 악기들은 주로 전나무로 만든다고 한다. 생명이 끝날 무렵 전나무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하고 멋진 풍성한 꽃을 피운다. 명멸(明滅)하는 순간에 최고의 에너지를 발산하곤 했다.

앙스트 블뤼테의 기적의 제 1장은 1998년 국난 극복사이다. 외환위기. 영국의 타임지가 5년이 돼도 극복이 안될 것이라고 예언(?)했지만 우리는 보란듯이 3년도 안돼 극복했다. 우리나라의 국가부채가 무려 1천500억 달러에 달했다. GDP 3분의 1이 빚이었다. 우리 모두가 잘 아는 장롱속의 금붙이로 350만명이 참여하여 무려 16만㎏을 모을 수가 있었다. 세계가 놀라워했다. 한국의 롤러코스트적인 역사에 대해 프랑코베라르디라는 이탈리아 사상가는 “대한민국은 지구적 미래의 청사진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 번째로 자랑할 수 있는 게 바로 인내의 극복사이다. 한국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나무 중의 하나는 소나무이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소나무와 관련되지 않은 게 없다. 매년 추석 송편을 빚을때도 솔잎을 넣으면 향기자체가 달라 구미를 돋구는데 그만이다. 심지어 임진왜란 때 거북선의 재질 또한 소나무이었다. 계명대 강판권 교수는 임진왜란을 ‘조선의 거북선과 일본의 안택선(安宅船) 간의 싸움’으로 규정한다. 이는 곧 ‘소나무와 삼나무의 싸움’이기도 했다. 거북선이 소나무로, 안택선이 삼나무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삼나무는 소나무에 비해 무르다. 유명한 서예가인 추사 김정희. 그가 그린 세한도(겨울에 홀로 푸른 소나무)를 보노라면 을씨년스럽기도 하지만 굳센 기상이 엿보인다. 특히 금석학과 서화 방면에서 김정희의 명성은 청나라에서도 높았고, 청나라 지식인들은 그와 교유하기를 희망하기도 했다.

다산 정약용. 전남 강진 18년 유배 때의 저작 권수가 500여권이나 돼 그의 부지런함을 엿볼 수 있다. 동네 주모의 조력덕분에 식생활 걱정은 덜었지만 가족애의 슬픔은 참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수시로 서신을 통하여 자녀들에게 어머니(다산 아내)에게 효도를 다할 것을 주문하기도 하였다. 이런 고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억울함을 왕에게 상소를 올리지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역발상적인 생각으로 창조의 꽃을 피웠다. 애민사상이 가득한 목민심서 등은 그가 지방 수령으로 고을을 다스렸기에 더욱 현실감이 높다. 의학의 성인으로 추앙받는 ‘동의보감’ 저자로 유명한 허준 역시 그러했다. 2년 유배기간 동안 동양 최대의 의서인 동의보감을 완성시켜 후대에게 귀한 자산을 물려주었다. 동의보감은 실사구시의 실증적 학문과 예리한 관찰, 고전에 대한 해박한 학식과 임상경험을 살려 집필하였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끝으로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 긍지이자 강점이다. 게오르규가 지은 ‘한국의 찬가’ 중에 “일본의 지배자들은 연의 제조와 연 싸움을 금지케 하였다. 연을 가지고 노는 한국인은 의젓했다”라고 하였다. 연은 곧 희망의 날개다. 인구 5천만 국가 중 2차 대전 후에 출범한 85개국 가운데서 이스라엘이나 홍콩, 싱가포르 등 작은 국가를 제외하면 한국이 가장 산업화에서 성공한 국가이다.



안승국 인천공항세관 관세행정관



 

[인기기사]

·‘라디오스타’ 유병재 “걸스데이 중에 소진 제일 좋아” 혜리 반응은? [2014/12/11] 

·황보, 아파트 경비원 불만글 구설수 “마음이 뚝 떨어진다” [2014/12/11] 

·‘라디오스타’ 유병재 엄앵란 성대모사에 혜리 ‘박장대소’…MC들 반응은? [2014/12/11] 

·블랙데이 한국, 11번가 블랙프라이데이 맞아 인기 스마트폰 50% 파격 할인 [2014/12/11] 

·‘총각행세 논란’ 에네스 카야 부인 장미윤씨 “정말 극한 상황까지 생각해봤지만…” [2014/12/11] 



<중부일보(http://www.joongboo.com)>

※위 기사는 중부일보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부일보에 있습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