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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항문에 물 넣고 '하얀방'고문 … "미국 수치의 날"



미국 관타나모 수용소의 한 수감자가 미군에 의해 이송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공개된 CIA 보고서에는 CIA가 테러 용의자들에게 행한 고문 실태가 소개됐다. [게티이미지, AP=뉴시스]


테러 용의자 119명 대상 인권 유린
2001년 9·11 이후 부시 정부서 자행
테러단체들 보복 공격 나설 우려
유엔 인권보고관 “책임자 기소해야”

















“미국 수치의 날(America’s day of shame)이다.”



 9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고문 실태 보고서를 놓고 가디언·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은 이같이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정권에서 이뤄진 CIA 고문을 놓고 ‘인권 미국’이 국내외적으로 위기에 몰렸다. 테러 단체들이 고문을 이유로 삼아 보복 공격에 나설 우려까지 제기된다. 미 정부는 해외 공관과 미군에 대해 보안 강화에 나섰다.



 이날 공개된 528쪽의 고문 실태 보고서는 “CIA의 이른바 선진 신문기법은 보고된 내용보다 잔혹하고 야만적이며 법적 한계를 넘어선 데다 핵심 정보를 획득하는 데도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미 상원의 민주당 다이앤 파인스타인 정보위원장이 공개한 보고서는 “CIA는 백악관·법무부·국무부·의회 등에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보고를 피해 이를 가렸다”고 비판했다.



 보고서엔 전통적인 물 고문, 잠 안 재우기, 구타부터 하얀 방 고문, 직장(直腸) 삽입 고문에 이르는 신종 고문 사례까지 망라됐다. 이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이전인 2008년까지 폴란드·루마니아·리투아니아·아프가니스탄·태국 등에 있는 CIA의 해외 비밀 시설에 잡혀 있던 119명의 테러 용의자들에게 가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11월엔 CIA의 비밀 시설에 수감됐던 테러 용의자가 벽과 콘크리트 바닥에 쇠사슬로 묶여 있다가 다음날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강제로 입에 물을 넣는 물 고문은 한 테러 용의자에게 183차례나 가해졌다. 직장으로 물과 음식을 주입하는 고문 기법은 USS 콜 구축함 폭파 혐의자에게 사용됐다. CIA 관계자는 직장을 통한 물 주입을 놓고 “용의자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테러 용의자인 아부 주바이다는 관 크기의 상자에 266시간 동안 갇혔으며 “소리를 지르고 애원했다”고 보고서는 적시했다.



 ‘코발트’로 불린 CIA 해외 구류시설에선 테러 용의자를 테이프로 묶은 뒤 두건을 씌운 채 복도를 끌고 다니며 구타하는 ‘두건 구타’도 행해졌다.



일부 용의자에겐 러시안룰렛으로 위협이 가해졌고, 빗자루 손잡이로 성 고문을 위협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감각을 마비시키는 ‘하얀 방 고문’은 수감자의 머리카락·수염 등을 모두 깎은 채 나체로 흰 조명이 비춰지는 흰 방에 가두고 시끄러운 소음이나 음악을 계속 트는 방법이다.



 보고서는 고문 이후 일부 용의자는 환각·망상·불면증은 물론 자해와 신체 절단을 시도하는 심리적 이상 상태를 보였다고 공개했다. 보고서는 이어 CIA가 일부 언론에 특정 정보를 흘리는 수법으로 여론 조작을 시도했다고도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CIA 발표와는 달리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정보는 고문과 무관한 다른 채널로 얻어졌다”고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당시 CIA의 신문이 법무부의 승인을 받은 적법한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정당화될 수 있다며 ‘불기소 방침’을 공언했다.



 하지만 공화당 인사들의 반발에도 CIA 고문의 충격파는 국제사회로까지 번지고 있다. 벤 에머슨 유엔 대테러·인권 특별보고관은 “미국은 국제법에 따라 고문 책임자를 기소해야 한다”고 발표해 부시 행정부의 책임자들을 국제 재판을 통해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인권 외교에 나선 미국이 인권 법정의 피고로 몰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향후 미국의 인권 외교가 CIA 고문 문제로 중국·러시아 등의 공격을 받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미국 내부적으로는 전 정부와 현 정부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인 데다 국제적으로도 미국의 인권 외교가 중국·러시아 등의 공격을 받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 앞으로도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하선영 기자

사진설명 1=미국 관타나모 수용소의 한 수감자가 미군에 의해 이송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공개된 CIA 보고서에는 CIA가 테러 용의자들에게 행한 고문 실태가 소개됐다. [게티이미지,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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