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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서 시작한 아이스하키, 평창서 8강 가야죠

한국 아이스하키의 2018 평창올림픽 본선 출전 뒤엔 20년간 물심양면 지원한 정몽원 아이스하키협회장의 노력이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헝가리전. [사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오늘(9일) 새벽 5시까지 한국과 네덜란드의 U-20 세계선수권 경기를 인터넷 생중계로 봤어요. 0-2로 지고 있다가 3-2로 역전승했죠. 백지선 감독은 이번이 공식 대회인데, 기를 모아야죠. 유망주들은 평창올림픽 멤버가 될 수도 있고.”

정몽원 아이스하키협회장의 올림픽
‘NHL’ 백지선 감독 영입 등 노력
전례 없던 개최국 자동출전 이뤄
선수들도 달라져 유럽 강호 연파
직접 보면 얼마나 재밌나 알게 돼
경기장 와서 소리도 질러주세요



 정몽원(59) 한라그룹 회장은 ‘아이스하키에 미친 사람’이다. 사재를 털어 안양 한라 아이스하키 팀을 20년 간 유지하며 한국 아이스하키를 떠받쳐 왔다. 지난해 1월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에 당선된 이후로는 ‘아이스하키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삼고초려 끝에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스타 출신 백지선(47)과 박용수(38)를 국가대표팀 감독과 코치로 영입했다. 그리고 지난 9월에는 IIHF(국제아이스하키연맹)으로부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확약받았다. (한국의 세계랭킹은 23위로 12장 뿐인 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출전권을 딸 가능성이 희박했다. 올림픽 아이스하키는 개최국 자동출전권이 없지만 IIHF는 한국의 노력과 열정을 인정해 출전권을 줬다.) 서울 잠실의 한라그룹 회장실에서 정 회장을 만났다.



정몽원 아이스하키협회장은 “아이스하키가 얼마나 재미있는 지는 와서 봐야 안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 평창올림픽 본선행을 이뤄냈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비인기종목 아이스하키에 올림픽은 하늘이 준 기회다. IIHF에선 올림픽 본선에 합당한 경기력을 요구했다. 한국 아이스하키를 끌고 갈 프로그램·계획·재정과 이를 실천할 리더, 즉 감독과 코치가 있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지난해 백지선 감독과 접촉했다. 처음엔 가족이 반대한다며 난색을 표했는데, 나중엔 한국 가서 보고 결정하겠다고 하더라. 어머니가 ‘넌 한 살에 캐나다로 이민왔지만, 한국인 피가 흐른다. 조국을 위해 일을 해보는 건 어떻겠니’라고 말씀하신 게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천군만마를 얻었다.”



 - 백 감독을 영입한 게 결정적이었나.



 “IIHF가 한국의 자동진출권 허가 이유를 설명하며 ‘한국이 지난 4월 고양 세계선수권에서 성적이 좋지 못했다(5전 전패). 하지만 이후 빠른 대처 능력을 보였고, 짐 팩(Jim Paek·백지선) 영입은 한국인 특유의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보여준 것으로 최종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하더라.”



 NHL에서 뛴 동양인은 백 감독과 박 코치 뿐이다. 특히 백 감독은 NHL 우승 반지를 두 개나 갖고 있다. 지난달 대표팀을 이끌고 유로 챌린지 대회에 출전한 백 감독은 “대표선수로서 사명감을 가져라. 모든 걸 기록에 남기자. 감독도, 선수도, 협회도 리포트를 쓰자”고 제안했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 선수들이 백 감독을 신뢰하는 것 같은데.



 “유로 챌린지 1차전에서 헝가리에 졌다. 2차전에서 이탈리아를 페널티 슛아웃 끝에 꺾었다. 폴란드와 3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어떻게 될 것 같냐고 했더니 ‘이깁니다’고 하더라. 왜냐고 물으니 ‘감독님이 이긴답니다’고 하더라. 백 감독은 무슨 일이든 그게 우리 비전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따진 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운다. 백 감독과 박 코치는 연구원 같다. 밥 먹을 때도 하키 얘기만 한다.”



 - 지도자에 비해 선수들의 프로 정신이 좀 떨어지는 것 아닌가.(김연아 남자친구였던 국가대표 김원중의 숙소 이탈 음주 사건에 이어 지난주에는 일본에서 18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의 음주 사실이 드러났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지도를 잘못해서 이런 문제가 생겼다. 하지만 일부를 가지고 전체를 봐서는 안될 것 같다. 대부분 선수들은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대단하다. 선수들에게 선진 기술·전술을 전수하고, 하키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앞으로 선수 선발에 인성도 볼 것이다.”



 - 아직은 우리 수준이 세계 정상권과 격차가 있다. 선수들의 열정을 이끌어 낼 비전이 있나.



 “지난 4월 대표팀 워크숍 때 ‘얼음판에 새로운 지평을 열다(NEW HORIZON ON ICE)’ 는 제목의 비전 체계도를 만들어 내가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1차 목표인 올림픽 출전은 달성했다. 평창올림픽에서 선전(목표는 8강)한 뒤 저변 확대, 인프라 확충을 통해 아이스하키를 인기 스포츠를 만들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 한·중·일 팀이 참가하는 아시아리그가 있다.



 “2003년에 시작해 벌써 12번째 시즌을 맞았다. 한·중·일 8개 팀에다 올해는 러시아도 한 팀이 참가했다. 갈수록 수준이 높아지고 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북한이 참가한다면 좋을텐데 민감한 얘기라서 조심스럽다. ”



 - 20년째 사재를 털어 아이스하키를 지원하는 게 기업 오너로서 부담스럽지 않나.



 “눈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한라 아이스하키 팀을 통해 직원들이 단결하고 소속감이 커졌다. 게다가 올림픽에 나간다고 하니 자부심도 생겼다.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고 우직하게 한 걸음씩 나가는 그룹의 이미지와도 맞다고 본다.”



 정 회장은 “아이스하키가 얼마나 재미있는지는 와서 봐야 안다”며 “경기장에 오셔서 소리도 질러보고, 열정적으로 뛰는 선수들을 격려해 주시면 큰 힘이 되겠다”고 했다. 최근 이슈인 평창올림픽 분산 개최와 관련해서는 “3수 끝에 유치를 했는데…, 윗분들이 잘 결정해 줬으면 좋겠다. 지금은 논란할 때가 아니라 결단해야 할 때”라며 말을 아꼈다.



만난 사람=정영재 스포츠데스크

정리=박린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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