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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이 노획한 '도요토미 황금부채'는 어디에

도요토미의 또 다른 황금부채 일본 오사카성에 전시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황금부채. 조선·일본·명나라 지도가 그려져 있다. 이순신 장군이 노획한 것과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졌다.


“도요토미의 황금부채를 일본 왕실로 가져갔다”는 1909년 9월 23일자 황성신문 기사.
“일본인 세키노 박사가 구(舊) 탁지부의 비밀창고를 열어 그 안에 보관돼 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원형황금부채(圓形黃金軍扇) 중 하나를 일본 왕실로 가져갔다.”

해외 유출 문화재를 찾아서<상>
왜장 가메이가 하사 받은 것 뺏어
선조에게 바친 뒤 비밀창고 보관
1909년 일본인이 일 왕실로 보내
일 궁내청 "금부채 찾을 수 없다"



 1909년 9월 23일자 황성신문의 기사 내용이다. 문제의 황금부채는 임진왜란 때 참전했던 왜장 가메이 고레노리(龜井玆矩)가 도요토미로부터 하사받은 것으로 1592년 당포해전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왜군으로부터 노획한 것이다. 충무공은 이를 다른 전리품과 함께 선조에게 바쳤으며 이후 이 금부채는 조선 왕실 탁지부의 비밀창고 깊숙이 보관돼 있었다고 한다. 이를 일본의 유명 건축가 세키노 다다스(關野貞)가 창고를 뒤져 찾아내 일본 왕실로 보냈다는 것이다.



 본지는 황성신문 기사를 토대로 황금부채의 보존 여부를 일본 왕실 궁내청에 e메일로 문의했다. 일 왕실 측은 처음엔 “존재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회신해 왔다. 이에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건 있다는 의미냐’고 다시 질의하자 “담당자가 문제의 금부채를 찾지 못한다고 한다”고 답장해 왔다. 황금부채의 행방이 묘연해진 것이다.



 이와 관련,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 스님은 8일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노획한 금부채는 그 상징성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혼이 담긴 엄청난 문화재”라며 “당시 전쟁 전리품은 승전국이 갖게 돼 있었으며 게다가 조선 땅에서 노획한 금부채인 만큼 그 소유권은 당연히 한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환 여부를 떠나 이순신 장군이 노획한 금부채가 과연 일본 왕실에 존재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한국 정부의 일차적 의무”라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과 맞붙었던 가메이는 당포해전에서 도요토미의 황금부채를 잃어버리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임진왜란의 와중에 조선 왕조의 보물을 다수 약탈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가 가져간 것은 ‘조선왕진기(朝鮮王陣旗)’ ‘조선왕진우직(朝鮮王陣羽織)’ 등으로 현재 돗토리현립박물관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이 이번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이 깃발과 직물은 가메이 가문에서 지은 돗토리현 조덴샤(讓傳寺)에 보관돼 있던 것으로 절의 기록에는 “가메이가 ‘문록의 난(임진왜란)’ 때 조선에 가서 노획한 물건”이라고 기재돼 있다. 이들 물건은 평소 전시되지 않은 채 소장고에 보관돼 있으며 조덴샤 측 허락을 받아야 관람할 수 있다.



조덴샤의 서면 허락을 얻은 뒤 지난 9월 돗토리현립박물관을 방문해 왕진기 등의 관람을 요청했다. 박물관 측은 소장고에 보관 중이던 왕진기와 왕진우직을 꺼내 보여줬다. 길이 2.27m, 폭 1.16m의 왕진기는 윗부분이 약간 해졌을 뿐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다. 가로·세로 1.4m 크기의 왕진우직도 공작 문양이 선명했다.



 가메이는 도요토미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던 장수였다. 전국시대 맹주인 모리 가문과 싸움을 벌였던 도요토미의 편을 들어 공을 세웠으나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를 미안해한 도요토미가 다른 땅을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류큐(琉球·오키나와의 옛 이름)를 점령해 그 땅의 영주가 되겠다”며 사양한다. 도요토미는 이에 감동해 가메이에게 황금부채를 하사하며 “류큐의 영주에게 준다”는 글을 친필로 써준다. 이순신이 당포해전에서 노획한 게 바로 이 부채다.



남정호 국제선임기자



※이 기획은 언론진흥기금 지원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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