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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 3년, 시험대 오른 박원순 리더십

“성소수자 차별 반대 내용 담은 서울시 인권헌장 제정하라.”(시민단체)



재선 이후 정책 곳곳서 삐거덕
기독교 단체 반대로 인권헌장 폐기
서울역 고가 공원화, 주변 상인 반발
막말 논란 서울시향 문제도 휘말려

 “동성애, 동성결혼 허용 담은 인권헌장 반대한다.”(종교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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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전 9시. 서울시청 신청사 1층 로비는 어수선했다. 지난 6일부터 로비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성소수자 차별반대 시민단체인 ‘무지개행동’ 소속 활동가 40여 명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서울시가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에 대한 합의 실패를 이유로 당초 추진하던 인권헌장 제정을 포기하자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었다.



 그러나 맞은편에선 기독교 단체 회원 10여 명이 ‘동성애 동성혼 OUT’이라 적힌 피켓을 들고 맞불 집회를 벌였다. 월요일 출근길을 서두르던 공무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 앞을 빠른 걸음으로 지나쳤다. 서울시 인권위원회는 이날 “서울시 인권헌장이 확정됐음을 인정하고 선포하라”는 권고를 시에 보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임 3년여만에 시험대에 올랐다. 2011년 재보궐 선거에 승리한 데 이어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이후 추진한 각종 정책들이 속속 암초에 걸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서울시청 로비에서 인권헌장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역고가 공원화가 대표적이다. 박 시장은 지난 9월 뉴욕 출장 중에 철거 예정인 서울역고가를 공중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 직후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남대문시장 상인과 용산·마포·중구 주민 500여 명은 지난 달 24일 시청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남대문상인연합회는 “대체 도로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가를 공원으로 만들면 주변 상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박 시장이 “2016년까지 공원 조성을 끝내겠다”고 일정을 못 박은 것도 문제가 됐다. 주민 의견 수렴을 중시했던 1기 시정과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8일 서울시가 시민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지만 곳곳에서 고성이 오갔다.



 박 시장이 2기 시정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중인 보행친화도시 사업도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조계사 앞 우정국로 일부 차선을 줄이는 방안을 놓고 조계종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다. 박현정 대표의 막말 논란으로 시작된 서울시립교향악단 사태도 골칫거리다. 서울시향 정명훈 예술감독의 예산·인사권 남용 문제로 비화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박 시장이 언론 보도 직전에 박 대표, 정 감독과 따로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 시장에게도 불똥이 튀고 있다.



 서울시와 산하기관 가릴 것 없이 시정(市政) 전반에서 갈등이 부각되고 있는 모양새다. 박 시장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서울시 내부로부터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에선 부채 감축과 뉴타운 해제 등에 방점을 둔 1기 시정(2011년 11월~2014년 6월)과 달리 2기(2014년 7월 이후) 들어 정책 추진에 열을 올리면서 이렇게 됐다는 해석도 들린다. 서울시 한 과장급 공무원은 “정책 드라이브를 걸다보면 찬·반으로 갈리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출신인 박 시장이 ‘정치 지도자’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라는 시각도 있다.



 서울시 의회도 박 시장이 넘어야할 산이다. 박 시장과 같은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수당이지만 서울역고가 공원화 등에선 반대 목소리가 더 많다. 서울시향 내 갈등을 두고선 감독기관인 서울시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한 시의원은 “서울역고가를 끼고 있는 지역구 의원들을 비롯해 공원화 추진을 반대하는 의원이 많다”며 “박 시장이 현장에 나가 주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정책 추진 속도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이은정(단국대 중어중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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