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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모두가 승자 된 울진원전 협상

김수욱
서울대 교수·경영학
지난달 21일 정부와 경북 울진군이 원자력발전소 4기를 건설하기 위한 8개 대안사업에 합의했다. 협상이 시작된지 15년만이다.



 이번 울진 협상도 다른 국책사업과 마찬가지로 많은 굴곡을 겪었다. 1999년 원전 4기 건설 전제로 울진군은 ‘14개 요구사항’을 제시했고, 2008년에는 이를 ‘8개 대안사업’으로 변경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2010년에는 요구사항 일괄타결 조건으로 지원금 5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런 난항과 뒤이은 4년 동안의 긴 협상을 거쳐 지원금 2800억원으로 최종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대화와 타협, 양보와 상생정신이 없었다면 맺어질 수 없는 결실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돌이켜 보면 대형 국책사업은 거의 예외 없이 지연되거나 중단이 되는 진통을 겪어 왔다. 실례로 새만금 간척지 방조제 건설사업, 인천국제공항 건설사업,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유치 등의 사업이 일시 중단되거나 지연되곤 했다. 새만금 방조제는 애초 농지 확보 차원에서 구상되었던 사업이다. 우여곡절 끝에 2010년 4월에 가서야 착공한 지 19년 만에 완공했다.



사업자와 환경단체 사이의 첨예한 갈등으로 장기화한 대표적인 국책사업이다. 1990년대 이후 추진된 인천국제공항 건설사업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을 수 있다. 1992년 11월 첫 삽을 뜬 뒤 8년반이 지난 2001년 3월 29일 개항됐다. 인천국제공항 건설 역시 시민단체와 환경단체의 반대운동으로 차질을 빚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6.4%에 이르는 에너지안보 위기 국가이다. 이번 정부와 울진군의 8개 대안사업 합의는 원전 4기 건설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 원전 4기는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른 국내 전력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들 원전이 건설되지 못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전력부족 사태가 닥칠 것은 불보듯하다. 인천공항이 반대 주장과 달리 당당히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울진군의 원전 4기 건설도 옳은 결정이었음이 장차 증거로 나타날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울진의 8개 대안사업 타결에는 누구보다도 지역주민의 역할이 컸다. 그동안 정부의 대규모 국책사업들은 ‘내 뒷마당에는 안된다‘는 이른바 님비(NIMBY) 현상으로 난항을 겪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울진군 주민들은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스스로 마련하는 시민정신을 발휘했다. 원전과 같은 기피시설을 무조건 반대하기 보다는 지역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실리를 바라 본 것이다.



 정부는 원전, 송전시설 등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새로운 해법을 찾았다. 주민들의 현명한 선택은 지역발전과 삶의 질 향상이란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 주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끌어 낸 윈윈(win-win) 모델이다. 앞으로 삼척과 영덕의 원전건설 추진에서도 모델 사례로 삼아야 한다. 다만 지역에 대한 지원금의 규모가 점차 커져 재정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이다.



김수욱 서울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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