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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대신 내주고 명품 선물 … 의사 158명 관리한 제약사



지난 5일 서울서부지검에서 합 수 단 수사관이 불법 리베이트 관련 증거 자료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올해 초 동화약품 불법 리베이트 사건을 수사하던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단장 이성희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장) 소속 수사관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리베이트 관련 서류를 보다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통상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이름과 입금 계좌명, 입금액이 기재되는 서류 한쪽에 난데없이 ‘원룸 월세’라고 적혀 있어서였다. 조사해 보니 이 회사 영업부서 직원 A씨가 2012년 2월 의사 이모(54)씨에게 자사 의약품 우선 처방을 부탁하며 경기도 평택 소재의 원룸을 얻어 주고, 그해 10월까지 9개월간 매달 40여만원씩의 월세를 대납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동화약품 영업부서는 또 2011년 말 새로 출시된 자사의 알레르기용 복제의약품을 월 100만원 이상 처방한 의사 29명에게는 루이비통 명품 지갑을 사준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를 지휘했던 이성희 부장검사는 “불법 리베이트 과정에서 원룸 월세 대납 건이 적발된 건 처음”이라며 “통상 현금을 계좌로 쏴 주던 옛날 리베이트 관행에서 벗어난 신종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합동 수사단은 이를 포함해 전국 923개 병·의원 의사들에게 50억7000만원 상당의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동화약품과 이 회사 영업본부장 이모(49)씨, 리베이트 대행 에이전시 대표 서모(50)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2008년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처벌법규가 시행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합수단은 또 이들로부터 각각 300만~3000만원씩 금품을 받은 혐의(의료법 위반)로 의사 155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해외로 출국한 의사 3명을 기소 중지했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번 동화약품 사건에선 ‘에이전시 활용’ ‘명품 지갑 증정’ 같은 신종 수법이 대거 적발됐다. 기소된 이 본부장은 서씨 등이 운영하는 에이전시 3곳과 계약을 맺어 총 리베이트 금액 50억7000만원 중 40억원을 대신 전달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직원 3~5명의 에이전시들은 전국 거래처 병·의원들을 상대로 의약품 관련 설문조사지를 돌리고 사례금을 지급하는 형식으로 회당 5만~1000만원까지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0억여원은 의약품 신규 처방 시 현금과 상품권을 사서 입금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됐다.

 김창희 서부지검 차장검사는 “설문조사는 명목상 실시한 것”이라며 “불법 리베이트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번 불법 리베이트는 약국에서 판매되는 일반 의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판매가 저조한 전문의약품(ETC·병원에서 처방해야만 받을 수 있는 의약품) 위주로 이뤄졌다. 동화제약의 전문의약품 연간 매출액(800억~900억원)의 5~6%에 해당한다. 합수단은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동화약품에 대한 판매업무 정지와 해당 병·의원에 대한 면허 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이에 대해 동화약품 측은 “재판이 끝난 후 회사의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 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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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