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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관 3인, 15년간 우직하게 일한 직원일 뿐"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새누리당 지도부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청와대 오찬에서 “소모적인 의혹 제기와 논란으로 국정이 발목 잡히는 일이 없도록 여당에서 중심을 잡아 달라”고 말했다. 오른쪽부터 박 대통령, 김무성 대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나경원 의원. 맨 왼쪽은 서청원 최고위원. [박종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일요일인 7일 ‘정윤회 문건’ 파문의 복판에서 새누리당 인사들을 만났다. 모두 2시간20분간이다. 청와대 오찬 회동 직전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와 30분간 만난 데 이어 61명의 지도부·의원 등과 1시간50분간 오찬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문건에 담긴 내용을 강하게 부인했다. 특히 정윤회(59)씨, 박지만(56) EG 회장, 청와대 비서관 3인방(이재만 총무·정호성 1부속·안봉근 2부속비서관)을 일일이 거론하며 해명했다. 참석자들 사이에서 “대통령이 정씨를 직접 언급한 건 처음 들어본다”고 할 만큼 이례적이었다.

 박 대통령은 정씨에 대해 “오래전에 떠난 사람”이라고 했다. 동생인 박 회장에 대해선 “부부를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떠난 사람과 얼씬도 못하는 사람이 권력 암투를 벌였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박 회장 부부를 언급하면서는 “가족들이 서운해할 수도 있지만 역대 정권의 친인척 비리를 많이 봐 온 나로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참석자가 “그래도 가족은 만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하자 박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의 가족들을 봐라. 모두 불행하지 않았나. 나는 청와대 들어온 뒤 한 번도 가족들을 불러들이지 않았다.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이런 말들이 있는데, 만약 다녀가면 이런저런 얘기가 얼마나 더 많겠느냐”고 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비서관 3인방에 대해선 “(세 사람은) 내 곁에 15년간 있었다. 물의를 일으키거나 잘못한 적이 없다”며 “권력 암투를 벌였다면 계속 있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대표와 이 원내대표와 따로 만났을 땐 “이들은 내가 의원 시절부터 15년간 우직하게 일해 온 직원들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문건 파동에도 변함없는 신뢰를 보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요즘 검찰 수사는 과학적으로 한다더라. 폐쇄회로TV(CCTV) 같은 거 보면 다 밝혀진다”며 참석자들에게 “(별일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중요한 건 두 가지다. 하나는 문건이 유출됐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내용이 모두 틀렸다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날 3인방 중 안 비서관이 행사장 밖을 지켰다. 일부 의원이 “고생이 많다”고 하자 안 비서관은 웃기만 했다고 한다.

 문건 내용이 사실무근이라는 점을 강조하던 중 오찬장에선 웃음도 터져 나왔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누가 실세라느니, 알력이 있다느니 하는 얘기가 있지만 그런 게 없다”며 “그래서 실세를 찾다 찾다 못 찾으니 ‘청와대 실세는 진돗개’란 얘기가 나온다”고 말해서다. 박 대통령 본인도 웃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앉은 헤드테이블에는 김 대표, 이 원내대표, 서청원·이인제·김태호·이정현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앉았다. 김 대표는 인사말에서 “대통령과 우리 새누리당은 한 몸”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에서 “나는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을 반복했다. “겁나는 일이나 두려운 것도 없기 때문에, 여러분과 함께 나라를 잘 만들어 보자는 것으로 살기 때문에 흔들릴 이유도 없고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곤 “제가 왜 대통령이 되려고 했던가. 목적은 분명하다. 오로지 제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그 목적 외에 제 개인 삶의 목적이 없다. 그런 목적 외에 나머지는 다 번뇌”라며 “오로지 나라가 잘되고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살고 있는 제게 겁나는 일이 뭐가 있겠느냐”고 했다. 박 대통령은 “선택을 받아 기회가 주어졌을 때 나라를 위해 모든 걸 바치고 국민이 행복하게 되면 그 이상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우리 모두 언젠가는 세상을 떠야 된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 일을 안 하고 뭘 하겠나. 오로지 그 목적 하나로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새해부터 더 가열하게 해 줄 것을 믿는다”며 “파이팅”도 외쳤다.

 오찬에 앞서 박 대통령이 김 대표, 이 원내대표와 만났을 땐 김기춘 실장과 조윤선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박 대통령은 “예산안이 법정시한 내에 통과 안 될까 봐 신경이 쓰였다. 시한 내 통과시켜 고맙다”고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이어진 오찬에서도 동석한 홍문표 예결위원장에게 “12년 만에 예산을 법정시한 내에 깔끔하게 통과시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상속세·증여세법 개정안에 대해선 “경제활성화를 위한 법으로 통과됐더라면 기업들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오찬 뒤엔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사진 촬영도 했다. 한 의원은 “박 대통령이 ‘예산 통과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과 관계를 잘 유지하셨다면서요’라고 말을 건넬 정도로 최근의 상황을 잘 알고 있더라”고 전했다.

글=이가영·천권필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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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