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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관 처조카로 문건 등장한 김씨 "정윤회 만나려면 7억원 준비해야"

‘내가 정윤회 비서실장을 잘 아는데 요즘 정윤회를 만나려면 7억 정도를 준비해야 한다며 친분 과시.’

 박관천 경정이 청와대 공직기강비서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올해 1월 작성한 ‘정윤회 동향’ 보고서 첫 페이지 중간 부분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정씨와 ‘십상시(十常侍) 회동’을 적시한 단락 바로 아래 특수문자(※) 표시와 함께 적혀 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세계일보는 이 부분을 검게 가린 채 보도해 발언 주체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이 인사가 박 경정에게 십상시 회동의 존재를 알린 제보자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7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문건의 가려진 부분에는 ‘지난해 숨진 송재관 전 육영재단 어린이회관 관장의 처조카 김OO’이라고 실명이 적혀 있다. 송 전 관장은 고(故) 육영수 여사의 이종사촌 동생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박지만 EG 회장에게는 외당숙이 된다. 1990년대 어린이회관 관장을 지냈다. 실제로 김씨가 박 대통령의 친인척이라면 비밀 회동을 포함한 정씨의 동향에 대해 알 수도 있다. 실제 이런 사정을 박 경정에게 제보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세계일보 보도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가 김씨 소환 조사를 검토하는 이유다. 본지는 모 조선업체 임원 출신인 김씨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재만 총무비서관을 포함한 청와대 인사들은 “대통령 주변에 외당숙의 처조카가 있다는 얘기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청와대 관계자는 “박 경정이 대통령 친인척 사기를 치는 사람을 앞세워서 문건을 작성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송 전 관장의 아들도 본지 통화에서 “김씨는 사돈의 팔촌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먼 친척”이라며 “김씨의 부인이 외가 쪽(송 전 관장의 부인 집안) 먼 친척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송씨는 이어 “김씨가 2012년께 갑자기 아버지를 도와주겠다면서 찾아와 만났는데 박지만씨 등에게 접근하려던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송씨는 또 “아버지는 정윤회씨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고 했다. 김씨가 잘 알고 지낸다는 정씨를 송 전 관장은 멀리했다는 증언이다.

 이와 관련 문건을 작성한 박 경정은 검찰 조사에서 “정씨 스폰서 역할을 해온 기업인 출신 A씨로부터 문건 내용을 제보받았다”며 “A씨는 당시 ‘십상시’ 모임에 동석했다고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와 A씨가 동일 인물인지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유정·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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