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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친구 가수 안치환이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안치환
경기도 용인시 흥덕구에 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파트 거실에는 방명록이 놓여 있다. 가끔 지인들을 집으로 초청할 때면 여기에 글을 적도록 한다. 남 지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충고할 것은 없는지 등이다. 방명록은 지난 7월 도지사 취임 직후 갖다 놓았다. 지금까지 10여 건 글이 남았다.

 남 지사는 “집에까지 오는 건 막역한 사람들”이라며 “솔직한 얘기를 듣고 스스로를 고쳐나가려고 방명록을 놓았다”고 말했다. 최근 가정에 불행을 겪어서인지 가장 뇌리에 남는 방명록 글귀는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라고 한다.

 알려졌다시피 남 지사의 선친은 고(故) 남평우 전 한나라당 의원이다. 선친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경기도에서 버스 회사와 지역 언론을 운영했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남 지사는 84학번으로 연세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하면서 혼란을 겪었다. 학생운동이 한창이던 당시 아버지는 “데모하면 부모의 인연을 끊겠다”고 했다. 일단은 공부에 전념했다. 하지만 사회복지학 전공으로 현장에 나가 어려운 이들을 대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학과 친구가 한마디했다. ‘광야에서’를 부른 가수 안치환이다. 남 지사는 안치환이 이렇게 말한 대목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경필아, 저기 신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시대는 우리에게 행동을 요구한다.” 남 지사는 “그때 치환이는 나를 정말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안치환과는 지금도 계속 연락하는 사이다. 최근 안치환의 대장암 투병 소식을 들었지만, 간다 간다 하면서도 신임 도지사로서 일정에 치여 만나지 못하고 있다.

 대학을 마친 뒤 잠시 아버지 회사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 미국에서 유학하던 중 1998년 아버지가 심장병으로 별세하자 귀국해 33세로 보궐 선거에서 당선됐다. 그는 “장례 마지막 날 ‘뒤를 이어 정치를 해라’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어머니가 전해주셨다”고 했다. 이후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까지 내리 5선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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