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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북부에 7000억 투자해 K-패션빌리지 세울 것"

남경필(49·사진) 경기도지사가 경기 북부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동두천·양주·포천시 방면에 7000억원을 들여 ‘K-패션빌리지’를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헤이리 같은 창작 공간을 만들어 디자이너 수백 명이 들어와 살게 하고 디자인 학교를 짓겠다고 했다.


포스트잇은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도청 일선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창구다. 직원들이 적은 아이디어나 건의사항을 붙여놓고 틈날 때마다 읽어보면서 필요하다 싶으면 채택한다. 간부들과는 자주 회의하지만 직원들 생각을 접할 기회는 적다는 판단에 ‘포스트잇 벽’을 만들어 놓았다. [김상선 기자]

“경기도를 경기북도와 경기남도로 쪼개자고? 그러면 오히려 북부에 이롭지 않다.”

 남경필(49) 경기도지사가 이런 의견을 밝혔다. 최근 나도는 ‘분도(分道)론’과 관련해서다. 경기도를 나누자는 분도론은 주로 북부지역에서 나왔다. 지금까지 성남·수원·용인 같은 남부 위주로 개발이 이뤄져 북부가 상대적으로 손해를 봤으니 경기도를 분할해 북부가 개발되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남 지사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도를 나누는 게 북부에 불리하다”고 했다. 이유는 “남부에서 거둔 세금으로 북부 개발에 투자할 여지가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북부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임기 동안 7000억원을 들여 패션·디자인산업 클러스터인 ‘K(코리아)-패션빌리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K-패션빌리지란 어떤 곳인가.

 “고급 패션 제품을 디자인하고 상품화하는 단지다.”

 -패션타운인 서울 동대문과 비슷하게 들린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동대문은 ‘럭셔리’와 거리가 있다. 저가 패션 이미지가 강하다. 그래서 역량 있는 독립 디자이너가 오지 않는다. 훌륭한 디자이너가 부족하 니 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힘든 굴레에 빠진다.”

 -K-패션빌리지에 디자이너를 모을 수 있을까.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와 손잡고 우선 디자이너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겠다.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처럼 모여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디자인스쿨과 디자인을 상품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센터도 두겠다.”

 -구체적으로 장소를 정했나.

 “동두천·양주·포천시 쪽에 짓는다는 방침만 있다. 세 곳 중 한 곳에 만들 수도 있고, 디자인스쿨과 비즈니스센터, 디자이너들의 창작공간을 각각 다른 도시에 나눠 조성할 수도 있다. 부지는 내년 3~4월께 결정한다.”

 -7000억원을 투자할 여력이 있나.

 “민간과 함께 투자한다. 구상은 대략 경기도가 3000억원, 민간이 4000억원 정도다.”

 -민간이 그 정도를 투자할 것 같은가.

 “충분히 가능하다. 헤이리를 봐도 그렇다. 약 50만㎡ 부지에 300여 명 예술가들이 1000억원가량을 투자해 자기들 마을을 만들었다. K-패션빌리지에도 디자이너들이 이 이상 모일 거다. 그뿐 아니다. 패션 물류센터도 들어선다. 역량 있는 디자이너들의 제품이 양산되면 물류센터는 대기업들이 투자하리라 생각한다.”


 -경기도 몫 3000억원을 투자할 여력은 있나.

 “올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 1조원 정도 세금이 더 들어왔다. 일단 올해는 사업을 벌이지 않고 그 돈으로 빚부터 갚았다. 경기도교육청에 줘야 할 교육환경 개선 부담금 2400억원을 비롯해 시·군·구에 줘야 할 돈 등 8300억원을 갚았다. 재정이 탄탄해져 여유가 생겼다.”

 화제를 ‘연정(聯政)’으로 바꿨다. 남 지사는 4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추천한 이기우(48) 전 민주당 국회의원을 사회통합부지사로 임명했다. “야당과 협의해 정책을 만들고 행정을 펼치겠다”는 뜻에서 부지사 한 자리를 내줬다. 이 부지사는 여성·복지·환경국과 대외협력 업무를 맡고 있다.

 -이 부지사를 어떻게 평가하나.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해 잘 안다고 할 수는 없다.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하는 사이로 봐 달라.”

 -새정치연합이 다수인 경기도의회의 공격을 막으려고 그쪽이 추천하는 부지사를 앉혔다는 시각이 있다.

 “연정은 예전부터 생각했다. 한때 국회에 망치·쇠사슬 등이 등장하지 않았나. 외국에까지 알려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범이 됐다. 일단 ‘국회선진화법’이란 주사를 놔서 폭력은 없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응급조치다. 중병에 걸린 정치를 제대로 치료하는 데 필요한 게 여야가 서로 협의하는 거다. 그게 연정이다.”

 -새정치연합 쪽에서 경제투자실 같은 핵심 부서는 넘기지 않았다는 불만도 있다.

 “일단 중요한 복지·사회통합 분야와 관련해서는 예산·인사권을 전부 넘겼다. 경제투자 쪽 일도 협의해 결정해 나가겠다.”

 -연정이라는데 경기도는 무상급식을 지원하지 않는다.

 “전임 지사 때부터 그랬다. 대신 한 해 친환경급식비 475억여원을 지원한다. 급식에 유기 농산물을 사용토록 친환경 농가에 직접 준다. 농가는 그 대가로 유기 농산물을 일반 급식 재료와 같은 값에 학교에 공급한다.”

 -노선이 다른 이재정(68) 경기도교육감과 갈등이 있을 것 같다.

 “그렇지 않다. 무상급식을 분담하기 어렵다고 했더니 이해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다른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오전 9시 등교와 관련해 맞벌이 부부가 불편을 겪는다. 그런 부모를 위해 0교시 ‘크리에이티브 클래스’를 만들고 지원할 생각이다. 사정상 일찍 오는 학생들이 예체능 같은 취미·특기활동을 하는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클래스는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도 있다. 교사로 전문성 있는 경력 단절 여성들을 채용할까 한다.”

 남 지사는 올해 집안일로 고심했다. 이혼했고, 큰아들은 군에서 후임병을 폭행·추행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와 관련, “가족 일로 근심이 많았는데…”라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남 지사는 “내 불찰”이라며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얻은 것도 있다고 했다. 그는 “아들과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며 “정직하게 자기 죄를 고백한 아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수원=임명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광둥성 당서기 후춘화 만난 남 지사 남경필 경기지사(왼쪽)가 6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제1회 한·중 창의문화산업 포럼’에서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당서기를 만났다. 후 서기는 ‘리틀 후진타오’라고 불리는 차세대 지도자다. 남 지사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에게 그를 소개받아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의원 시절인 지난 3월에도 광저우를 찾았는데 후 서기가 “친구를 만나 기쁘다”고 반가워하자 “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뒤 또 오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지사가 돼 후 서기를 다시 만났다. [사진 경기도]


[남경필의 포스트잇] 직원 건의사항 수백 장 회의실 붙여놓고 반영

경기도청 남경필 지사의 회의실 한쪽 벽에는 포스트잇 수백 장이 붙어 있다. 도청 직원들이 아이디어나 건의사항을 적어 놓은 포스트잇이다. 직원들과 함께 회의할 때마다 “하지 못한 말이 있으면 적어 달라”고 해서 비서들이 받아다 붙여 놨다. 남 지사는 틈나는 대로 포스트잇을 읽어 본다. 눈에 띄는 내용이 있으면 제안자에게 전화해 “기획안을 만들어 보라”고 지시한다. 남 지사는 “회의 때 발언하지 못하는 직원이 많고, 직원 아이디어가 결재 과정에서 묻혀 버리는 일도 적지 않아 ‘포스트잇 아이디어 개진’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트잇을 통해 근무여건 개선이 이뤄지기도 했다. ‘실·국장 회의를 오전 8시에 하는 바람에 준비하는 부하 직원들이 너무 일찍 출근해야 한다’는 내용을 읽고 실·국장 회의를 오전 9시로 한 시간 늦췄다. ‘임신한 직원은 몸을 굽히기 어려우니 엉덩이를 살짝 걸치고 앉는 스탠딩 체어가 있었으면 한다’는 의견 역시 바로 들어줬다.

 부임 후 회의실도 싹 바꿨다. 원래는 큰 원탁 둘레로 팔걸이가 달린 푹신한 1인용 소파 13개가 놓여 있었다. 남 지사는 그 대신 8명이 둘러앉는 사각 테이블에 팔걸이 없는 나무의자를 놓고, 그 뒤편에 같은 의자 20여 개를 더 갖다 놨다. 남 지사는 “간부뿐 아니라 뒤편 의자에 실무자까지 전부 앉아 바로 토론해야 빠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어 이렇게 회의실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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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