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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교육도 치료의 한 과정 … 진료시간 길어져도 꼭 필요"

분당제생병원 소화기내과 박주상 교수는 남들이 번거로워 기피하는 치료도 마다하지 않는다. 사진은 경피경간 담도내시경 시술 모습. 사진=신동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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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결과를 결정짓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우선 의사의 실력이다.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로 정확히 진단하고, 환자에 맞는 치료법을 적용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의사도 혼자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환자의 협조가 필요하다. 환자가 치료 계획을 제대로 따르지 않으면 훌륭한 비방도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치료는 의사와 환자의 합작품으로도 불린다. 분당제생병원 소화기내과 박주상 교수는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법을 제공하면서 환자 스스로 악화 요인을 고치도록 해 치료율을 높인다. 정석을 무시하지 않는 치료, 그리고 환자와 함께 호흡한 결과다.

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범인을 쫓는 수사 과정과 같다. 첫 단추는 현장 분석(문진)이다. 환자의 상태를 듣고 확인하는 과정이다. 그 다음은 사건의 단서 찾기다. 청진과 촉진을 통해 질환을 추정한다. 이후 수사 계획(진단과 치료 설계)을 세운다. 진단을 위한 계획은 각종 검사를 말한다. 마지막 치료 계획은 투약·시술·수술 등 처방을 내리는 것이다. 범인(질환)을 확신하고, 수사망을 좁히는 과정이다. 하지만 마지막 범인을 잡는 치료 전략에 박주상 교수만의 남다른 처방이 추가된다. 환자에 대한 교육이 그것이다. 질환이 악화되거나 재발하지 않도록 설명하는 것이다. 범인이 도주하지 않도록 퇴로를 완전 차단한다는 전략이다. 의대 시절 배우고 수련 과정에서 몸으로 체득한 결과다. 의무기록도 이 순서대로 이뤄진다.

범죄 수사과정처럼 진료

박주상 교수는 “원래 이것이 치료의 정석이다. 하지만 3분 진료가 보편화된 현실에서 환자 교육은 늘 간소화되거나 생략돼 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환자가 병원을 다시 찾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운동이나 식생활 습관을 교육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박 교수의 외래 진료는 오래 걸린다. 아무리 단순한 질환이라도 교육에만 10분 이상을 투자한다. 그는 “환자가 병을 이해하면 불안감이 없어진다. 환자 교육은 원래 의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한때 역류성식도염 앓아

그가 교육에 더 충실하게 된 데는 계기가 있었다. 직접 환자가 돼 본 경험이 있었던 것. 그는 한때 역류성식도염을 앓았었다. 급체를 하고 밥을 거의 먹지 못했다.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기운도 떨어졌다. 병원에 입원해 보니 서운한 점이 많았다.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박 교수는 “의사는 대체로 아프지 않아 환자 입장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며 “그때 이후로 환자가 원하는 것이 뭘까를 더욱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요구사항을 채워주는 것이 좋은 의사라는 지론도 생겼다. 환자는 통증부터 가라앉혀 주기를 원하지만 의사는 진단을 위한 검사가 우선이다. 이렇게 당연시하던 패턴을 바꿨다. 검사를 조금 나중에 하더라도 환자가 원하는 것부터 해결한다.

과잉진료도 하지 않는다. 박 교수는 “환자가 얼마나 아프면 병원에 오겠나. 소중한 몸을 의사에게 맡긴다는 것은 자동차나 컴퓨터 수리를 맡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환자는 심사숙고하고 병원에 오므로 진정성을 갖고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류성식도염 전문가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직접 앓게 되니 더 관심을 갖고 공부한 것이다. 이제 그는 의사를 대상으로 역류성식도염에 관한 교육을 한다. 진단까지 오래 걸리는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고령 환자 부담 없게 시술

박 교수는 경피경간 담도경 시술(피부를 뚫는 시술)을 많이 하는 의사 중 한 명이다. 간에서 분비되는 담즙은 담도를 타고 내려와 쓸개에서 농축된다. 이 과정에서 담석이 생긴다. 담석이 담도를 막으면 담관염, 쓸개 출구를 막으면 담낭염을 일으킨다.

담석이 커지면 간염과 간농양까지 악화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식도에서 위·십이지장을 통해 담도로 접근하는 경구적 담도내시경을 적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경피경간 담도내시경으로 바뀌었다. 피부와 간을 뚫고 직접 접근하는 방식이다. 바늘로 찔러 조영제를 주입한 뒤 가는 담도를 따라 관을 삽입해 담즙을 빼준다. 그리고 풍선 카테터로 협착 부위를 확장한다. 이후 1~2주 뒤 내시경으로 전기수압쇄석술을 시행해 담석을 부순다. 전기에너지가 식염수를 통해 파동에너지로 바뀌어 담석을 부수는 원리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수가가 낮아 대학병원에서는 잘 하지 않는 시술이다. 담도 접근이 기술적으로 어려워 노동력과 노하우가 필요한 치료다. 80% 이상은 협착이 재발하지 않는다. 병원에서는 보통 항생제를 주거나 수술을 한다. 박 교수가 경피경간 담도경을 시술하는 것은 고령 환자를 위해서다. 수술은 복강경으로 하더라도 전신마취를 해야 하므로 고령 환자는 받을 수 없다.

내시경의 많은 경험 때문에 그는 대한췌담도학회 정책질관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내시경 역행 췌담관조영술(ERCP)의 질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만들었다. 이 시술을 배운 소화기내과 의사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무분별한 시술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ERCP 시술 대상을 표준화하고, 환자 동의 등 시술을 하기까지 필요한 절차를 명문화했다. 박 교수는 내년 초 정식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어떤 시술이 명의만 하는 것보다 많은 의사가 함께 공유해야 결국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냐”며 “가이드라인은 과잉진료를 막으면서 시술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의사·환자 모두를 보호하는 도구”라고 말했다.

췌담도 전문 박주상 교수에게 듣는 알짜 건강상식
“50세 넘어 갑자기 당뇨병 걸렸다면 췌장암 의심해야”


의학 정보는 넘쳐나지만 필요한 정보는 찾기 힘들다. 박주상 교수에게 꼭 알아둬야 할 의학 상식을 들어봤다.

췌장암 증상 나타나면 치료 때늦어

췌장암은 증상이 없다. 증상이 왔을 때는 이미 늦은 시기다. 췌장암 환자의 10% 정도만 수술이 가능하다고 할 정도다. 그래서 췌장암 5년 생존율은 8.7%에 불과하다. 췌장암은 드러나기 전에 당뇨병을 유발한다.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6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당뇨병이 있는 환자의 발생빈도가 2.2배 더 높았다. 췌장암 환자는 암이 생기기 1~2년 전에 당뇨병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바꿔 말하면 당뇨병 가족력이 없는데 50세가 넘어서 갑자기 당뇨가 생기면 1~2년 안에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얘기다. 그런데 당뇨병으로 병원을 찾으면 당뇨 치료만하게 돼 놓칠 수 있다. 6개월~1년마다 한 번씩 췌장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만성위축성위염 치료할 병이 아니다

위내시경 검사에서 가장 빈번하게 진단되는 것이 만성위축성위염이다. 위염이라고 진단되니 병원에서는 위염 약을 준다. 위산분비억제제나 위점막보호제를 주지만 만성위축성위염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다. 증상을 일으키는 진짜 위염은 아니라는 얘기다. 따라서 치료할 만한 병이 아니다. 만성표재성위염, 미란성위염도 마찬가지. 위가 헐거나 위에 빨갛게 발적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표면이 거친 음식을 먹거나 해도 이런 발적이 생긴다. 음식을 먹지 않는 이상 지속된다. 증상도 없고 경미한 것이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위염으로 여기는 대부분이 역류성식도염

환자가 증상을 느끼고 위염이라 생각하는 것 중 많은 경우는 역류성식도염이다. 소화불량·속쓰림 등의 증상이다. 정확히는 비미란성 역류성식도염이다. 이 경우는 약을 먹어야 한다. PPI(프로톤펌프억제제) 고용량을 써야 좋아진다. 위내시경은 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식도·위·십이지장을 모두 보는 것이다. 하지만 위내시경 검사 시 식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놓칠 수 있다. 식도의 미세한 변화를 잡아내야 한다. 위는 점액이라는 보호층이 있어 위산을 견딜 수 있지만 식도는 점액이 없고 점막도 얇아 위산이 조금만 넘어와도 불편해진다. 식도를 제대로 보지 않고 위의 발적을 보고 위염으로 진단하기 쉽다.

류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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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