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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금요일] 스웨덴 공주 남편도 육아휴직 … 여성 일하기 편해야 출산 늘어

지난해 12월 스웨덴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빅토리아 왕세녀의 남편인 바스테르고틀랜드 공작(다니엘 왕자·사진 왼쪽)이 딸 에스텔 공주와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들고 있다. 다니엘 왕자는 지난해 하반기 육아휴직을 하고 손수 딸을 돌봤다. [사진 스웨덴 왕실]


스웨덴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빅토리아(37) 왕세녀는 남편 바스테르고틀랜드 공작(41·다니엘 왕자)과의 사이에 딸 하나가 있다. 올해 두 살인 에스텔 공주다. 스웨덴 왕실에서는 왕세녀의 남편을 왕자라고 호칭한다. 에스텔 공주는 태어난 첫 해의 절반은 엄마, 나머지 기간은 아빠 손에서 컸다. 빅토리아 왕세녀는 출산 이후 6개월간 출산·육아휴가를 받아 그 기간에 왕세녀로서 공식적인 대외 업무를 중단한 채 에스텔 공주를 손수 키웠다. 이후 남편에게 ‘육아 바통’을 넘겼다.

북유럽의 저출산 해법
스웨덴 양성평등 정책관 인터뷰
1970년대 스웨덴, 한국처럼 저출산
여성 고용 늘리려 양성평등 정책



 지난해 여름 다니엘 왕자는 육아휴직에 들어가면서 “어렸을 때 내 아버지가 나에게 해주셨던 것처럼 딸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 휴직을 한다”고 말했다. 올 8월 에스텔 공주는 공립 보육시설에 들어갔다. 언론은 “공주를 평범하게 키우고 싶어하는 왕세녀 부부가 스웨덴의 평범한 부부와 같은 육아 방식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스웨덴은 한국 정부가 부러워하는 두 가지가 있다. 높은 출산율과 여성 고용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발표한 출산율(2012년 기준)에 따르면 스웨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은 1.91명이다. 유럽 최상위권이다. 아일랜드(2.02명)·프랑스(2명)·영국(1.92명)만이 근소한 차이로 앞설 뿐이다. 여성 고용률(25~54세)은 82.5%로 OECD 1위다.



 한국 출산율은 1.3명(2013년은 1.19명), 여성 고용률은 61.2%다. 두 지표 모두 OECD 회원국 2~3개 국가를 빼면 사실상 꼴찌다. 출산율과 여성 고용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스웨덴을 우등생으로 주목하는 이유다.



 스웨덴 정부기관인 평등옴부즈맨의 안샬롯 칼레르스티그(아래 사진) 정책개발관은 지난 2일 “일과 가정을 모두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양성평등 및 일·가정 균형 정책이 저출산과 낮은 여성 고용률 문제의 해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주한 스웨덴 대사관과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주최한 ‘함께 이루는 일·생활 퍼즐 맞추기’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스웨덴 양성평등 정책관
 -양성평등 정책이 자리 잡게 된 계기는.



 “스웨덴도 1970년대에는 지금 한국 상황과 비슷했다. 출산율이 떨어져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경제·사회 위기가 예고됐다. 양성평등 정책은 더 많은 여성을 노동시장에 끌어들이려는 동기에서 개혁 드라이브가 걸렸다.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여건이 돼야 여성도 밖에서 일을 해서 소득을 올리고 세금을 내고 세금을 바탕으로 복지제도를 유지할 수 있다.”



 -사회적 논의는 어떻게 진행됐나.



 “남성을 가정의 주 소득자, 여성을 돌봄자로 규정한 남녀 역할을 바꾸지 않고서는 경제와 복지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고등교육을 받은 국민의 절반이 여성인데 남성만 고용해서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기업도 깨달았다. 남녀 모두 일하고 남녀가 함께 가정을 돌보는 것을 이상적인 부부상으로 설정하고 맞벌이를 장려했다. 이런 달라진 부부상에 맞게 제도를 정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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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점을 둔 정책은.



 “육아휴직을 확대하고 수준 높은 공공 보육시설을 운영했다. 스웨덴은 40년 전 세계 최초로 6개월의 유급 육아휴직제도를 도입했다. 부부가 급여의 80~90%를 받으며 집에서 아이를 돌볼 수 있게 해줬다. 급여는 사회보험인 부모보험에서 지급한다. 엄마뿐 아니라 아빠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의미에서 ‘부모휴직’이라고 불렀다. 부모휴직은 80년대에 15개월로 늘렸다. ”



 -남성의 휴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95년 ‘아버지의 달’을 도입했다. 휴직기간 15개월 중 1개월을 아버지에게 배정했다. 2002년엔 부부가 각각 2개월 이상 균등하게 나눠쓰면 휴직기간을 1개월 더 줬다. 올해부터는 부부가 각각 최소 3개월씩 쉬면 2개월이 추가된다. 부모 휴직자 중 남성 비중이 74년 0.5%에서 올해 24%로 늘었다.”



남성의 육아휴직 비중은 노르웨이 80%, 독일 20%, 한국은 3%이다.



 - 그 밖에 주력한 정책은.



 “결혼한 부부도 소득세를 분리 과세했다. 부부가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것을 유리하도록 한 것이다. 아이가 아파도 부부가 질병휴가를 쓸 수 있게 해 아이를 키울 때 맞닥뜨리는 작은 고민까지 풀어줬다. ”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정책들인데.



 “그렇다. 예산과 국가의 의지, 모두 중요하다. 국민은 많은 세금을 부담하되, 일하는 사람도 가정과 자녀를 제대로 돌볼 수 있게 지원해주는 서비스로 되돌려받는 것이다. 여성이 자녀 양육을 이유로 일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면 고용과 출산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로 갈 수 있다.”



 실제로 40년 전과 비교하면 출산과 여성 고용에 대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80년대엔 출산율이 높은 나라는 여성 고용률이 낮았다. 2012년엔 출산율이 높은 나라가 여성 고용률도 높은 것으로 바뀌었다.



 이 같은 현상을 분석한 윌렘 아데마 OECD 사회정책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과거엔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전념하느라 여성이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출산율이 높은 국가에서는 여성이 일과 육아 중 한 가지를 선택할 필요가 없어져 고용률도 높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주최한 ‘출산율 변화와 가족정책’ 세미나에서 한국 출산율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지나치게 긴 근무시간 등 노동시장 관행과 사회 문화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남녀 모두 일하는 시간이 OECD 국가 중에서 헝가리 다음으로 길다. 그는 OECD 보고서를 통해 “여성에게 아이를 더 낳으라고 설득해서 될 일이 아니다. 남성과 여성 모두의 근로 환경을 바꾸고 육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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