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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을 토론의 장으로 … 나도 두 아들과 야구판정 놓고 대화

4일 오전 국회를 방문한 마이클 샌델 교수는 “유럽에서 경제민주주의를 논하면 좌파 딱지가 붙여진다. 한국이 지난 대선에서 여야 모두 경제민주화를 논의했다는 것 자체가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뉴시스]


정치철학자인 마이클 샌델(61) 하버드대 교수가 4일 한국의 국회와 대학을 찾았다. ‘정의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하는 기관들이다. 그는 숭실대 한경직기념관 대예배실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의, 시장, 그리고 좋은 사회’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샌델 교수는 “정의란 무엇인가란 질문에는 절대적인 하나의 답은 없다”며 “다양한 도덕적 상황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며 해결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통선(善)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토론과 설득 과정에서 형성되며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훈련하고 현실 문제에 참여해야 한다”는 거였다.

마이클 샌델 교수 6번째 방한
대화 능력 어렸을 때부터 키워야
한국 경제민주화 논의 좋은 징조



 3일 방한한 샌델 교수는 5일 출국한다.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여섯 번째다. 그는 또 “시민들은 정치가 정의·공공선 등 큰 주제를 다루기를 바라지만 실제 전 세계에서는 자신의 주장만을 외치는 샤우팅(shouting) 정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시민사회 내에서 공동체를 만들어 정치인들이 놓치기 쉬운 도덕·정의 등의 큰 주제에 대해 상기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샌델 교수는 가족간의 저녁시간을 토론의 장으로 만들 것을 권하기도 했다.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젊은 층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다. 그는 2명의 아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학교에서 있었던 야구경기 판정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고 소개했다.



 이날 강의는 하버드대에서 진행했던 방식대로 도덕적 딜레마를 던지고, 청중들에게 마이크를 넘겨 말하게 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당신이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차의 기관사라고 가정하자. 그대로 가서 철로 위에서 일하는 인부 5명을 희생시킬 것인가. 우회철로로 기차를 몰아 1명만을 죽일 것인가.”



 토론에 빠져든 1500여 명의 청중은 샌델 교수의 농담에 손뼉을 치기도 했다. 샌델 교수는 “내 역할은 정의와 평등 같은 주제에 대한 토론과 담론을 고무하고 영감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도덕과 윤리·가치 등 큰 공공담론(Public Discourse)에 대해 토론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열정을 느낀다”며 “한국에서 진행되는 경제민주화 등의 논의는 미국에서 진행되는 담론을 훨씬 뛰어넘는 높은 수준의 논의”라고 밝혔다.



지난달 재출간한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의 한국어판 서문에서 그는 “정의에 관해 공개적인 논의가 활발한 것은 성숙하고 자신감 넘치는 민주주의의 징표”라며 한국을 ‘젊은 민주사회’라고 평가했다.



 숭실대 강연에 앞서 샌델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았다.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의 초청으로 여야 의원들과 대담을 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정갑윤·정병국·홍문종·김세연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전순옥 의원 등이 참석했다.



 샌델 교수는 ‘정치의 위기’를 지적하며 ‘공공담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은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데, 정치에 굉장히 큰 실망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과 미국에 국한된 게 아니고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답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공공담론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꿀 수 있는지의 여부”라고 말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사회적 담론의 형성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뜻이다.



 샌델 교수는 “(공공담론의 확장을 위해선) 대화를 할 때 서로 차이가 있다는 걸 인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윤리교육부터 시작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뿐 아니라 서로 사유하고 논의할 수 있는 능력을 어렸을 때부터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화·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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