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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차기 미 국방장관이 한반도에서 할 일

[일러스트=강일구]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11월 24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사임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워싱턴 정가에서 많은 사람이 이 소식을 듣고 놀랐다. 공화당 소속 네브래스카주 상원의원이었던 헤이글은 백악관이 후임을 임명하고 의회가 임명에 동의할 때까지 국방장관직을 수행할 것이다.



 다음 국방장관은 한반도와 관련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째, 그는 북한의 새로운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에 대처해야 한다. 평양은 핵탄두 소형화, 우라늄 기반 실험, 탄도미사일의 정확도 향상, 핵융합 능력 등의 분야에서 기술적인 진전을 성취했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할 것이다. 북한의 이러한 도발적 시도는 한·미 군사훈련 대응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다. 또 북한의 인권유린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조치에 대응하는 게 목표일 수도 있다. 연말을 맞아 개봉된 영화 ‘인터뷰’를 겨냥한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북한에 대한 서구의 적대행위’를 핑계로 삼을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김정은이 러시아나 중국을 방문해 성과를 거둔 경우가 그렇다.(중국 측의 불쾌감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방중보다 러시아 방문 가능성이 더 높다.)



 어떤 경우이건 차기 미 국방장관은 이러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의 조치는 북한을 억지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북한을 억지하기 위해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가 포함된 최신형 미사일방어시스템을 한반도에 배치해야 한다. 또한 한국과 미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을 연계해야 한다. 이 문제를 두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조치가 권할 만하지 않다고 본다. 중국을 자극할 것이며 비용도 상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결정을 내리는 데 핵심적인 기준이 돼야 할 것은 ‘장기적으로 한국의 국가안보를 보장하려면 무엇이 최선이냐’이다. 한국이 미국에 호의를 베풀기 위해 미사일방어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 한국의 이익과 부합되기 때문에 추구해야 한다. 물론 새로운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더 많은 비용이 든다. 그러나 청와대건 국회건 국가안보가 걸린 문제에 비용을 따지면 안 될 것이다.



 차기 미 국방장관은 또 한·일 관계를 복원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시아 패러독스’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경제적 번영을 가능하게 한 상호의존과 함께 정치적·역사적 긴장이 공존한다는 말이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민주 선진국가들인 한국과 일본 사이에 이 패러독스가 가장 두드러진다. 다음 국방장관은 한·일 양자 관계와 한·미·일 삼각 관계가 아시아 지역 안정에 가장 중요한 원천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오바마 행정부에는 미·중 관계가 핵심이라는 인사들도 있다. 나는 미·중 관계가 안정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고 주장하겠다. 즉 안정적인 미·중 관계가 지역 평화와 동일시될 수도 있겠으나 미·중 관계의 안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강력한 한·미·일 관계다. 한·미·일 동맹이 굳건해야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수정주의적으로 나오지 않고 국제사회의 규칙을 지키게 된다.



 약 7개월 후 한·일 양국은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게 된다. 차기 미 국방장관은 동맹국 간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과 물품 및 서비스 상호제공협정(ACSA)의 체결을 완료하고 한·미·일 간의 협의와 훈련을 더욱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궁극적으로는 한·미·일이 ‘공동 국방 선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민감한 문제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은 압력이 아니라 가벼운 터치를 구사하는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는 것은 차기 국방장관이 북한을 상대로 전통적인 국방·억지·비핵화 정책에 추가해 인권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떠맡게 됐다는 것이다. 11월에 북한의 반인도 범죄를 규탄하는 유엔총회의 대북인권 결의가 북한을 겁먹게 했다.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감행한 북한 정권은 이미 여러 차례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았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공개적으로 북한 내 인권 문제를 비판한 것은 처음이었다. 여러 측면에서 이번 결의안이 북한 정권의 정통성에 더 큰 위협이다. 111개 국가가 결의안에 찬성 표를 던졌다. 게다가 55개 국가가 기권한 이유는, 유엔총회 결의안이 특정 국가를 타깃으로 삼는 것에 원칙적으로 반대하기 때문이었다. 이들 국가가 북한 편이기 때문에 기권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과 양자회담을 하거나 6자회담을 하는 경우에도 더 이상 비핵화가 유일한 안건이 아니다. 북한의 인권유린 문제는 비핵화 못지않게 중요하게 취급될 것이다. 핵 개발을 동결하는 대가로 식량과 에너지를 제공하는 문제를 따지는 게 더 이상 유일한 의제가 아니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사찰, 노예노동의 철폐, 탈북자들에 대한 처우 등 인권 분야에서 북한이 입증할 수 있는 개선이 이뤄졌는지를 다루게 될 것이다.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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