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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의 자연, 그 비밀] 서울 오던 눈폭탄, 옹진반도서 힘 다 빠진다

3일 서울에 1.7㎝ 눈이 쌓인 것을 비롯해 충청·호남 지역에도 눈이 내렸다. 사흘 연속 눈이 내린 전북 부안에서는 폭설로 휴교까지 하는 일도 생겼다. 1000만 명의 거대도시 서울에 폭설이 내린다면 어떻게 될까. 도시는 마비되고 시민 은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대륙 북서풍 타고 오는 서해 눈구름
황해도서 한 번 뿌린 뒤 서울 도착
서산·군산·목포보다 폭설 훨씬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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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에서는 충청·호남에 비해 드물다. 서울이 북쪽에 있고 겨울철 평균기온도 더 낮은데 폭설이 드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서울과 경기 지역의 폭설을 막아주는 ‘완충지대’가 있기 때문이다.



 기상학자들은 겨울철 서해안에 눈이 자주 내리는 것은 해기차(海氣差)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북서쪽 대륙고기압의 찬바람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다 위를 지나면 큰 온도 차에 의해 바다 수증기는 눈구름이 되고, 이것이 육지에 이르러 폭설로 쏟아진다.



 겨울에 북서풍이 불면 눈구름은 바람과 같은 방향으로 이동한다. 서해 중부에서 생긴 눈구름은 충청·호남 지방에 집중된다. 반면 서울·경기도의 북서쪽에는 바다가 아니라 옹진반도·장산곶 등 북한의 황해도가 있다.



 기상청 예보기술분석과 이현수 팀장은 “서해 눈구름이 북서풍을 타고 서울로 들어오려면 황해도를 지나야 하는데, 도중에 눈을 대부분 뿌리기 때문에 정작 서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황해도 상공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눈구름이 거의 소진된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은 지역별 최심신적설(最深新積雪)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최심신적설은 눈이 내린 날, 그날 하루 새로 내린 눈만 따져 가장 많이 쌓였을 때의 적설량을 말한다. 실제로 2004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10년간 열 번의 겨울(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동안 지역별 최심신적설을 더하면 이 기간에 눈이 얼마나 내렸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지역별 최심신적설을 합산해보니 서울은 269㎝, 충남 서산 419㎝, 전북 군산 495㎝, 전남 목포 418㎝였다. 1년 평균(겨울 석 달 동안)으로 보면 서울에는 26.9㎝ 눈이 쌓이지만 서산 등지에는 약 2배에 육박하는 41.9㎝가 넘는 눈이 쌓인다는 의미다. 이처럼 서해에서 수도권으로 오는 눈구름은 옹진반도가 방패막이 역할을 해준다면, 동해에서 동풍을 타고 수도권으로 들어오는 눈구름은 태백산맥이 막아준다. 예컨대 지난 2월 동해안에는 100㎝ 넘는 눈이 쌓였는데, 당시 서울에는 가장 많이 쌓였을 때도 5.8㎝에 그쳤다.



 물론 일부 예외도 있다. 정확히 서쪽에서 위도선을 따라 곧장 눈구름이 들어올 때다. 2010년 1월 4일에는 중국 내륙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서해를 지나면서 눈구름을 끌어모은 뒤 서울에 눈을 뿌렸다. 당시 하루에만 25.8㎝ 폭설이 쌓였다. 3일 서울에 내린 눈도 서풍이 불어온 탓이다. 찬바람과 바다, 그리고 산맥이 만들어낸 합작품이 겨울 눈이다. 잘 알고 대비한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폭설도 결국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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