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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떡 FTA, 발상 바꿔 움켜쥐는 중소기업들

대구의 섬유업체 송이실업은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다는 소식에 고무됐다가 금세 실망했다. 주력상품인 합성필라멘트 직물이 즉시 관세 철폐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10년에 걸쳐 관세율이 낮아지는 품목으로 올해 관세율이 10.4%에 달한다. 관세 혜택 대상이 원칙적으로 ‘한국산 실’을 사용한 제품에 한정된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러나 이 업체는 FTA활용을 포기하지 않고, 관세 철폐 대상 제품을 새로 만드는 방법으로 난관을 돌파했다.



섬유 업체는 직물 성분 교체하고 김 제조사는 지자체서 원산지 인증
수천종 원산지 분석 포기했다가 세관 조언 듣고 수출 늘리기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FTA활용도를 높인 중소·중견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FTA 영토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은 그 동안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관세 인하 혜택을 보려면 제품이 한국산이거나 외국산 원자재를 허용기준 이하로 사용한 제품임을 입증해야 하는데 중소기업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 지난해말 현재 중소기업의 FTA활용율(FTA 대상 물품 중 실제 관세 혜택을 받고 수출한 물품의 비중)은 57.3%로 대기업(76.9%)에 크게 못 미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조금씩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발상의 전환과 효율적 접근, 정부의 지원이 해법이었다. 송이실업은 직물의 성분을 바꾸면 즉시 무관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합성스테이플 직물을 만들었다. 품질이 좋아졌을 뿐 아니라 그 즉시 10%의 관세가 사라지면서 가격경쟁력도 높아졌다. 중국산 비스코스레이온사를 이용한 편직물도 만들어 제조 단가 및 관세 인하 혜택을 받았다. 펄프에서 생산되는 천연원사인 비스코스레이온사는 외국산을 써도 된다는 한미 FTA 규정을 제대로 활용한 것이다. 터키 시장에서도 직물 원료의 비율을 조정해 최고 40%의 반덤핑관세를 없애는데 성공했다. 3건의 혁신으로 송이실업은 550만 달러 상당의 수출 증대 효과를 거뒀다.



 센서 등 공장자동화 장비를 소량·다품종으로 생산하는 오토닉스는 각각 수천~수만개의 부품이 사용되는 제품 5000여종의 원산지를 일일이 분석할 여력이 없어 FTA활용을 포기했었다. 하지만 “주요 품목 몇개만 먼저 인증을 받으면 된다”는 부산세관의 조언을 들은 뒤 방향을 바꿨다. 품목별로 원산지 인증을 받는 것은 업체 인증보다 훨씬 쉬운 작업이었다. 오토닉스는 2011년 10건의 주요 제품에 대해 원산지 인증을 받는데 성공했고, 2년 뒤에는 업체 인증까지 받았다. 덕택에 올해 상반기 수출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127%나 상승했고 2012년 773명이던 직원은 975명으로 늘었다.



 전남의 조미김 제조업체인 선일물산은 아세안과 페루, 유럽연합(EU) 등의 수입업자로부터 “원재료인 물김이 한국산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라”는 요구를 받고 당황했다. 해당 FTA 조항에 따르면 조미김은 원료인 물김이 100% 한국산이어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물김을 공급한 지역 어민들에게는 생산일지 등 생산 사실을 입증할 서류가 없었다. 선일물산은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양식면허증, 어업권행사 계약서, 물김출하확인서 등을 만들어 원재료가 한국산임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원산지 증명이 어렵다는 이유로 FTA 활용을 포기하는데 이는 기업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손해”라며 “6개 세관에 설치된 FTA지원센터를 이용하면 쉽게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원산지 관리 프로그램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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