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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관피아 물러나니 서금회가 몰려오는 희한한 세상

신(新) 관치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논란의 핵심엔 ‘서금회’가 있다. 서금회는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을 일컫는다. 며칠 전 몇 달간의 논란 끝에 선임된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을 비롯해 올 들어 취임한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정연대 코스콤 사장 모두 서금회에 몸을 담고 있다. 더욱이 수출입은행은 은행장과 감사 모두 서강대 출신이다. 갑자기 안 보이던 특정 대학 출신이 많이 보이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서금회 논란은 이순우 우리은행장의 연임 포기로 절정에 달했다. 이 행장은 지난 1일 저녁 임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차기 행장 도전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하필이면 차기 행장을 뽑기 위한 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리기 바로 전날이었다. 이 행장은 차기 행장 유력 후보로 누구보다 열심히 뛰던 사람이다. 석연치 않은 사퇴다 보니 말이 무성할 수밖에 없다. 이 행장의 후보 사퇴로 차기 행장은 서금회 회원인 이광구 부행장으로 사실상 내정됐다고 한다. 금융 당국이 앞장서 내정설을 흘리고 있다. 사실이라면 이 부행장을 밀어주기 위해 유력 후보인 이 행장을 주저앉힌 셈이다. 이러니 관피아 물러난 자리를 서금회가 독식하는 신관치가 열렸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 아닌가.



 자산 250조원짜리 은행의 수장을 이런 식으로 뽑아서는 안 된다. 지난 이명박 정부 때 ‘4대 천왕’이 금융계에 끼친 해악이 얼마나 컸나. 은행 임직원들이 인사 때면 국회·청와대로 달려가 은행이 텅텅 빈다는 얘기까지 나오지 않았나. 흉보면서 닮는 것도 정도 문제다. 이런 인사가 반복되니 창의적 사고는 뒷전이고 줄서기 전문가만 양산하는 것 아닌가. 그러니 금융의 삼성전자는커녕 세계 100대 금융회사에도 이름을 못 올리는 것 아닌가.



 사정이 이런데도 금융 당국은 “우리가 무슨 힘이 있느냐”며 뒷전이니 참으로 딱하다. 불문곡직, 당장 서금회 논란 인사부터 정리하는 게 옳다. 이 부행장의 자질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서금회의 폐혜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한국 금융이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소리, 이젠 그만 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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