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아무리 람보르기니라지만… 살짝 부딪쳤는데 수리비 8200만원





서울중앙지법 "전세버스기사 과실 커 수리비 100% 배상하라"











45인승 전세버스기사 왕모씨는 지난해 10월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접촉사고를 냈다. 편도 3차선 도로의 2차선에서 운전하던 중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차선을 변경하다 생긴 일이었다. 왕씨의 버스는 1차선에 있던 승용차 오른편에 살짝 부딪쳤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왕씨는 피해 차량의 사이드미러가 파손되고 펜더(자동차 바퀴 덮개)만 조금 패여 '가벼운' 접촉사고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후 수리비 내역을 살펴본 왕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부품비용 7300만원, 수리공임비 900만원 등 총 8200여만원. 고액의 수리비는 왕씨가 사고를 낸 차량이 다름 아닌 ‘슈퍼카’ 람보르기니였기 때문이다. 해당 차량은 시가 6억원 상당이다. 한번의 접촉 사고로 웬만한 차 한대값이 훌쩍 날아간 것이다.



람보르기니 운전자가 가입하고 있던 A보험사는 우선 수리비를 치른 후 왕씨와 공제계약을 맺고 있는 전세버스공제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A보험사는 "왕씨의 과실이니 사고로 치른 수리비 전액을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전세버스공제조합은 “람보르기니 운전자도 과속하는 등 과실이 있어 수리비 8000여만원 전액을 부담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맞섰다.



소송 결과는 람보르기니의 완승이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안복열 판사는 “전세버스공제조합이 수리비의 전액을 물어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안 판사는 “왕씨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조향장치를 조작해 차로를 변경하면서 1차선에 이미 진입해있던 피해 차량과 부딪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설령 피해차량의 운전자가 과속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 사고와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바로법률 김민호 변호사는 “가벼운 사고로 수리비가 수천만원이 청구돼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교통사고 사건에선 수리비가 얼마인지, 과도한지는 쟁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누구에게 사고의 과실이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외제차 수리비가 치솟으면 보험료 상승을 부추겨 보험가입자에게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부품가격 합리화 등의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외제차의 평균 수리비는 276만원으로 국산차 평균 수리비(94만원)의 약 3배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외제차는 전체 등록차량의 4.7%인 90만대에 불과했지만 외제차에 지급된 보험료는 전체 지급 보험료의 20%인 1조6000억원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보험료 상승 부담을 함께 지는 국산차 운전자로서는 “불공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