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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통장 잡으려 … ATM 하루 100만원 이상 못 찾게 한다

금융당국이 현재 600만원인 은행 자동화기기(ATM)의 하루 인출 한도를 100만원 아래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속칭 ‘대포통장(불법 거래에 이용되는 차명 통장)’을 이용한 금융사기가 끊이지 않자 현금 인출 한도를 확 낮춰 대포통장을 고사시키자는 전략이다. 1일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이 포함된 대포통장 근절 방안을 마련해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기의 종착점이 대포통장을 이용한 현금 인출이기 때문에 하루 인출 한도를 확 낮추면 범죄 피해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포통장 한 개당 10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는 만큼 그 금액 아래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금융사기 근절안 추진
"인출한도 낮추면 범죄 줄어"
100만원 넘으면 지문 등 확인
"한밤 돈 못 찾아 고객들 혼란"

 금융사기범들은 통상 전화를 이용한 보이스피싱이나 인터넷을 이용한 파밍·스미싱 등과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여 돈을 보내게 한다. 계좌는 신원을 감추기 위해 노숙자 등 다른 사람 명의를 빌려 쓴다. 이들은 이 통장으로 ATM에서 돈을 뽑는다. 2011년부터 3년간 대포통장을 이용한 누적 피해 금액만 4000억원이나 된다. 금융당국은 2007년에 전자금융업 감독규정을 개정해 ATM을 이용한 하루 최대 인출 한도를 10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낮춘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ATM 이용자 가운데 100만원을 넘게 뽑는 경우는 2%에 불과하다”며 “고액을 인출할 때는 대부분 수표나 5만원권 다량 인출이 가능한 은행 창구를 이용하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론 지문이나 손가락 정맥 등 생체인식 기능을 갖춘 ATM을 도입해 신분을 확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생체인식 방식을 도입한다면 인출 금액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른 ATM 교체비용은 500억~1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현금 인출 한도를 100만원 아래로 낮추면 심야나 공휴일에 현금을 찾을 수 없게 되는 소비자들이 큰 혼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기범들은 어떻게든 새로운 우회 수단을 강구해 규제의 실효성은 없고 금융소비자만 골탕을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도 이런 여론을 의식해 금감원 제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가 일률적으로 금액을 정해놓기보다는 인출 금액 상한을 정해주고 은행들이 알아서 한도를 낮추거나 신청자에 한해 한도를 낮추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며 “은행들의 사고 책임을 강화한다면 ATM 교체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이 최근 들어 특단의 대책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은 금융사기 피해와 대포통장 발급 건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파밍 사기로 인한 피해 금액은 2012년 1153억원에서 지난해 1365억원, 올 상반기만 886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금감원에 신고된 대포통장도 지난해 상반기 1만6215건에서 올 상반기 2만2887건으로 늘었다. 정부가 2012년에 보이스피싱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는 얘기다. 올 9월엔 지정한 계좌 외에는 100만원을 넘겨 이체할 수 없는 ‘신입금계좌지정제’를 시행했다. 내년에는 송금 후 하루이틀이 지난 뒤 실제 입금이 되는 ‘지연이체제’도 도입된다. 신청자에 한해 적용되는 만큼 얼마나 효과가 있을진 미지수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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