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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웅의 오! 마이 미디어] 무시할 수 없는 버즈피드의 '낚시' … 이용자의 관심을 계량화했다

인터넷을 떠돌다 보면 ‘클릭 미끼’라고 부르면 좋을 만한 글 쪼가리들이 있다. ‘비틀스 원곡만큼이나 좋은 리메이크 10곡’이라는 제목이거나 ‘너는 해리 포터에 나오는 짐승 중 뭐에 해당하니?’라는 질문이 그것이다. 아, 이걸 클릭하면 안 되는데. 인터넷에서 산전수전 겪은 당신은 뻔한 미끼라고 생각하고 경계하지만 이미 클릭을 하고 있다.



 첫 번째 클릭을 따라가면 10개의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서 최소한 30분은 착실하게 인생을 낭비할 수 있다. 두 번째 클릭을 하면 비현실적으로 즐거운 게임이 시작된다. 어디 살고, 무엇을 먹고, 누굴 미워하고, 어떤 호그와트 교수를 좋아하는지 응답하다 보면 어느덧 불사조가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게 버즈피드가 장사하는 방법이다. 일종의 낚시다. 우리는 알면서도 끌려간다. 그런데 버즈피드는 우리가 페이스북에 친구나 지인이 올리는 리스트와 질문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심지어 몇 %의 확률로 친구나 지인이 좋아하는 내용을 클릭할지 알고 있는 것 같다. 미끼를 이용한 낚시라기보다 교류적 연결망으로 가두리를 만들어 놓고 하는 낚시라고 해야겠다.



 이런 버즈피드의 정체가 모호하다. 농담 서비스라고 하기에는 통찰력 있는 탐사보도나 정치뉴스가 흥미롭고, 언론사라고 하기에 고양이 사진과 ‘10가지 리스트’가 너무 많다. 요즘에는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유통하기 바쁘다.



 지난 11월 24일 버즈피드가 공개한 ‘기술에 따른 매체의 변화’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버즈피드는 이미 CNN과 MTV보다 높은 도달률을 기록하고 있다. 18세부터 34세를 보면 CBS나 NBC 같은 네트워크보다 높다고 한다. 아무리 봐도 이 보고서는 도달률 성적을 자랑하려고 공개한 게 아니다. 오히려 도달률에 걸맞게 광고비를 더 많이 끌어오겠다는 선언처럼 들린다.



 버즈피드는 지난 9월 킹피시라는 회사를 사들였다. 페이스북 공간을 구매해 광고주에게 연결하는 기술을 가진 회사였다. 지난 10월에는 토란도 랩스도 샀는데, 이는 연결망 데이터 분석전문회사였다. 버즈피드는 이미 이용자 자료 분석으로 유명한데, 더 이상 무슨 새로운 분석이 필요할까? 무엇을 위한 분석일까?



 20세기 초 대중신문은 도시적 삶의 양식들이 자리 잡으며 지배적 매체로 성장했다. 신문은 도시에 뿌리를 내리던 이주민과 그 자녀들의 요구를 충족하며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20세기 초 대중신문은 범죄뉴스·지역소식·하역정보를 담고 있었다. 그 내용은 도시 거주자의 주목과 관심을 만들어 내는 수단이었다. 신문은 이를 이용해 ‘버즈’를 만들어 광고주에게 팔았다.



 대중신문이 등장한 지 100년이 지났건만 매체가 팔고 사는 것은 변화가 없다. 버즈피드는 결국 21세기 광고주가 간절히 원하는 바로 그것, 즉 분산된 이용자의 주목과 관심을 모아서 팔고 있다. 버즈피드가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뿌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터넷 클릭을 붙잡아 광고주에게 연결해 주려면 ‘이용자의 주목과 관심’을 계량화해야 하는데, 동영상 플레이 시간이야말로 주목과 관심에 대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버즈피드는 이를 분석해 광고주에게 팔고 있다. 다만 100년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수많은 서비스와 플랫폼, 기기로 분화된 이용자의 주목과 관심을 긁어모아 정리하는 방법이 세련되게 변했다는 것이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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