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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vs 녹지 … 5000억대 땅값 성뒤마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성뒤마을’ 전경. 우면산 자락에 자리잡은 성뒤마을은 서울에 몇 개 남지 않은 판자촌이다. 서초구는 공영개발을 주장하고 있고 서울시는 자연녹지로 남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 서초구청]


지난달 25일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사당역에서 내려 15분을 걸어가니 서초구 방배동 성뒤마을이 나타났다. 입구엔 각종 고철을 쌓아놓은 고물상과 건축자재상이 보였다. 폐기물과 자재를 가득 실은 트럭들이 수시로 들락날락했다. 이삿짐센터를 지나자 가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200여 가구의 주거 공간이다. 가건물마다 겨울추위에 대비해 연탄을 쌓아놓은 게 눈에 들어왔다. 무허가 건물이 대부분인 성뒤마을은 남부순환로와 맞붙어 있어 서초구에 남은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다. 18만㎡에 가까운 면적에 토지 수용시 보상비가 5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마을의 형성 배경, 개발을 둘러싼 서울시와의 마찰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강남구의 구룡마을과 비슷해 ‘제2의 구룡마을’이라고 불린다.

서울시·서초구 3년째 의견 대립
시, 생활기반시설 설치 우선 주장
구는 임대주택 등 공공개발 요구
주민들, 물난리?산사태 걱정



 우선 서울시와 서초구청은 성뒤마을 개발 문제를 놓고 3년째 대립 중이다. 서초구는 공영 개발을 주장하는 반면 서울시는 녹지를 보존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판자촌인 구룡마을을 놓고 강남구와 서울시가 대립하는 것과 모양새가 비슷하다. 다만 성뒤마을이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두고 이견을 보이는 반면 구룡마을은 개발에는 합의했으나 개발 방식(강남구는 공영개발, 서울시는 일부환지방식)을 놓고 대립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구룡마을처럼 성뒤마을 역시 1960~70년대 강남 개발이 시작되면서 밀려난 주민들이 모여 형성됐다. 개발을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된 시점도 2012년 전후로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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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구는 2008년 12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손을 잡고 성뒤마을을 글로벌 타운으로 개발하는 사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서 좌초됐다. 이어 2012년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성뒤마을 도시개발계획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8월 최종 중단됐다. 당시 서울시는 “무허가 주택이 일부에 불과하고 녹지 보존이 필요하다. 일괄 개발보단 단계적인 환경개선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서초구청장이 바뀌자 서초구는 글로벌 타운 조성 계획 대신 임대주택 건설 등 공공개발 추진으로 방향을 틀었다. 서초구는 지난 달 이런 내용을 담은 공공개발안을 시에 제출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사업안을 반려, 벽에 부닥쳤다.



 마을에선 난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2000년 이후 건축허가가 제한되면서 사유지엔 LPG충전소와 고물상 등이 들어섰다. 주민들은 우면산 산사태 이후 비가 오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마을주민 곽양님(73·여)씨는 “매년 물난리가 나는데 그때마다 산사태가 재발할까봐 노심초사한다”고 말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성뒤마을은 난개발로 이미 녹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며 “조속히 체계적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 관계자는 “성뒤마을은 최소한의 개발만 허용되는 자연녹지 지역”이라며 “ 개발보다는 상하수도 등 생활기반시설을 설치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서초구는 개발계획안을 마련해 내년 초 서울시에 다시 제출할 계획이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전망은 불투명하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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