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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마다 춤추는 상상력, 낡은 3층집의 변신

건축가 켄민성진(50)이 만든 작품 ‘기능에 충실했던 것들의 존재감에 대한 경의’. 세월의 흔적으로 낡아 쓸모없어 버려진 폐자동차 부품을 모아 말 형상으로 재탄생시켰다. [사진 송재영]


서울 한강진역 부근 골목 안에 자리한 ‘아마도 예술공간’. 오래된 3층 주택을 개조한 이 전시장엔 예전 방·거실·목욕탕·마당이었던 자리에 작품들이 하나씩 자리잡고 있다. 커다란 검은 풍선이 홀로 방 하나를 꽉 채우고 있는가하면(최문규, ‘공간의 크기’), 또 다른 작은 방엔 여러 개의 셀카봉으로 만든 설치물(다니엘 바예 ‘셀프카메라에 비친 도시’)도 눈에 띈다. 일곱 명의 건축가가 만든 예술 작품을 한 자리에 모은 ‘건축적 랩소디’(10일까지)전이다. 김찬중·장윤규 등 일곱 명의 건축가가 참여했다. 주로 건물 설계를 해온 이들이 이번엔 그들의 상상력을 아트 전시장에 풀어놓았다. 작품의 독특한 재료나 형태, 작품을 설치한 공간을 보면 건축가의 새로운 ‘또 다른 얼굴’이 보인다.

'건축적 랩소디' 전 10일까지
차 부품·풍선·스티로폼 소재로
낯선 공간 자유로운 상상 풀어내



 금강산 아난티·힐튼 남해 리조트를 설계한 건축가 켄민성진(SKM 아키텍츠 대표)의 작품이 대표적인 예다. “평소 자동차·모터사이클·비행기 부품을 폐기물 처리장에서 찾아내 수집해왔다”는 그는 폐자동차 부품 조각을 재조합해 다양한 말 형상을 만들었다. 철저하게 기능을 위해 제작된 낡은 쇳덩어리 잔해와 이것으로 만들어진 동물의 형상이 대비를 이루며 독특한 울림을 자아낸다. 전시장에 ‘검은 풍선’을 띄워놓은 건축가는 인사동 쌈지길’을 설계한 최문규(연세대 교수)다. 부드럽고, 공기에 떠 있는 풍선의 존재감을 통해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공간(바닥과 벽, 천장으로 이뤄진 건물)을 낯설게 느껴 보라고 제안하는 듯하다. 각기 다른 렌즈로 미래도시를 표현한 작품도 눈길을 끈다. 건축가 장윤규(운생동 대표)·김미정(운생동)이 상상한 미래 인공자연도시 ‘몽유도원도의 타워’와 김찬중(더시스템랩 대표)이 만든 인공 지형과 미니 자동차 ‘놀리 맵 플레이어’다. 일본 건축가 나카에 유지의 조형물 ‘가마쿠라(KAMAKURA)’는 미래 도시의 가능성을 나무의 감성과 연결한 점이 눈에 띈다.



 그런데 왜 바쁜 건축가들이 이런 전시에 나서는 것일까. 장윤규씨는 “건물 설계 작업은 제약이 많은 조건에서 문제를 푼다는 개념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동안 실현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억압없이 펼쳐놓는 과정은 생각에 숨통을 틔워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찬중씨는 ‘대중과의 소통’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건축가들의 작업은 특정한 건축주와의 관계, 사용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틀에 갇혀 있다”며 “전시는 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기회라는 점에서 매력 있다”고 덧붙였다.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이지민씨는 “요즘 건축과 미술의 실험적인 만남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건축가들의 예술 감성과 공간 감각을 좀더 자유롭고 유쾌한 방식으로 엿볼 수 있는 전시”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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