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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장·차관 인사 관련 보도"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두 언론사의 공동지면입니다.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특히 사설은 그 신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 읽으면 세상을 통찰하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중앙일보<2014년 11월 19일자 34면>

민간 출신 인사혁신처장, 눈치 보지 말고 일하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세월호 참사로 촉발된 국가개조 작업이 드디어 첫 발을 떼게 됐다. 새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어제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우선 육상과 해상의 재난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국무총리 산하에 국민안전처(장관급)를 신설하고 해양경찰청·소방방재청을 각각 해양경비안전본부와 중앙소방본부로 통합한 게 큰 변화다. 대규모 재난 발생 시엔 국무총리가 컨트롤타워가 돼 사고를 지휘·수습할 수 있도록 해 인명 구조의 ‘골든 타임’을 놓치는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했다. 안전행정부가 관할해온 공무원 인사와 윤리·복무·연금에 관한 업무는 따로 떼어내 신설되는 인사혁신처가 맡도록 했다.



정부의 발표 중 눈길을 끄는 건 인사혁신처장(차관급)에 관료 출신이 아닌 민간인을 기용한 대목이다. 초대 인사혁신처장에 지명된 이근면 전 삼성광통신 대표이사는 ‘삼성맨’이다. 삼성코닝·삼성SDS·삼성전자 등에서 30년 넘게 일하면서 주로 인사 업무를 도맡았던 인사통이다.



 이 처장 내정자의 발탁은 참신한 시도다. 지금 국민들 사이에선 공직사회 개혁과 국가시스템 개조를 더 이상 관료들의 ‘셀프 개혁’에만 맡길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근무 연수가 올라가면 자동적으로 직급과 호봉이 올라가는 시스템, ‘규제’라는 권한을 휘두르며 민간 위에 군림하는 관료들의 갑(甲) 의식이 바뀌지 않고선 우리 앞에 놓인 개혁 과제를 풀어나갈 수 없다는 게 세월호 참사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관료들은 과거 산업화와 경제발전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끼리끼리 해먹는 담합문화, 업자와의 검은 유착 고리가 강고해지는 병폐도 쌓여 왔다. 문제는 적폐가 뿌리 깊고 구조적이어서 비상한 수단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직 개혁을 진두지휘하는 책임을 맡게 된 이 내정자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크다. 민간 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능력 위주의 신상필벌, 학벌과 배경 타파, 경쟁시스템의 과감한 도입으로 공직사회의 개혁을 유도해내야 한다. 발등의 불이 된 공무원연금 개혁이 처리될 수 있도록 공무원들을 설득해내는 리더십도 발휘하길 기대한다.



 잇따른 ‘인사 참사’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데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인사혁신처의 신설로 고위직 인사시스템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앞서 청와대는 공직 후보자에 대한 사전 검증을 인사혁신처→인사수석실→인사위원회로 이어지는 3각 체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가 장·차관 등 고위직 인선에 관여할 수 있는 발언권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 내정자는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의 행복한 일자리 추진단에서 활동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적 인연에 얽매여 좌고우면하지 말고 좋은 인재를 발굴하고 철저한 사전 검증을 통해 인사 참사와 국정 혼선이 재발하지 않도록 소신 있게 발언권을 행사하기 바란다.





한겨레 <2014년 11월 19일자 31면>

‘군 출신 만능주의’ 인사를 우려한다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신설한 국민안전처 장차관에 군 출신 인사를 기용했다. 장관은 해군 출신이고, 차관은 육군 출신이다.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군 출신 인사가 재난안전의 사령탑을 맡지 말란 법은 없다. 그러나 장차관을 모두 예비역 장성으로 채우는 걸 보면서, 군 출신을 중용해야 마음이 놓인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다시 확인하는 것 같아 몹시 우려스럽다.



 새로 기용된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이나 이성호 차관의 개인 역량과 자질에 대해선 서로 다른 평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유난히 군 출신 인사들의 기용이 많은 건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인사 직후에 ‘또 군 출신이냐’는 반응이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터져나오는 건 의미심장하다. 최근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 우리 외교가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이유를, 외교안보정책 사령탑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군 출신 인사가 계속 맡는 데서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현 정부 들어 육군 참모총장 출신을 청와대 경호실장에 기용한 것도,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 군부 실력자를 경호실장으로 쓰던 관행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야 대통령은 안심이 되는 모양이다. 군 출신을 쓰지 말라는 게 아니라, 군 출신을 써야 마음이 놓인다는 생각이 문제다. 그게 바로 ‘군사문화’에 젖은 리더십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국민안전처란 거대 부처를 새로 만든 것은, 세월호와 같은 예기치 못한 참사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미래의 재난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다. 최근 군에서 잇달아 터지고 있는 상식 이하의 사건·사고를 보면, 군 출신 인사가 복잡다기한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재난에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설마 재난 대응을 군사작전 하듯이 밀어붙이면 된다고 청와대는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인사혁신처장에 삼성 출신의 인사전문가를 기용한 것도 적절치 않다. 청와대는 “공직사회 인사혁신을 이끌기 위해서”라고 설명하지만, 효율성·실적을 최우선에 두는 기업 인사와 정책 수행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공공부문 인사는 다른 점이 많다. 더구나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가장 공정해야 할 ‘인사’를 책임지는 자리에, 선거운동을 도운 재벌기업 출신 인사를 기용한다면 앞으로 누가 공직 인사의 공정성과 타당성을 납득할 수 있겠는가.





[논리 vs 논리] 기업 출신, 공직사회 개혁 기대 vs 대선캠프 출신이 공정하겠나



<단계1> 공통 주제의 의미



신설된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 공동출범식이 지난달 19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 정홍원 국무총리, 이근면 인사혁신처장. [강정현 기자]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신설한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 등 정부 신설 조직이 11월 19일 공식 출범했다. 새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전날인 18일 국무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은 국민안전처의 중앙소방본부와 해양경비안전본부로 통합됐다. 대규모 재난 발생 시 국무총리가 컨트롤타워가 돼 사고를 지휘·수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그동안 안전행정부가 관할해 온 공무원 인사와 윤리·복무·연금에 관한 업무는 분리해 신설되는 인사혁신처가 맡도록 했다. 새로운 정부 조직 개편과 함께 관련 부처 장·차관에 대한 인사가 단행됐는데, 이에 대한 중앙과 한겨레의 관점과 시각은 완전히 다르다. 중앙은 우선 논의의 초점을 차관급인 인사혁신처장에 맞추고 관료 출신이 아닌 민간인을 기용했다는 점에 대해 ‘참신한 시도’라는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관료들이 과거 산업화와 경제발전을 이끌어 온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인정하나 한편에선 끼리끼리 해먹는 담합문화, 업자와의 검은 유착 고리가 강고해지는 등의 병폐를 해결할 수 있는 개혁적 역할을 기대하는 입장이다. 반면, 한겨레는 논의의 초점을 장·차관 모두를 군 출신으로 채운 국민안전처에 두고 그동안 군 출신을 중용해야 마음이 놓인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인사혁신처장에 삼성 출신의 인사전문가를 기용한 것도 적절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단계2> 문제 접근의 시각차



 중앙은 초대 인사혁신처장에 지명된 이근면 전 삼성광통신 대표이사가 ‘삼성맨’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면서 그동안 30년 넘게 삼성그룹에서 일하면서 주로 인사 업무에 종사해왔던 인사통임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 일고 있는 공직사회 개혁과 국가시스템 개조를 더 이상 관료들의 ‘셀프 개혁’에 맡길 수 없다는 국민 여론을 반영한 적절한 인사였다는 평가다. 공무원 인사와 관련하여 적폐가 뿌리깊고 구조적이어서 비상수단을 강조하지 않으면 안되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주장이다. 이런 엄중한 현실에서 공직 개혁을 진두지휘하는 책임을 맡게 된 이 내정자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크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민간 기업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능력 위주의 신상필벌, 학벌과 배경 타파, 경쟁시스템의 과감한 도입 등 공직사회 개혁의 구체적인 방향까지 덧붙이고 있다. 이에 반해 한겨레는 전혀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삼성 출신의 인사혁신처장 임명에 대해 청와대가 ‘공직사회 인사혁신을 이끌기 위해서’라고 설명하지만, 효율성과 실적을 최우선시 하는 기업 인사와 정책 수행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공공부문 인사는 다른 점이 많기 때문에 적절치 않은 인사라는 주장이다. 더구나 지난 대선 당시 이 처장은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서 일했던 사람이다.가장 공정해야 할 인사를 책임지는 자리에 선거운동을 도운 재벌기업 출신 인사가 공직인사의 공정성과 타당성을 담보해낼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아울러 한겨레는 국민안전처 장·차관이 모두 군 출신으로 기용된 것에 대해 매우 강력한 비판적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재벌기업인 삼성 출신 인사가 초대 인사혁신처장에 기용된 이번 인사에 대한 평가는 관점과 입장에 따라 확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 기업과 정부 사이의 관계 설정이나 국가 운영에 필요한 조건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시각차가 나기 때문이다. 기업과 정부는 서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입장과 존재 양태나 운용 방식이 기본적으로 다른 하부 구조라는 서로 다른 입장이 공존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기업에 대한 인식과 평가는 민감하다. ‘친기업적’이라는 용어만 갖고도 서로 다른 입장차를 나타내는 게 우리나라에서의 기업에 대한 정서다. 이번 인사혁신처장 인사에 대한 시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중앙이 이근면 처장 기용에 대해 비교적 호의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한겨레는 상대적으로 비판적 입장을 취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 한편, 국민안전처 장·차관에 군 인사를 기용한 이번 인사에 대한 한겨레의 비판적 평가는 매우 단호하다. 군사문화에 젖은 리더십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인사라는 점을 들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대형 재난 대응을 군사작전 하듯이 밀어 붙이면 된다고 청와대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유난히 군 출신 인사들의 기용이 많은 것은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다음 주 논점   경제부총리의 정규직 과보호론 12월 9일자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정규직 과보호론에 대한 중앙일보·한겨레의 사설과 류대성 용인 흥덕고 교사의 비교 분석 글이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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