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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시간 테스트 이겨낸 기술, 휴 잭맨이 반한 그 걸작

마이스터스튁(Meisterstu¨ck). 독일어다. 중세 시대 유럽,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장인 길드(guild)에서 단어가 유래했다. 길드는 명장(名匠)들이 모여 만든 일종의 조합이다. 중세 길드 시대의 장인 밑에서 일하는 도제는 수습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쳐야 장인 자리에 지원할 자격을 얻었다. 장인 자격에 대한 도전을 길드가 수락하면 지원자는 길드에 속한 장인 한 사람의 감독 하에 까다로운 작품을 제작해야 했다. 이것을 다른 장인들이 걸작(傑作), 마이스터스튁이라 인정해야 그가 비로소 장인, 즉 마이스터(Meister)라고 불리게 됐다. 브랜드 몽블랑은 1924년 ‘마이스터스튁’ 필기구를 처음 만들었다. 필기구의 걸작이라고 자부해 붙인 이름이다. 그리고 90년이 지난 올해, ‘마이스터스튁 헤리티지 컬렉션’을 내놨다. 이번엔 시계다. 과연 그 이름에 걸맞은 명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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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은 브랜드 몽블랑이 전기를 마련한 해다. ‘마이스터스튁 149’ 만년필 출시가 계기다. 이 만년필은 배럴(펜촉을 다는 긴 원통)과 캡(펜 뚜껑)을 짙은 검정 레진(resin)으로 만들었다. 레진은 대개 합성 수지를 뜻한다. 고급 수지(樹脂)는 단단하고 윤이 나게 만들 수 있고, 제대로 원료를 배합하면 성형(成形) 능력도 우수하다. 하지만 수지 자체를 만드는 과정이 까다롭다. 특히 화학이 지금보다 덜 발달했던 90년 전에는 몽블랑 같은 고급 필기구 회사나 고급 수지로 상품을 제작할 수 있었다. 고급 레진으로 만든 ‘마이스터스튁 149’ 만년필은 배럴을 감싸는 링과 캡에 달린 펜걸이(클립)를 황금빛으로 장식했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몽블랑 산 정상을 뒤덮은 만년설을 상징하는 몽블랑 엠블럼도 새겨 넣었다. 또 모든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필기구 촉에는 몽블랑산의 높이인 해발 4810m를 나타내는 숫자 ‘4810’을 각인했다. 유럽 장인 정신의 정점을 표현한 것이다. 절대적인 미학, 고집스러운 장인 정신, 품질에 대한 확고한 열정을 드러내는 표시다.

90년 전 태어난 ‘마이스터스튁 정신’은 브랜드의 새로운 시계 라인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헤리티지 컬렉션’으로 이어졌다. 올해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에서다. 걸작이라 불리는 만년필처럼,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헤리티지 컬렉션’ 시계는 훌륭한 장인 정신과 완벽한 기능성을 기반으로 한다. 언뜻 봐선 일직선으로 쭉 뻗은 시침과 분침, 즉 ‘핸즈(hands)’를 살펴보자. 곧고 예리한 검투사의 칼처럼 보이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면 비대칭 마름모꼴이다. 시침과 분침이 겹치는 부분에선 두 변이 짧고, 시·분을 가리키는 나머지 두 변은 매우 길다. 고급 시계에선 ‘도핀(dauphine)’이라 불리는 핸즈 형태다. 입체인 핸즈의 측면은 매끄럽고 완벽하게 가공돼 있다. 손으로 잡기도 어려울 정도로 작은 핸즈에 이런 날렵함과 우아함을 동시에 구현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핸즈 자체를 제조하는 과정이나 핸즈를 시계판에 부착하는 제조 공정에서 약간의 결함만 있어도 바로 흠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SIHH 전시장 몽블랑 부스에 배우 휴 잭맨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헤리티지 퍼페추얼 캘린더’를 착용하고 있었다. 퍼페추얼 캘린더는 항상 정확한 날짜를 보여준다. 31일보다 일수가 적은 달, 윤년인 2월 말에도 수동으로 날짜를 고칠 필요가 없다. 퍼페추얼 캘린더만 있으면 6월30일에서 7월 1일로, 2월 28일에서 3월 1일로 알아서 넘어간다. 퍼페추얼 캘린더는 기계적으로 구현하는 게 녹록하지 않은 장치다. 각 달의 일수와 4년마다 있는 2월 29일을 계산해 톱니가 돌아 정확한 일자를 나타내도록 기계 장치를 복잡하게 설계·설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계의 메인 스프링이 충분히 감겨 있어 구동 에너지만 충분하다면, 이 캘린더는 2100년까지는 전혀 수동으로 조정할 필요가 없다. 날짜는 3시 방향, 요일은 9시 방향, 월은 12시 방향에 표현된다. 시계 뒷면 사파이어 크리스털 창을 통해선 정교하게 장식한 무브먼트가 선명하게 보인다. 시계줄은 18K 로즈 골드 버클과 검정 악어 가죽으로 마감돼 있다.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헤리티지 퍼페추얼 캘린더’는 스위스 르로클 매뉴팩처에서 500시간 품질 테스트를 받아야 진짜 상품이 된다. 시계 속도의 정확성, 케이스의 방수 기능, 시계의 전체적인 작동과 강도, 개별 디스플레이의 기능성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명작 시계’를 추구하는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헤리티지 컬렉션’에는 이 밖에도 ‘펄소그래프’ ‘문페이즈’, ‘데이트 오토매틱’ 등 다양한 모델이 포함돼 있다. ‘펄소그래프’는 맥박을 측정하는 장치다. 이 장치가 개발된 20세기 초반, 의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펄소미터 눈금을 통해 의사들이 1분 내내 맥박을 측정하고 있을 필요 없이 30회의 맥박을 측정함으로써 분당 맥박수를 읽을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모델은 스위스 시계 산업의 기술적 우수성을 증명하는 ‘빌르레 매뉴팩처’에서 전량 제작된다. 스위스 빌르레에 있는 이 시계제작소는 고급 시계 수집가들 사이에서 더욱 인정받는 곳이다. 몽블랑이 전설적인 ‘미네르바 시계제작소’를 인수해 자사 고급 시계 제작의 핵심 역량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헤리티지 펄소그래프’에는 ‘미네르바 빌르레’가 당당하게 적혀 있다. 몽블랑은 달이 차고 기우는 모습을 시계에 표현하는 ‘문페이즈’ 모델에도 자사 특유의 미감을 더했다. 이 모델의 시계판 아래쪽엔 ‘더블-버블(double-bubble)’ 라인을 따라 반원의 창 안에서 달의 실루엣이 보인다. 올 여름 39·41㎜로 출시된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헤리티지 데이트 오토매틱’ 은 도핀 핸즈와 ‘칼리버 MB24.17’ 무브먼트가 장착돼 있는 시계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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