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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도전자" 악플, 아버지 응원으로 이겨냈다

29일 방송된 ‘히든싱어3 왕중왕전’에서 우승한 환희 모창자 박민규씨. [사진 JTBC]
굵직한 목소리가 무대를 휘감자 방청객들이 놀란 눈을 치켜 떴다. 29일 방송된 ‘히든싱어3 왕중왕전’에서 환희의 모창자 박민규(28)씨가 ‘투모로우(tomorrow)’를 열창해 우승했다. 노래가 끝나자 걸그룹 씨스타의 보라가 새된 소리로 “끝났어요. 끝났어”라고 연신 말할 정도로 압도적 실력이었다. 박씨는 국민 문자투표 56만여 표 중 21만여 표(37%)를 얻어 우승했다. 준우승은 이승환의 모창자 김영관(35)씨였다.

 ‘히든싱어3’는 박씨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네티즌들의 혹평에 시달리며 우승 후보 축에 끼지 못한 박씨는 끊임없는 연습과 자신의 우상 환희의 지도 속에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히든싱어3’가 남긴 것을 돌아봤다.

 ◆짙은 사람 냄새=매회 비슷한 포맷이지만 다른 감동을 선사하는 건 노래 속에 따뜻한 사람 이야기를 담아내서다. 이번 왕중왕전에도 사람 냄새가 짙게 배여 있다.

 지난 9월 ‘환희 편’이 방송된 뒤 박씨는 악플에 시달렸다. 네티즌들은 “최악의 모창 도전자” “같은 구석이 하나도 없다”고 손가락질했다. 박씨는 “큰 상처를 받았다. 한동안 노래도 안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가 자신이 나온 방송을 편집한 응원 동영상을 보고 힘을 얻었다. 의학기기 영업사원인 그는 “따로 시간을 낼 틈이 없어 차 안에서 8~9시간씩 노래를 불렀다”고 했다.

 지난 10월 인순이 편에선 ‘아버지’라는 노래를 부르며 가수와 팬이 함께 눈물 짓기도 했다. 인순이는 아버지의 존재를 지우려 했던 지난 날을 처음으로 털어놓았다. 노래를 통해 사람 사이의 추억이 한데 엮인 자리였다.

 ◆하나가 된 팬과 가수=‘히든싱어’는 팬과 가수가 어우러지는 축제다. 팬과 가수의 대결은 그 축제를 맛깔 나게 하는 양념이다. 박씨는 “처음엔 환희 형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반해 노래를 좋아하게 됐다. 그런데 만나보니 남자다운 성격과 대화하는 중간 구수한 농담에 끌려 그가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미국 콘서트를 하느라 생방송에 참석하지 못한 환희는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팬들은 가수 곁에서 감격하고 가수는 팬의 열성에 감동한다. 준우승한 김영관씨는 29일 소감을 밝히며 이승환 콘서트를 홍보했다. 괜한 홍보성 이벤트로 볼 수 있지만 그의 말엔 다정다감함이 묻어났다.

 ◆가수의 재조명=박씨가 22일 ‘왕중왕전’ 예선에서 불렀던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남자답게’는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박씨는 “환희 형을 웃게 하고 싶어 최선을 다해 불렀다”고 했다. 정성을 담은 노래가 마음의 울림을 선사하고 그 울림이 잊힌 노래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히든싱어’의 공식이다. 이승환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는 발표 8년 만에 TV 음악방송 10위권에 오르는 기현상도 빚어졌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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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