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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면 “미생의 장그래 같은 국민인재 적극 뽑겠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27일 정부청사에서 8000원짜리 도시락으로 오찬 기자간담회를 했다. [김경빈 기자]
이근면(62) 인사혁신처장은 27일 취임(19일) 이후 첫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몇 가지 파격을 보여줬다. 정부서울청사 근처 한정식집에서 하던 관행에서 탈피해 이 처장은 정부청사 10층 회의실에서 8000원짜리 도시락 오찬으로 대신했다. 오찬장에 들어서면서 “참석한 모든 언론인들의 얼굴을 보려면 모서리 쪽 자리가 낫다”면서 국무회의장처럼 권위적으로 배치한 중앙 좌석을 잠시 사양하기도 했다. 민간기업(삼성)에서 37년간 인사 전문가로 일해온 그의 이력이 말해주듯 형식보다는 실질을 중시했다.



“저를 오과장이라고 생각해달라”
삼성서 결재판 없앤 경험도 소개
공무원연금 개혁 안 할 수 없는 문제
임금피크 연계 정년연장 해법 검토

 이 처장은 “취임한 뒤 3일 만에 입술이 부르텄다”며 “(밖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공무원도 힘들더라”고 말했다. 취임식에서 이 처장이 드라마 ‘미생(未生)’을 언급한 것이 화제에 오르자 바둑 실력이 ‘강한 4급’이라고 공개했다. 그는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 같은 국민인재를 추천하면 적극 뽑겠다”고 약속했다. ‘민간 경력’이란 표현 대신 ‘국민인재’로 바꿔 부르도록 취임 직후 지시했다. 국민 중에서 인재를 초빙한다는 의미다. 다만 장그래 같은 민간의 우수인력이 공직에 몸 담은 뒤 다시 민간으로 갈 경우 관피아(관료 마피아) 꼬리표가 붙을 수 있다는 지적에 이 처장은 “투명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만들어 민간과 공직이 쌍방향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미생의 오 과장’이라고 빗댄 이 처장은 “오 과장이 오 차장이 된 것처럼 제가 승진해서 인사혁신처장으로 왔다고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이 처장은 “(바둑에서) 넓은 땅을 차지하지 않더라도 가운데든 귀퉁이든 두 집만 내면 산다”며 “공직사회에서 반 발짝만 나가도 내 소임을 다하고 완생(完生)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목표를 제시했다.



 신임 처장의 임무에 대해 “변화는 작은 것부터 시작된다. 큰 욕심은 안 낸다.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하겠다. 내년부터 공무원들이 연가 보상 없이 무조건 100% 휴가를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도 조직이 커지면서 뭐 하나 바꾸려니 20년이 걸렸다”며 “예컨대 1992년에 결재판을 없애도록 했는데 모든 그룹 자회사까지 결재판이 없어지는 데 20년이 걸렸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와보니) 똑같은 결재판을 쓰고 있어 얇은 비닐파일로 바꾸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95년 베이징에서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지 20년이 지난 시점에 삼성 출신이 공직에 들어온 소감을 물었다. 이 처장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처럼 공직사회 일부 문제가 전체 분위기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고 답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공직에 와서 보니 안 할 수 없는 것 같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십시일반 고통분담이 필요하다”고 개혁을 역설했다. 연금 개혁 이후 공직사회 활력 제고 방안도 언급했다. 정년 연장은 사회적 파장을 생각해 좀 더 봐야겠지만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를 연계하는 방안은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공직에 영입된 민간 전문가가 시간이 지나면 공무원 집단의 길들이기에 순치(馴致)된다는 지적에 이 처장은 “(공무원들이) 나를 나무 위에 올려놓고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장세정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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