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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40대, 화상 입은 어린이 …‘생명의 손길’ 있어 새 삶

김영준(46·왼쪽)씨가 장남 항섭(18·오른쪽)군의 기타 연주를 들으며 웃음을 짓고 있다. 김씨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생명의 손길’에서 수술비를 지원받아 아들의 간을 성공적으로 이식받을 수 있었다. 김씨는 수술 후 10kg 이상 살이 오르고 혈색도 좋아진 상태다. [오종택 기자]

김영준(46)씨는 가족을 위해 자동차 영업부터 보험 영업, 세탁공장 다리미질까지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하지만 B형 간염 보균자였던 김씨는 2006년 간경화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가을 간암 진단을 받았다.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독한 상태. 큰아들 항섭(18)군이 김씨에게 간 이식을 하겠다고 나섰다. 생계를 꾸리기도 벅찬 상황에서 수천만원대 수술비를 마련할 길은 막막하기만 했다. 승용차 한 대가 있다는 이유로 정부의 의료급여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

 그때 담당 사회복지사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 중인 ‘생명의 손길’ 지원 신청을 권했다. 김씨는 2주 만에 지원 결정 통보와 함께 2000만원을 지원받아 간 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김씨는 “가족들 때문에 삶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고 ‘생명의 손길’ 덕에 제2의 삶을 얻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2월 자살한 송파 세 모녀는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의료 사각지대에 갇혀 있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세 모녀 3법’이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지만 한계는 여전하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등 대책도 2016년에야 그 틀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해 말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사업인 ‘생명의 손길’을 시작한 건 이런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다. 소득·재산·부양자 등 선정 기준 때문에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대상이다. 암·중증화상·희귀난치성질환 등을 앓는 최저생계비 200% 이내 저소득층에 우선 지원된다.


 4살 아현이도 ‘생명의 손길’ 덕에 잃었던 웃음을 되찾았다. 보일러를 마음껏 돌리지 못하는 아현이네는 난로에 물을 데워 썼다. 지난 2월 아파트 청소 일을 마치고 온 엄마 이은정(42)씨는 여느 때처럼 난로 위에 물을 올렸다. 잠시 후 아현이가 난로를 건드리면서 펄펄 끓던 물이 아이의 몸 위로 쏟아졌다.

 이씨는 아현이를 안고 무작정 병원으로 뛰었다. 온몸에 입은 2도 화상으로 큰 수술을 받았다. 수술비만 700만원. 화상 치료에 추가로 들어갈 비용은 3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아버지가 일용직으로 밤낮없이 일하고 있지만 아현이 오빠·언니 건사하기도 힘들다. 이들에게 수천만원의 치료비는 말 그대로 ‘재난’이었다. 병원에서 ‘생명의 손길’을 소개해주지 않았다면 아현이 가족은 지금도 절망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해 혈액암 판정 후 폐 수술을 받았던 엄모(36·건축 설계)씨 역시 아내가 세 자녀를 데리고 처가에 들어가고, 집을 팔아 치료비에 보탰지만 역부족이었다. 80대 노부모가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정부 지원을 받지 못했다. ‘생명의 손길’을 통해 2000만원을 지원받은 엄씨는 요즘 재활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지난해 말부터 올해 11월까지 총 9497명이 ‘생명의 손길’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지원 금액은 280억2299만원에 이른다. 김주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은 “제도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민간사회복지 지원책으로서 역할을 다했으면 한다”며 “수혜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선정기준을 더 완화하고 규모를 늘려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이서준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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