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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임대아파트 주민, 전주시가 지켰다

지난 22일 서서학동 효성임대아파트를 찾은 김승수(왼쪽 둘째) 전주시장이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전주시]
“8년간 살아온 보금자리에서 쫓겨나면 추운 겨울에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는데, 이제 그런 걱정이 사라져 정말 행복해요. 따뜻한 공동체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어요.”



3개 마을 255가구 경매 위기
시 공무원 국토부 찾아 호소
LH 매입, 공공임대 전환 결정
서승환 장관 “타지역에 전파”

 전북 전주시 서서학동 효성흑석마을 이무석(72)씨는 “그동안 잠을 설칠 정도로 불안감에 떨던 주민들이 웃음을 되찾았다” 며 활짝 웃었다. 이씨가 사는 아파트 주민들은 몇달 전만 해도 아파트의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처해 있었다. 하지만 전주시와 정부·정치권 등이 손을 잡고 함께 뛴 결과 해법을 찾았다.



 국토교통부가 효성흑석마을 아파트를 ‘부도 임대주택’으로 지정·고시한 뒤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사들여 국민임대주택으로 전환해 주민들에게 다시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덕분에 주민들은 보증금을 고스란히 지킬 수 있게 됐다. 부도 난 민간 임대아파트가 국민임대로 전환한 것은 전국 첫 사례다.



 자칫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서 구제된 입주자는 서서학동 흑석마을과 중화산동 효성 신촌마을(147가구), 우아동 우아효성(99가구) 등 총 255가구. 이들 아파트는 1998~99년 지방 주택건설사업자인 ㈜효성건설이 지은 것으로 가구당 면적이 33㎡(10평)인 서민주택이다. 입주자는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자나 독거노인 등으로 2500만~3000만원의 보증금을 내고 살고 있다.



 이들 아파트는 올 4월 임대사업자가 은행에서 빌린 국민주택기금 49억원을 1년간 납부하지 못해 경매 절차에 돌입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경매가 진행되면 임대차보호법상 보증한도(2000만원) 이상의 보증금은 한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딱한 처지였다.



 주민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게 된 전주시가 발벗고 나섰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임대아파트의 서민들은 보증금을 떼이는 게 사실상 전 재산을 날리는 것”이라며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전주시청은 우선 국민은행 측에 경매 진행 보류를 요청했다. 또 대책반을 꾸려 해당 아파트에 상주하면서 주민들을 안심시키는 한편 국토부와 전문가 등에게 자문해 공공주택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이 올 7월부터 시행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법은 ‘국가는 부도난 임대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세부적 지침 등이 없는 상태라며 법 적용을 머뭇거렸다.



 이에 전주시청 공무원들은 국토부 직접 방문하고 전화로 상의하는 등 수십차례에 걸쳐 끊질긴 설득 작전을 펼쳤다. 정치권과도 공조했다. 이곳에 지역구를 둔 새정치민주연합 김윤덕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아파트 주민들의 사연이 담긴 동영상을 틀며 “지자체와 정부가 협력해 공공임대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같은 지자체의 노력과 열정은 결국 통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해당 주택을 부도 임대주택으로 지정·고시하고 LH를 통해 이를 매입한 뒤 재공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주시는 아파트 시설 보수 비용을 분담키로 했다. 이에 따라 현 거주자들은 재임대 계약으로 3년간 다시 거주할 수 있는 길이 트였다.



 며칠 전 전주를 찾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도 임대주택을 정부가 조속히 매입해 입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겠다”며 “이번 문제 해결은 전주가 이룬 모범적인 사례로 다른 지역에도 전파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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