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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앙상블, 아저씨 밴드 … 나도 이젠 ‘스타’

부천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아마추어 챔버 오케스트라인 ‘예폼앙상블’ 회원들이 27일 오정예술마당 연습실에서 연주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 부천시]

27일 오전 10시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청 인근의 오정예술마당 2층 연습실. 문 틈으로 유명 팝그룹 백스트리트 보이즈의 ‘I want it that way’가 기타 선율을 따라 흘러나왔다. 아마추어 기타 동아리인 ‘낮은 음자리’의 연습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낮은 음자리는 부천에 사는 30~40대 주부 12명으로 구성됐다. 1999년 오정구 문화센터에서 함께 기타를 배우던 주부들이 친목 삼아 결성한 뒤 16년째 화음을 맞추고 있다.

 아마추어 주부들이라고 실력을 얕봤다간 큰 코 다치기 쉽다. 부천은 물론 서울·강원 등 다른 시·도 축제 때 섭외 0순위로 꼽힐 정도로 인기가 높다. 문화센터나 인근 초·중·고교에서 종종 강사로 초청받기도 한다. 회장 김미자(49·여)씨는 “추가 회원을 뽑기 위한 오디션 때 웬만한 프로 못지않은 주부 실력자들이 대거 몰려 우리도 깜짝 놀랐을 정도”라고 말했다.

 1층 연습실에선 챔버 오케스트라인 ‘예폼앙상블’이 연주에 몰두하고 있다. 2006년 부천 지역의 피아노학원 원장 28명이 모여 만든 동아리다. 하지만 이들이 연주하는 악기는 피아노가 아닌 바이올린·첼로·플루트 등 현악기와 관악기. 회원 이옥(49·여)씨는 “피아노 연구회 모임으로 시작했는데 ‘피아노 대신 다른 악기로 연주회를 열어 보자’는 아이디어가 동아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예폼앙상블은 그동안 15차례나 정기 연주회를 열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30~40대 주부들로 구성된 기타 동아리 ‘낮은 음자리’ 회원의 연습 모습.
 부천에 가면 이처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아마추어 동아리들의 공연을 곳곳에서 접할 수 있다. 이들 중에는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각종 무대에서 초청공연을 펼치며 ‘우리동네 스타’로 떠오른 동아리도 적잖다. 현재 부천 지역에서 활동하는 성인 아마추어 동아리는 350여 개. 인디밴드나 기타·오케스트라 등 음악 동아리부터 댄스·연극·마술·만화·미술 등 분야도 다양하다.

 여기엔 부천시의 지원도 한몫했다. 2011년부터 추진 중인 ‘아트밸리 사업’이 대표적이다. 시민들의 마음껏 문화예술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연습실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적극 지원에 나선 것이다. 처음엔 학교의 빈 교실을 리모델링했다가 호응이 높자 지하철 공사현장 사무실과 주민센터를 비롯한 시 소유의 빈 건물 등 시내 곳곳에 21개의 전용 연습실을 확보했다. 동아리들은 사전에 예약만 하면 연습실을 하루 4시간씩 매주 두 차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사회인 밴드 동아리 ‘씨밀레’의 김덕회(46) 회장은 “음악 동아리는 방음벽이 설치된 유료 연습실을 임대하지 않는 한 제대로 된 연습을 하기 힘들다”며 “하지만 전용 연습실이 확보되면서 마음 놓고 연습할 수 있게 됐고 덕분에 실력도 쑥쑥 늘었다”고 반겼다.

 부천시는 한발 더 나아가 동아리들이 공연할 수 있는 무대도 마련했다. 우선 시민공원 등에 조성된 공연장을 동아리 회원들에게 개방했다. 회원들은 이곳에서 두 달마다 작품 발표를 겸한 거리공연을 펼친다. 매년 10월엔 동아리들이 한 데 모여 시민 페스티벌도 열고 있다.

 시민들의 호응도 높다. 부천에서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부천필하모닉 등 다양한 문화 관련 단체들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와 부천국제문화축제 등 국제적 문화행사도 종종 열린다. 올해 판타스틱영화제는 47만 명이, 만화축제는 12만 명이 관람했다. 문화 여건도 좋고 시민들의 참여율도 높다 보니 자연스레 문화 동아리도 활성화됐다는 분석이다.

 비보이 세계 랭킹 1위인 ‘진조크루’도 이 같은 지원 프로그램에 반해 최근 연습실을 서울에서 부천으로 옮겼다. 영국의 ‘UK 비보이 챔피언십’ 등 세계 5대 비보이 대회를 모두 석권한 유명 비보이 팀이다. 리더 김헌준(30)씨는 “똑같은 공연을 해도 유독 부천에서 관객들 호응이 높다”며 “시의 전폭적인 지원이 마음에 들어 이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용길 부천시 예술진흥팀장은 “최근엔 동아리 회원들이 재능기부를 위해 학교와 문화센터도 자주 찾고 있다”며 “전문 강사를 소개하는 등 보다 다양한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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