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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쇠사슬 채우고 개집에 감금하고 …





인권위, 복지원 2곳 시설 폐쇄 권고
학대·폭행 등 혐의 검찰에 고발
신안군청은 적발하고도 방치 의혹
원장 “개집에 감금한 적 없다” 주장





지난해 여름 전남 신안군의 한 섬에 위치한 H복지원 직원 C씨는 퇴근길에 믿기 힘든 광경을 목격했다. 당시 열두 살이었던 시설 거주 행동장애 아동 A군이 발목에 쇠고랑이 채워진 채 방에 감금돼 있었다. 쇠고랑에는 2m 길이의 쇠사슬이 달려 있었다. C씨는 다음날 복지원 K원장(62)에게 쇠고랑을 풀어주라고 요구했으나 “물건을 훔쳐 훈육이 필요하다”는 답만 들었다.



 A군은 이후에도 20여 차례 쇠사슬로 결박당한 채 밤을 보내야 했다. K원장에게 울면서 애원하고 손으로 유리창을 깨며 “도와달라”고 외쳐도 봤지만 소용없었다고 한다. 이후 A군은 이상증세를 보였다. 학교 선생님이 큰 소리로 이름만 불러도 “제발 때리지 마세요! 쇠사슬 싫어요!”라며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지난 6월 A군은 복지원에서 정신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밤에 오줌을 자주 눈다는 이유로 지난해에는 B군(당시 10세, 지적장애 2급) 등 장애 아동 4명이 각각 수차례씩 복지원 마당 앞 개집에 갇혔다고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6일 “지난 7월 진정이 들어온 세 곳의 사회복지시설을 조사한 결과 H복지원과 인근 정신장애인 수용시설인 J사회복귀시설 등 두 곳에서 심각한 인권침해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 시설에 거주해 온 장애인 36명 중엔 A군 등 10대 아동 5명도 있었다. 인권위는 이날 “J복귀시설 시설장을 겸임하고 있는 K원장을 아동학대, 장애인 폭행, 보조금 유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관할 감독기관에 시설 폐쇄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K원장은 지난 수년 동안 복지원 직원 9명이 전부 퇴근한 저녁 시간에 장애인들을 개집에 개와 함께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로 싸우거나 말썽을 부리고 자꾸 밖으로 나간다는 이유였다. K원장은 말을 듣지 않는 장애인들의 발바닥을 60㎝짜리 대나무 막대기로 때리기도 했다.



 K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장애인들을 개집에 감금한 적이 없다”며 “B군과 같은 방을 쓰는 40대 지적장애인이 ‘오줌은 개집에 가서 눠라’고 혼낸 게 와전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여성 지적장애인들을 성희롱하는 아이들을 훈육 차원에서 대나무 막대기로 발바닥을 때린 적은 있다”고 해명했다.



 조사 결과 장애인들은 재활교육은커녕 강제노역에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위는 “K원장이 2011년부터 자기 소유의 3300㎡ 넓이의 밭에서 장애인 3명에게 마늘·콩 등을 기르는 일을 시키고도 임금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사를 맡았던 육성철 조사관은 “장애수당 등으로 군청에서 지급된 보조금 2억3200만원 중 일부는 종교 서적 구입 등 장애인 복지와는 무관한 데 쓰였다”고 말했다. 또 K원장은 원칙상 분리해서 관리해야 할 지적장애인 28명과 정신장애인 8명을 복지원에 한데 모아 거주하게 했다. J복귀시설에 아내를 관리인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전남 신안군청이 인권침해 사실을 알고도 방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인권위는 “소위 ‘도가니 사태’로 불리는 광주광역시 인화원 사건 이후 시설 점검 과정에서 H복지원 등의 인권침해 사실이 일부 드러났다”며 “하지만 담당 공무원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담당 공무원의 징계를 신안군수에게 권고했다.



 한편 K원장은 지난 7월부터 ‘염전노예’ 사건 피해자 3명의 공공후견인으로 활동했다. 인권위는 보건복지부와 전라남도에 공공후견인 활동을 점검하고 시정할 것을 권고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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