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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한화 자율 빅딜 … 선택과 집중은 시대의 흐름

삼성그룹이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분야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번 사업 재편은 매각대금이 1조9000억원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라는 점, 정부나 금융기관의 압박이 아닌 두 그룹의 자율적인 판단이란 점, 그리고 그룹 내부에서 사업부를 뗐다 붙였다 하던 소극적 구조조정에서 벗어나 과감히 외부로 매각한 점 등에서 돋보인다. 한국 산업사에 남을 만한 일이다.



 이번에 매각하는 계열사들은 비주력 사업이었다. 삼성은 주력인 전기전자 부문이 세계 시장에서 협공당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경쟁 상대가 애플 등 세계 초일류기업들인 만큼 ‘글로벌 1위’를 기대하기 어려운 분야에선 손을 떼는 등 그룹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화학과 방산이 주력인 한화로서는 규모의 경제 확보가 중요하다. 한화는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방산 부문 매출이 2조6000억원으로 국내 1위에 오른다. 화학 부문도 정유에서 석유화학까지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한화가 이번 빅딜을 통해 1982년 한양화학(현 한화케미칼) 인수,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에 이어 다시 한번 성공적인 M&A의 DNA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세계를 돌아보면 빛의 속도로 M&A가 진행 중이다. 미국 구글은 최근 3년간 126건의 M&A를 단행했다. 따라잡기 힘든 기술장벽이 존재하거나 충성도가 높은 사용자가 많은 기업, 매출액은 미미하지만 엔지니어와 팀원이 똑똑하고 우수한 인재들이면 과감하게 거액을 쏟아부어 인수합병하는 게 대세다. 반대로 기존의 주력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흔하다. 미국 IBM은 PC사업을 중국 레노버에 넘겼고, 구글은 휴대전화 제조를 위해 인수했던 모토로라를 레노버에 매각했다. GE도 프랑스 알스톰의 발전설비를 인수하면서 100년 전통의 가전사업부를 내놓았다.



 선진국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고, 기존 주력 사업을 넘겨받은 중국 기업들은 전 세계 범용제품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는 윈-윈 게임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한 번 벌여 놓은 사업은 좀체 접지 못했다. 하지만 더 이상 ‘수평적 계열화’나 ‘선단식 경영’ ‘문어발 확장’은 지속불가능하다. ‘대마불사론’도 사라진 지 오래다. 핵심 사업에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미래의 성장동력까지 발굴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한국 경제도 정부가 재정을 확대하고 돈만 푼다고 되살아나지 않는다. 산업의 체질 개선과 구조조정 없이는 제2의 도약을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지금 전 세계의 키워드도 핵심 위주의 사업 재편, 이른바 핵심 역량 강화다. 또한 M&A가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이번 삼성·한화의 자율 빅딜이 국내 기업들의 과감한 사업 재편에 촉매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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