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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좋은 대학이 똑똑한 학생 고르는 법

‘넛지(Nudge) 효과를 활용해 에스컬레이터 사용자를 계단으로 유인할 방안을 제시하라’. 올해 고려대 수시모집 면접 문제 중 하나였다. 넛지를 설명하는 제시문이 제공되기는 했지만 수년 전 한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넛지』라는 책을 읽었거나 스웨덴에 피아노 건반처럼 만들어진 계단이 존재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 지원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질문이었다. 이 학교의 문제 중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한다는 점을 사례를 들어 설명하라는 것도 있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한 많은 수험생들이 ‘멘붕’을 경험했다.



 영국의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는 까다로운 면접으로 악명 높다. 명문고 최우등생도 종종 이 과정에서 탈락해 논란을 빚곤 한다. 두 대학은 고교 2학년 때 치른 전국적 시험(약칭 ‘AS’) 성적을 토대로 6배수 안팎의 학생을 뽑은 뒤 인터뷰로 합격자를 가린다. 영국인이 쓴 『이것은 질문입니까』라는 책에 실린 두 학교 면접 문항의 예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옥스퍼드 수학과), ‘세상에는 사람이 너무 많지 않은가?’(옥스퍼드 인간과학부), ‘탐욕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케임브리지 토지경제학과), ‘화성인을 만나면 인간의 생물적 특성을 무엇이라고 설명할 것인가?’(케임브리지 의대)



 초등학생도 다 아는 단어로 돼 있다. 미리 정해진 답이 있지도 않다. 각자 능력을 총동원해 ‘창조적’ 답변을 내놓고, 면접관은 이를 통해 지식·사고력·창의력 수준을 판단한다. 대답이 신선하면서도 나름의 합리적 근거가 있어야 좋은 점수를 받는다. 옥스퍼드대는 의대 지원자에게 ‘익사(溺死)하는 이유를 설명하라’는 문제를 낸 적이 있다. 호흡 기능을 과학적으로 잘 설명할수록 좋은 점수를 얻었지만, 어류·양서류와 달리 포유류는 익사하는 까닭을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얘기한 학생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서울대 수시 면접·구술 시험에는 고난도의 수학 지필고사가 포함돼 있다. 문과계열 지원자도 피할 수 없다. 학생부 성적을 믿을 수 없으니 ‘똑똑한 학생’을 직접 골라내겠다며 만든 제도다. 원하는 학생이 참으로 다르다. ‘우리는 뉴턴을 잘 아는 학생이 아니라 뉴턴처럼 생각할 학생을 원한다’. 케임브리지대 웹사이트에서 본 글귀다. 그리고 90대 0, 케임브리지대와 서울대의 노벨상 수상자 배출 성적표다. 



  이상언 중앙SUNDAY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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