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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효모와 국산 팥 고집 … '거북이빵' 굽기 17년째

뚜쥬르를 대표하는 봉서산 마카롱, 거북이빵, 시바앙 호두봉 빵들




천안 베이커리 명가 ‘뚜쥬루’

천안 지역에 매일 아침 7시가 되면 쌀쌀한 날씨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는 빵집이 있다. 본점이 있는 성정동은 물론 불당동(거북이점)과 구룡동(빵돌가마점)을 운영하며 지역 대표 향토기업으로 성장한 명품과자점 뚜쥬루, 대전의 성심당, 군산의 이성당 등 전통 베이커리 명가들과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천안에 오면 한 번쯤 들르는 소문난 맛집이 된 뚜쥬루 윤석호(60) 대표의 성공 비밀을 알아본다.



글=신영현 객원기자 young0828@hanmail.net

사진=채원상 기자



아름답게 꾸며진 실내.
매일 아침 7시부터 빵 사려고 장사진



‘느리게 더 느리게’ 빵을 만드는 곳이 있다. 저비용·고효율을 지향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들에 맞서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자연효모와 직접 끓이는 국산 팥만을 사용해 고비용·저효율을 지향하는 뚜쥬루과자점(이하 뚜쥬루). 여기에는 자연효모를 14시간이나 발효해 느리게 만든다는 뚜쥬루의 인기 제품인 ‘거북이빵’이 있다. 윤석호 대표의 빵에 대한 애정과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집념이 담겨 있다.



 1998년, 천안시 성정동에 아름다운 외관을 갖춘 동네 빵집이 문을 열었다. 빵을 파는 매장은 물론 제빵실과 2층에 넓고 안락한 카페를 갖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IMF 직후 찾아온 불경기에 과연 시내 한복판도 아닌 외곽에서 큰 빵집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낳았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언제부턴가 빵집 앞에 서 있는 긴 줄이 출근길에 나서던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기 시작했다. 이후 빵 맛이 점차 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렇게 성정동 본점을 시작으로 천안에 자리잡은 뚜쥬루는 2008년 불당동(거북이점)과 지난해 새로 오픈한 구룡동(빵돌가마점)까지 모두 3개의 매장이 문을 열었다.



 여기에는 최고의 품질만을 생산하겠다는 윤 대표의 철학이 담겨 있다. 그는 서울 용답동에 처음 뚜쥬루를 오픈했다. 최고의 품질과 빵 맛으로 주변 빵집을 제압하며 탄탄히 자리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뚜쥬루의 명성이 알려지며 매출이 상승곡선을 그리자 당시 건물주가 임대료를 크게 올린 데다 대기업 계열의 프랜차이즈가 들어오게 되면서 가게를 정리해야만 했다. 그는 천안으로 내려와 성정동에 직접 디자인한 건물을 지었다. 향토기업 뚜쥬루의 시발점이다. 15년 동안 잇따라 오픈한 불당점과 구룡점이 하루 매출 1000만원을 넘어서며 이제는 동네 빵집이 아닌 지방 베이커리 중 전체 매출 순위 5위 안에 이름을 올리는 향토기업으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봉서산 자락에 위치한 뚜쥬르 불당점 전경.
 “뚜쥬루 제품은 무조건 최고가 돼야 한다는 저의 진심이 통했다고나 할까요. 서울에서 빵집을 열 때부터 돈을 벌기 위해 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힘들고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고객을 위해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만들자고 했던 약속을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습니다. 일반 기업이나 프랜차이즈가 추구하는 효율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런 노력이 이해 안 될지도 모릅니다.”



 윤 대표는 지난해 국내에서 최초로 일본의 기술진을 초청해 돌가마에서 최적의 온도로 빵을 구워내는 시스템을 갖춘 구룡점을 오픈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인건비나 발효시간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인공 발효제나 완제품 팥, 마늘 같은 부재료 대신 오랜 시간이 걸려야만 발효되는 천연발효제를 넣고 돌가마에서 빵을 굽고, 국산 팥, 통마늘 같은 재료들을 직원들이 일일이 다듬고 끓이며 준비하는 정성이 고객들에게 그대로 전해진다고 믿습니다.”



 대형 백화점의 입점 요청과 타 지역의 프랜차이즈 개설 문의가 잇따랐지만 이를 거절한 것도 이런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다. 본점 개점부터 뜻을 모아온 10여 명의 직원이 지금까지 모두 남아 3개 매장을 책임지는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데에는 인성을 최우선으로 강조해 온 윤 대표의 투명경영과 뚜쥬루는 천안에만 존재한다는 약속이 한몫했다.



평일 하루 1000개, 주말 1500개 한정 판매



뚜쥬루 3개 매장에는 팀웍이 만들어낸 독특한 자랑거리가 있다. 3개 매장 가운데 불당점 창립멤버인 곽태정(32) 실장이 천연 효모를 이용해 만든 ‘거북이빵’이다. 이 빵은 최근 고객들의 수요를 맞출 수 없을 만큼 제빵 공간이 부족할 정도다. 결국 올가을 2층 카페 공간을 축소해 오픈형 제빵 공간으로 바꿨다.



이와 함께 윤 대표의 아이디어로 새롭게 출시한 ‘봉서산 마카롱’과 제품 생산 후 무조건 13시간만 판매하는 생크림으로 만든 ‘써틴 롤’도 인기 제품이다. 지난해 10월 구룡동에 오픈한 빵돌가마점은 돌가마를 이용해 국산팥을 넣어 제품의 안과 밖을 모두 촉촉하게 구어낸 ‘돌가마 만쥬’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제품 특성상 평일 1000개, 주말 1500개만 한정 판매하는 제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서거나 단체예약 주문으로 품절될 정도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지역의 작은 동네 빵집에서 3개 지점에 170명이 일하며 천안을 대표하는 연 매출 100억원대의 든든한 향토기업으로 성장한 뚜쥬루. ‘언제나’를 뜻하는 ‘뚜쥬루’라는 뜻처럼 언제나 고객 만족을 위해 최고의 제품을 고집하며 묵묵히 자신들의 길을 걸어가는 ‘느림’의 미학이 빚어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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