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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북한은 또 핵실험을 강행할 것인가

[일러스트=강일구]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나는 수차례 본 칼럼에서 북한의 핵실험이 ‘언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과연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분석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도발이 외교적·정치적 수단이라고 이해한다.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하고, 주목을 받고, 또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걸음 물러서서 북한의 도발을 분석해 보면 확실해지는 게 있다. 평양의 의도는 동북아 지역에 공포심을 심는 것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을 핵미사일로 강타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평양에 핵개발 프로그램은 외교나 정치의 수단이 아니라 최우선 순위의 과제다. 외교적·정치적 고려가 실험의 시기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 날씨나 기술적 문제가 실험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말이다.

핵은 北의 외교 수단 아니라
계획대로 추진하는 최종 목표
실험과 무관하게 한·미 양국은
지금 다음 단계에 대비해야



 나는 이 점을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헌법에 명시하기 전부터 주장했다. 2003년 10월 백악관을 방문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제네바에서 돌아온 강석주가 그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상세히 증언했다. 북한은 ‘새로운 핵억지력’, 즉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이 완료돼 미국에 대항할 준비가 될 때까지 제네바 합의 이행을 질질 끈다는 내용이었다. 이 말을 들은 나는 우리 연구소 전문가들에게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드는 시간을 단계별로 추산하라고 했다. 정치적인 요소는 빼고 순수 기술적인 요인만 따져서 말이다. 10여 년 전 만든 이 예상 시간표는 그 이후 벌어진 북한의 여러 핵실험 시점과 들어맞았다. 북한이 2012년 핵보유국 지위를 헌법에 명시하자 나는 평양의 의도에 대한 모든 의구심이 사라졌다. 채찍이건 당근이건 평양의 진로를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우리는 다시금 “과연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까”라는 질문을 통해 평양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주 북한의 국영매체는 북한의 끔찍한 인권유린을 단죄한 18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북한인권결의 채택에 대해 “파멸적 결과”를 경고하는 국방위원회 성명을 보도했다. 북한이 유엔 인권위원회로 보낸 특사는 “유엔이 북한을 단죄한다면 북한이 핵실험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23일 국방위원회는 “초강경 대응”을 언급했다. 일부 분석가는 이러한 일련의 북한 반응을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23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핵실험을 포기할 수도 있다.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을 평양이 미국에 대항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을 상쇄하는 새로운 카드로 쓸 가능성 때문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다음주에 하건 다음달에 하건 북한의 핵실험이 한·미 양국의 전략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러시아·일본·한국에 손짓하고 있다. 하지만 평양은 핵보유국 지위와 향후 핵실험 권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에 반응하는 수동적 외교 전략 때문에 우리는 평양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북한은 다음 단계 핵실험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외교전에 잠시 발을 담그기도 하고 미국의 ‘적대적인 정책’을 비난하기도 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북한이 핵 능력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유엔을 통해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가 이내 관심이 사라지면 ‘일상’으로 돌아간다. 우리가 이런 식의 게임을 되풀이하는 가운데 북한은 한·미 동맹과 동북아 지역 안정에 더 큰 위협으로 도약하고 있다.



 늦건 이르건 북한이 결국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는 게 거의 확실하다. 따라서 생각이 같은 나라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 군사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물품의 운반에 대한 금지 조치를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북한과 중국에 우리 의사를 확실하게 전달해야 한다. 또한 핵실험 이후에 금수 조치를 명문화할 새로운 안보리 결의를 준비해야 한다. 베이징에 미국·한국과 기타 국가들의 의지를 전달해야 한다. 북한의 전술적인 외교나 도발과는 ‘무관하게’ 우리들이 북한의 위협에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중국이 깨달을 것이다. 중국이 우리를 돕건 돕지 않건 우리가 북한의 위협을 저지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하려면 물론 워싱턴이 보다 큰 노력을 해야 한다. 첩보를 강화해야 하고 워싱턴의 리더십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미·중 관계에 새로운 긴장을 조성할 수도 있다. 미국의 압력에 중국이 반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라크·에볼라·이란 문제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대응을 살펴보면 목소리가 컸다. 미약한 행동은 ‘전략적 인내’라는 표현으로 포장됐다. 서울 또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자체를 저지하기 위해 보다 주도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한·미 동맹은 오늘날 매우 강력하다. 양국 정부의 노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북한에 대해 양국 정부 모두 별로 한 게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속 10㎞로 운전할 때는 긴밀히 협력하는 게 쉽다. 양국 정부는 수동적으로 핵실험을 기다리지 말아야 한다. 북한의 다음 도발을 계기로 삼아 주도권을 확보하고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을 저지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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